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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 Nov 30. 2022

백지혁명 기념으로 살펴보는 홍콩 시위와 천안문 사태

최근에 중국 공산당 당국의 방역 독재에 맞선 중국인들의 반정부 시위가 주된 이슈다. 언론에서는 마치 제2의 천안문 사태인 것마냥 얘기하면서 중공 정권은 끝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이러한 보도가 무색하게도 실상은 26일날 시작해 28일날 사실상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며 29일은 거의 조용했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이번 백지혁명은 서구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중공은 이 사태를 잘 마무리하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중국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중공 정권이 그렇게 취약하지 않으며 제로 코로나에 대한 반발이 반드시 중공에 대한 반대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 사건을 보며 중공 이래 중국의 반정부 시위는 상당히 유사함을 느꼈다. 그 첫번째로 떠올렸던 게 천안문이었다. 사실 이제와서 천안문은 대단히 민주적인 이유로 시작되었을 거라 많이 착각하는데 실제로는 공산당 관료들의 부패와 개혁파였던 후야오방 총서기의 죽음이 원인이었다. 특히나 개혁개방 이후의 사회 모순들이 생기며 마오 시절에 대한 향수가 생긴 것도 컸다.


천안문 시위는 서구에서 선전하는 것만큼 위대한 시위가 아니었다. 오히려 천안문 이후 활성화 되어 있던 중국의 학생 운동은 싸그리 망해버렸고 그나마 있던 학생운동가들도 소련이 붕괴되고 유고슬라비아가 비참할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을 보며 자신들의 과오를 반성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자신들의 운동이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은 거다.


홍콩도 마찬가지다. 홍콩인들은 중국의 체제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 그들은 중공이 단순한 제3세계의 독재정권처럼 논리와 기반이 없는 그저 권력욕에만 취한 집단이라 조금만 공격해도 무너질 것이라고 보았다. 대다수의 중국인들이 중공의 논리에 수긍하는 이유에 대한 분석이 없이 그저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잣대로 중공을 보니 말이다.


사회주의 국가는 단순 중남미식 군부독재와는 다르다. 그들만의 자유에 대한 관념이 있고 중국 나름의 민주성과 사회주의 국가적 체제 특징이 있다. 관료주의에 갇혀있던 소련과 동독조차도 자기만의 체제 논리를 갖춘 집단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뭣보다 다수의 중국인은 중공 체제를 지지하며 이런 상황에서 서구식 자유민주주의만으로 중공의 내부 정당화 논리를 깨뜨리는 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나 더 말하자면 홍콩 시위나 백지혁명, 천안문 모두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주체가 상대적 고학력층이라는 것이다. 알다시피 중국과 홍콩에선 고학력자의 비중이 높지 않고 저학력층은 그냥 지금의 생활조차 흔들린다면 미래가 없기에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원치 않는게 현실이다.


그 중에서 고학력층 중에서도 부자들은 중공을 바꾸는데 참여하고 싶지 않아 한다. 개혁개방의 최대 수혜자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남는 것은 중산층-빈민층 대학생들이 반정부 운동의 주축이 될텐데 아무런 기반이 없다. 러시아 혁명은 전국, 전계층적인 혁명이었고 미국 독립전쟁은 프랑스의 후원을 받기라도 했지만 중국은 아무것도 없다.


뭣보다 중공의 체제 정당화 논리를 부수기 위해 서구의 논리를 사용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모순이다. 어떻게 보면 오늘날 중공은 개혁개방으로 서구와 교역을 하며 그들의 방식을 받아들였기에 서구의 이면을 중국으로 가져온 부분이 있다. 그러면 생각해보자. 과연 서구를 받아들인 중공을 서구의 논리로 격파하는게 가능할 지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난 안될 거라고 본다. 중국 내 반정부 운동이 일어나는 이유의 대부분은 개혁개방 이후의 문제 때문이다. 특히 홍콩은 더하다. 홍콩은 과거 영국의 식민지 시절 말기 중공의 개혁개방과 함께 물 밀듯이 들어온 투기자본에 휩쓸려 부동산이 일부 가문에게 독점 당하다시피 했고 이것이 가능한 원인은 홍콩의 그 유명하신 자유시장경제 때문이었다.


결국 중공 내 반정부운동이 성공하려면 중국인 스스로가 서구의 논리가 아닌 자기 스스로 체제 정당화 논리에 대항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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