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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엄 Feb 29. 2024

브런치에 올린 글로 1등 먹고 똥꼬엔 꽃이 폈다.

무리하지 말자.

9일 동안 2kg을 뺀 경험담을 글로 썼다. 배부르게 먹으면서도 살이 빠진 게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 2kg 정도면 엄청난 감량을 한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고픈 노력의 결과였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올린 글은 오후 5시 30분이 되자 조회수를 알리는 문자가 오기 시작했다.      

오후에 터진 조회수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면서 5000이 되었고 8시 30분쯤엔 10000을 돌파했다. 며칠간 브런치 스토리 상위권을 유지하며 오르락내리락하더니 70000을 돌파했다는 알림을 받게 되었다. 내가 쓴 글이 브런치 스토리에서 1등을 먹었던 것이다. 너무 기뻤다.  




내 글이 브런치 인기글로 올라가는 기쁨을 느낀 건 이번이 두 번째이다. 첫 번째는 ‘친청이 불편하다’로 올랐었는데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기쁨 반, 슬픔 반이었다. 조회수보다 공감과 위로를 주는 댓글로 눈물도 많이 흘렸다. 물론 그 뒤로 쓴 ‘내 마음의 치유일기’를 통해 난 괜찮아졌다. 괜찮아진 마음은 몸의 정화를 가리켰고 정상 체중이었지만 뭔가 불편한 몸뚱이에 변화가 필요함을 느꼈다.      


조금씩 차올랐던 살을 정상으로 돌리기 위한 식단을 먹으면서 감량에 성공한 이야기가 이런 반응을 맞을 줄이야. 물론 다이어트라는 주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라는 걸 안다. 게다가 명절이 지난 다음 날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명절에 먹었던 음식으로 배를 두드리고 있을 시기였다. 명절 다음날 글을 올리기 위해 키보드를 두드렸던 지난 4일이 아깝지 않았다.     









집으로 와서도 건강식을 먹으며 브런치 스토리의 조회수를 즐겼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잠을 설쳤다. 10시 30분에 자려고 누워도 잠이 오지 않았다.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은 밖에서 뛰라고 하는 듯 흥분상태가 되어 내 잠을 방해했다. 뒤척거리며 거실에 나왔다가 들어갔다를 반복하며 새벽 5시에 눈을 떴다. 밤이나 새벽에도 울려대는 알람소리가 기분 좋았고 자꾸만 핸드폰을 들여다보았다. 들떠 있는 기분에 일찍 눈이 떠지며 책을 보았고 아령도 들어 올리며 부지런한 아침을  보냈다. 잠을 설친 것 치고는 괜찮은 날들이었다. 이틀 뒤 올린 글도 앞에 글 덕분에 조회수가 좋았고 다음에 올린 글들도 반응이 좋았다.









혈당신경식으로 식단을 바꾼지 25일이 지났다. 좋은 기분과 함께 몸의 컨디션도 최상이었다.

다이어트에 좋은 식재료를 알아가고 바꾸면서 내 아침은 달라졌다. 삶은 계란은 뒷전이 되었고 두유에 오트밀과 계란을 넣어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식이 되었다. 포슬포슬한 계란과 고소한 두유에 쌀알 같은 오트밀이 씹히면서 따뜻함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점심에는 여전히 비빔밥이다. 이제는 당당하게 비빔밥만 먹는다. 저녁에는 다양한 야채와 그릭요구르트, 으깬 병아리콩과 그래놀라, 블루베리를 먹는다. 가끔 천사채로 야채카레면을 대신하지만 그래놀라와 으깬 병아리콩, 그릭요구르트는 필수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서일까? 달달한 과자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식욕은 있는데 식탐이 없어진 것 같다. 영양가 높은 음식들로 양질의 포만감을 주니 뇌가 만족하고 있나 보다. 먹어줘도 계속 먹으라고 명령하던 뇌는 조용해졌다. 오히려 때맞춰 양질의 영영가를 넣어 주다 보니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준다. 그만큼 많이 먹고 잘 먹고 있다.      


급격한 체중변화는 없지만 잘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다이어트를 한 적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냥 편안해졌다. 가벼워진 배와 가뿐해진 몸은 나를 더  움직이게 한다. 퇴근해서도 컨디션이 좋았던 나는 30분을 더 움직였고 원래 소파에서 앉았다 일어서다를 반복하던 스쿼트도 1세트 더 늘렸다. 오히려 소파 없이 맨몸으로 스쿼트 20개씩 3세트를 했다.


브런치로 기분 좋은 날들이 이어지고 아침에 1시간씩 일찍 일어나며 운동을 하던 부지런한  시간이 이어지던 3일째 아침이었다. 매일 화장실을 가는 상쾌함을 느꼈고 문제없음을 확인했지만 약간의 치질기를 느꼈다. 가끔 가던 화장실을 매일 가게 되니 똥꼬도 놀랬나 싶었다. 하지만 크게 문제 될 게 아니라 여겼다. 그런데 하루 종일 통증이 있었던 똥꼬는 점점 심해져 갔다. 가끔씩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과 부기는 약을 필요로 했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봤다. 며칠 동안 잘 먹고 있는데 잘 자지는 못했다. 내  최상의 수면시간은 8시간이다. 하지만 요번 주엔 1시간씩 일찍 일어났으며 스쿼트도 무리하게 했다. 그것도 열심히 최선을 다하여. 특히나 스쿼트를 하면서 배에 힘을 많이 주며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다. 그것도 아주 힘차게. 가뿐해진 몸이 신기하고 힘들지 않아서 신나게 해냈었다. 그런데 아니었나 보다.


내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최선을 다한 운동을 했으니 몸에 무리가 간 것이다. 브런치 인기글로 신이 나서 뭐든 열심히 살았던 결과로 나는 똥꼬에 꽃을 피우게 되었다. 다음날부터 치질약을 먹으며 운동을 하지 않았고 8시간 수면에 신경을 썼다. 다행히 치질약을 먹은 지 3일 만에 괜찮아지며 치질수술에 대한 공포는 접을 수 있었다. 치칠은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무리하게 돌아다니면서 처음 생겼었다. 몸이 괜찮아지면 좋아졌다가 피곤하면 나타나는데 고질병이 됐나 보다. 배에 힘을 주는 행동만 하지 않으면 괜찮은아무래도 스쿼트가 문제였다. 


이 일을 겪으며 생각했다. 컨디션이 좋다고 무리해서 움직였다가는 똥꼬에 꽃이 필 수 있다는 걸. 식단은 그렇다 치더라도 살을 빼고 싶은 욕심에 무리해서 움직이는 건 나에게 맞지 않다는 걸 알았다.


브런치스토리에 인기글이 되는 것은 너무나 기쁘다. 내가 올린 글이 순위에 올라가며 조회수가 늘어난다는 문자는 신기하면서도 감사하다. 그리고 그런 글들을 많이 써내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하지만 뭐든 과하면 독이라고 운동이든 식단이든 글 쓰는 것이든 나만의 속도를 지키며 천천히 가야 함을 느꼈다. 


이제부터는 똥꼬에 꽃을 피우지 않고 내 삶에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무리하지 않고 가는 법들을 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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