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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문 Nov 06. 2023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는 넷플릭스에서 최근 공개된 전기영화이자 스포츠 드라마이다. 마라톤 수영선수인 다이애나 나이애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그녀가 평생토록 꿈꾸는 바다 수영은 쿠바에서 플로리다 키웨스트까지 165km를 종단하는 것이다. 비록 28세에 도전해서 패배했지만 그녀의 뇌리에는 늘 그 생각뿐이었다.


"다이아몬드는 고난을 견딘 석탄일뿐이다."


최소 60시간의 수영을 견뎌야 하는데 체중은 대략 9kg이 빠지고 중간에 전해질 음료와 단백질 섭취를 해야 한다. 또한 독성 있는 해파리떼와 상어의 위협을 감수해야 한다. 옆에서 리딩 쉽이 해류를 예측하여 안내하는 팀 나이애드가 돕지만 결국 시커먼 바닷속을 스트로킹하는 건 다이애나 자신이다. 자신과의 싸움. 나를 이기는 것. 나의 어두운 과거와 고통에 수없이 직면하는 것. 나를 넘어서는 것.


"내 인생의 사명은 예측 불가능한 것들과의 싸움이었어요."라고 담담히 말하는 다이애나(아네트 베닝)는 어릴 적 코치로부터 당한 성폭행의 기억에 평생을 몸서리친다. 마라톤 수영중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정신착란과 환각 속에 그녀는 그 영혼의 감옥을 매번 경험한다.


키웨스트를 향한 61세의 도전, 네 번의 실패. 과연 거기서도 도전할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녀의 옆에는 최애 친구이자 동반자인 보니(조디 포스터)가 있었다.


우정이라는 건 다른 게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짜증 내는 친구를 달래주다가 지쳐 같이 싸우고 헤어지고 또다시 화해하는 것의 반복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참된 우정은 꽃길이 아니라 가시밭길이라는 것도 알려준다.


연기력이라면 지구상에서도 손꼽히는 아네트 베닝과 조디 포스터의 연기대결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연기를 넘어 경이로운 체험을 한 듯 보이는 아네트 베닝은 내년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예약했다.



나이애드는 그리스어로 물의 요정이라는 뜻. 64세에 다섯 번째 파도에서 그녀는 진정한 물의 요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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