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했던 서태지를 닮은 아들
찬현이가 중학생이 됐을 때 안경 쓴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저 녀석! 가수 서태지를 닮았어'
나는 중학생 때부터 서태지 팬이었다.
그가 은퇴한다고 했을 땐 하늘이 없어지는 줄 알았을 정도로.
그만큼 오래된 골수팬으로 난 그의 음악을 좋아했고 그의 도전정신을 지지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덜한 팬심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묵은 팬이라 말하고 싶다.
그런데 찬현이가 크면 클수록 서태지의 모습을 생각나게 했다.
물론 보고 싶은 면만 보는 엄마의 마음이 크게 작용했을 테지만 아주 조금 비슷했다.
그래서
입 밖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속에만 담고 있던 나만의 생각이었다.
무대에 올라 노래하는 아들의 모습을 본 또래 지인들에게 듣는 말이 생겼다.
"찬현이가 서태지 닮은 것 같아요."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출 때 나와 같은 나이로 보이는 사장님도 말씀해 주셨다.
"아들이 서태지 닮았어요. 우리 때 서태지가 얼마나 잘 나갔는 줄 알아요?"
"그렇죠. 저도 서태지 팬이었는데 우리 아들이 서태지 닮아서 너무 좋아요."
그러면 아들은 말한다.
"서태지가 누군데요?"
헐.
핸드폰을 열어 서태지를 보여주며 너의 턱선과 안경 쓴 모습이 닮았다고 말해준다.
본인도 사진을 보더니 크게 부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약간 비슷한 면이 있다고 인정하기까지 한다.
요즘 아이들로 치면 페이커를 떠올리는데 난 서태지 닮았다는 말이 더 좋다.
음악을 하는 것도 좋은데 모습까지 닮았다니 나는 정말 행복한 엄마다.
여러 사람들에게 서태지를 닮았다는 말을 듣고 요즘 드는 생각이 있다.
'그럼 내가 서태지를 낳았단 말인가'
이런 영광스러운 상황이.... 하며 혼자 즐거워한다.
그리고 방정스럽지만 크게 외친다.
"아티스트 아들아~~
내가 서태지를 낳은 것 같다.
영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