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주의!
<흑백요리사2>의 마지막화를 남기고 공개된 어제(1월 6일)의 에피소드는 ‘ㅎ’으로 시작하는 사람이 최종전에 올라가는 것을 발표하며 끝났다. 숨 죽이며 지켜본 마지막 장면에서 백종원은 분명 깊은 숨의 입술을 덜썩였다(이건 분명 의도된 떡밥이다!). ‘후’덕죽 아니면 ‘흑’수저 요리괴물이다.
누가 올라가도 아쉬울 것 없는 최강의 서사다. 후덕죽은 어떤 도전 과제가 와도 대응할 수 있는 최고 경지의 연륜을 보여주었다. 흑수저 요리괴물은 괴물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게 자비없는 공격력을 시전했다. 결국 ㅊ 셰프과 ㅎ 셰프의 대결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었다.
사실은 이번주 <흑백요리사2>는 누가 최종전에 올라가는가보다 더 인상깊은 장면들이 눈에 띄었다. 7명으로 시작한 요리천국과 요리지옥에서 셰프들은 혼신의 힘을 짜내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몸이 어느 때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셰프의 몸은 하나같이 만신창이였다.
캡짱 최강록은 이제 겨우(?) 47세인데, 그의 몸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뻣뻣하다. 요리 재료를 가지러 가는 그의 발걸음은 늦가을 추수를 끝낸 늙은 농부 같다. 최강록만 그런게 아니다. 대부분의 셰프들은 발걸음이 불편해 보인다. 배가 나왔거나, 눈이 충혈되었거나, 피부가 붉고 거칠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어깨가 무너져 있다.
요리를 하면서 들이킨 미세먼지와 몇 평 되지 않은 공간에서 최소화된 움직임 때문이리라. 허리 굽혀 하는 노동이 누적시킨 삭신의 피로를 기늠키 어렵다. 주방의 열기를 온몸으로 맞지 않는가? 맛을 보면서 채워진 영양과잉도 원인일 것이다. 문득 셰프의 몸 속 활성산소가 궁금해졌다. 예전부터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는데 이번에 확실히 그들의 몸이 눈에 들어 왔다.
그에 비하면, 후덕죽은 완전히 다른 경지다. 1949년생으로 알려진 그의 나이는 지금 76세다. 최강록보다 정확히 한 세대 위다. 그럼에도 그 어떤 셰프보다 꼿꼿하다. 몇 시간에 걸친 요리 레이스에서 셰프의 상상력과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그 최고봉을 보여주었다. 남다른 체력이 뒷받침되어서겠지만, 그가 거기까지 가게된 안팎의 내공이 몸에 배어 있어서일 것이다. 내 마음 속 우승자는 이미 '후 사부님'이시다.
살아보니 자연계의 인간은 50대에 들면서 너나없이 근육 손실의 직격탄을 맞는 것 같다. 거기에 누구는 눈이, 누구는 무릎, 허리, 어깨가 무너진다. 그에 비춰 볼 때, 셰프들은 피할 수 없는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인해 훨씬 빨리 노화되는 듯 하다. 앉아서 요리하는 사람은 없다. 직업적 천형이라 말할지, 노동의 본연이라 말할지 모르겠다.
자기 분야에 최고가 되는 과정이 빚어낸 몸에 깊은 연민과 존경의 마음이 인다. 구부려진 몸은 구부려진대로, 꼿꼿한 몸은 그 몸대로, 도전을 받아낸 그들의 몸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흑백요리사2>의 또 다른 정동이다.
2026. 1. 7
JS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