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솔직하게 적어보는 심경(?)에 관한글이다.
IT 도매인에서 7년 차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일하면서 수많은 개발자, 디자이너, 그리고 기획자들과 함께 일해왔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MBTI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었다.
"PM은 J가 아니면 힘들다", "PO는 N이 없으면 비전이 없다" 같은 농담 반, 진담 반의 대화가 오가곤 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정말 PM/PO에게 안 맞는 MBTI가 있을까?
오늘은 내 경험을 바탕으로 이 질문을 깊이 있게 다뤄보려고 한다.
MBTI는 성격 유형을 16가지로 나누는 도구일 뿐이지만, 직무에서의 강점과 약점을 가늠하는 데 꽤 유용하게 쓰인다. 특히 PM(Product Manager)이나 PO(Product Owner)처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역할에서는 성격이 업무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
PM/PO는 팀과 고객 사이에서 조율하고, 갈등을 중재하며, 방향성을 설정하는 일을 한다.
따라서 문제 해결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그리고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는 역량이 필수적이다. MBTI 유형에 따라 이런 역량을 갖추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MBTI는 PM/PO를 하면 안 된다"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특정 MBTI 유형이 PM/PO에 절대적으로 안 맞는다고 단언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특정 유형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I(내향형) PM/PO는 어려울까?
"PM은 E(외향형)여야 한다"는 말이 있다. 팀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하고, 고객과 협상하며, 경영진과도 지속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아야 하니 외향형이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I(내향형)이라고 해서 PM이 될 수 없는 건 아니다.
내향적인 PM은 깊이 있는 분석과 논리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 다만, 즉흥적인 대응보다는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피드백이나 충돌을 처리하는 것이 부담될 수 있으므로, 자신의 방식대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워야 한다.
P(즉흥형) PM/PO는 힘들까?
PM 업무는 철저한 일정 관리와 우선순위 설정이 중요하다. 그래서 P(즉흥형)보다는 J(계획형)가 유리하다는 말이 많다. P 성향이 강한 PM은 유연한 사고로 빠른 변화에 적응하는 장점이 있다.하지만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관리하는 것이 부담될 수 있다.이를 보완하려면, 신뢰할 만한 정리형 협업 툴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F(감정형) PM/PO는 감정적으로 힘들까?
PM은 종종 냉정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직군이다. 그래서 "F(감정형)보다 T(사고형)가 적합하다"는 말이 많다. F 성향이 강한 PM은 팀원들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감정적인 피드백이나 갈등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연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결국, 특정 MBTI 유형이 PM/PO가 되면 안 된다는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다만, 각 유형별로 약점이 있을 수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7년 동안 PM을 하면서, 나는 스스로의 MBTI를 여러 번 테스트해봤다. 결과는 항상 바뀌었다. 초반에는 ISTJ가 나왔고, 몇 년 후에는 ENTJ가 나왔으며, 최근에는 ENTP로 나온다.
이걸 보면서 확신한 것이 있다.
- PM/PO의 MBTI는 환경에 따라 바뀐다.
- MBTI보다 중요한 건 직무에 적응하는 능력이다.
처음 PM을 시작했을 때 나는 철저한 J(계획형) 성향이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를 다루다 보니, 점점 P(즉흥형)의 성향이 강해졌다.
외향적인 성향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I(내향형)이었지만,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점점 E(외향형) 성향이 강화됐다.
즉, 특정 MBTI가 PM/PO에게 안 맞는 것이 아니라, PM/PO라는 직무를 하면서 어떤 성향이 강화되는지, 어떤 약점을 극복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내 MBTI가 PM/PO에 맞지 않는 것 같아"라고 고민하고 있다면, 이런 질문을 던져보길 바란다.
- 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게 괜찮은가?
- 갈등이 생겼을 때 조정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가?
-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논리적으로 우선순위를 조정할 수 있는가?
-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결정을 내리는 데 부담이 없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면, MBTI가 무엇이든 PM/PO로 성장할 수 있다.
나 역시 처음부터 PM 기질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험을 쌓으며 필요한 역량을 키웠고, 적응했다.
MBTI는 참고용일 뿐, 당신이 좋은 PM/PO가 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부족한 점을 어떻게 보완하고, 강점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다.
"PM/PO가 되면 안 되는 MBTI가 있다"라는 말은 반쯤은 맞고, 반쯤은 틀리다. 특정 MBTI가 PM/PO 업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불가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MBTI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업무 스타일을 어떻게 조정하고, 직무에 적응할 수 있는가이다.
나는 7년 동안 PM으로 일하면서, 내 성향이 변화하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그리고 확신한다.
PM/PO는 MBTI로 결정되는 직업이 아니다.
성장하고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누구든지 PM/PO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내 MBTI가 PM/PO랑 안 맞는 것 같아"라는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내 강점과 약점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길 바란다.
PM/PO로서의 여정은 결국,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재미로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