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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 Aug 04. 2023

북중러 군사협력이 이어진다면 어떻게 이뤄질까?

동북아 정세 악화가 남북관계에 끼칠 영향

https://n.news.naver.com/article/629/0000229844?sid=100

결국 쇼이구의 북한 방문 이래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군사협력이 구 소련 이래 빠르게 다시 복구되는 중이다. 어떻게 보면 남북분단 원인 제공의 한 축을 맡은 국가가 "가재는 게 "이라는 말마따나 또 다시 북한을 미는 것이니 화날 만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게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우회 지원하면서 벌어진 측면을 보면 우리 측 책임도 없진 않다. 이번 글에서는 우크라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방어, 살상 무기 지원 논란과 이로인해 북러 군사협력이 어떻게 진행될 수 있는지를 고찰해보고자 한다.

방어용이든 살상용이든 애초에 무기 지원 자체가 문제다


그냥 쉽게 말해 군사 무기를 공격용이냐 방어용이냐 나누는 거 자체가 무의미한 얘기고 그렇기에 나는 아예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다. 무기는 운용 환경이나 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공격에도 방어에도 둘 다 사용되며 변화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지뢰는 방어용이지만 기습을 위해 보급로에 매설될 수가 있으며 공격용인 전차 또한 짱박아놓고 포탄을 쏟아붓는 용으로 가능하다. 실제로 베트남 전쟁 당시 파월 한국군은 중대전술기지에서 전차를 방어 무기로 활용하였고 지금은 안쓰지만 2차세계대전기 구축전차 같이 방어용을 목적으로 개발된 전차도 있었다.


그리고 방어용 무기인 대전차유도탄은 건물과 진지를 파괴할 수 있으며 지대공유도탄도 지대지로 얼마든지 활용 가능하다. 이미 러우전쟁 중에 전차를 방어로 쓰거나 지뢰를 선제 기습용으로 사용하거나 대전차유도탄으로 적이 농성하는 건물을 파괴하는 등의 전술은 실제로 러시아, 우크라 양국 모두 사용 중이다. 역사적으로도 소총 뿐 아니라 인도적 지원 대상 목록 중 하나인 방탄모나 야전삽 같은 개인장구류조차도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살상 무기로 전환이 가능하다.


대공 무기도 마찬가지다. 가령 한국군이 운용 중인 천궁이나 신궁 등의 대공미사일은 우크라이나에 지원되어 만약 공중에 떠있는 러시아군의 Mi-24, 28이나 Ka-52 카모프 헬기 등을 격추한다면 그 순간부터는 방어용 무기가 아니라 살상 무기다. 심지어 돈바스 전쟁 당시에 있었던 2015년 말레이시아 항공기 격추 사건에서는 친러 반군이 사용한 지대공미사일로 영공에 침범한 항공기나 순항미사일을 격추시키는 전용 무기인 9K37이 민간 여객기를 격추시키는 등 사실상 요격 무기도 테러용으로도 쓰일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줬다. 만약 한국제 무기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사용되어 러시아제 항공장비를 격추한다면 외교 문제로 안 번질까?


설령 완전히 방어용으로만 쓰일 수 있는 무기가 있다고 쳐도 그래도 지원해서는 안된다. 결국 그조차도 러시아군의 공격을 무력화시켜 그들의 작전을 방해하고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을 돕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흘러간다면 우리 또한 더 이상 제3자가 아닌 전쟁에 개입한 당사국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특히 현재 우크라군은 아르툐모프스크 전투와 벨고르드 공세 이후 세가 주춤하여 장기전으로 갈지언정 사실상 승기를 잡는 건 물 건너갔다. 게다가 러시아는 경제 교류 뿐만 아니라 6자 회담 당사국인 만큼 북한과의 통일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끼치는 국가이기에 가장 최선의 선택지는 인도적 지원만 하고 폴란드 같은 동유럽에서만 무기 수출해 꿀 빠는 거다. 그런데 지금 한국 정부는 명분도 없이 남의 나라 전쟁에 개입하려 하고 있는 실태이며 이러한 정책이 북러의 밀착을 불러온 측면이 있다.

러시아도 근데 개짓거리함


러시아 국방장관 쇼이구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나 군사협력을 약속한 거, 이건 미친 짓이다.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와 공조를 강화하고 자빠진 것과 별개로 러시아 입장에서도 이래봐야 좋을 건 없다. 일단 군사협력을 둘째 치더라도 쇼이구가 북한을 방문한 것도 그냥 방문한 것도 아니고 조국해방전쟁 승전 기념식에 러시아 정부를 대표하여 참석한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야스쿠니 신사나 요시다 쇼인이 세운 학교인 쇼카손주쿠에서 지나사변(중일전쟁) 일본군 희생자 추모식 또는 한일합방 기념식에 참석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짓을 한 셈.


그래 한국 정부가 잘못한 부분도 있는데 이래봤자 러시아 입장에서도 좋을 건 없다. 군사 협력 약속, 이거 꽤 위험한 발언이다. 그 중국조차도 대놓고 북한 지원한다고 큰 소리치고 다니지 못하는데 그 이유가 국제사회에서 북한이 처한 상황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 지금 우크라이나 침공한 걸로도 이미지가 그닥 좋지 않은 편인데 하필이면 이미지가 훨씬 개떡 같은 북한을 끌어들인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선택이다. 그것도 중국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북한하고 밀착한다고?


한국 정부를 굳이 적으로 돌려봐야 러시아 입장에서는 좋을 거 하나도 없다. 그럴 수록 폴란드를 넘어 더 적극적으로 동유럽 국가에 K2 흑표 전차나 K9 자주포 지원이 확대될 거고 조국해방전쟁 기념식에 참석한 이상 안 그래도 남북분단의 주요 원인 제공국 중 하나로 꼽히는 러시아에 대해 인식이 안좋던 한국 사람들이 이런 일을 벌인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볼 지 안봐도 뻔하다. 그리고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활동으로 이득본 건 한국 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마찬가지인데 아예 관계를 끝내자고?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약을 뜯어낸다고 해서 과연 러우전 수행에 도움될 지는 미지수다. 북한군은 보통 지하에 탄약을 보관하는데 80년대 이후 전력난으로 전기가 나가버려 대부분의 포탄이 습해를 입었다. 그 덕분인지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에 A급 관리 상태의 포탄만 골라서 썼음에도 바다에 빠진 포탄만 50~60%에 그나마 연평도에 떨어진 포탄도 탄착군이 영 아니었다. 하나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점을 말하자면 장약 불량으로 포탄이 빠졌다면 반대로 볼 때 발사가 불발되고 발사관 안에 남은 포탄도 많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를 제대로 밝힌 적이 없으니 진실은 모르겠다만. 그 말은 연평도 포격전에서 실제 A급 포탄의 명중률만 해도 30%였다는데 이게 만천하에서 드러났으니 신뢰성이 떨어질 수 밖에....


문제는 이러한 A급 포탄조차도 북한한테는 아주 귀중한 자산이다. 유사시 황해도 부근의 장사정포 포대들이 수도권에 포탄을 퍼부울 여건을 위해서 말이다. 한마디로 아껴야 하는데 북한의 보급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보니 더더욱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보급 상황을 알면 얘네가 남한테 포탄을 공급한다는 게 넌센스라는 걸 알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러시아군이 550만 병력에 바르샤바 조약기구를 부리던 소련군의 후신이고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같은 구경의 포탄 생산 및 종심 작전 교리 구축을 통해 치장물자가 꽤 쌓여있는데다가 아르툐모프스크 전투 당시 쏟아부은 것을 보면 마냥 부족해보이진 않는데 북한 꺼를 가져가는게 현실적인 판단일까 싶다.


170mm 자주포도 한국을 정확도 면에서 위협하던게 서울 불바다 발언 시절 까지였고 현재는 북한군 포병 자체가 사거리 무리하게 늘리다가 명중률과 파괴력이 극단적으로 떨어지게 되었다. 특히 포신 2개 이어붙인 건 정밀도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덕분에 170mm 자주포는 군용 장비보다는 테러 병기에 가까운게 현 상태다. 명중률이 극히 떨어지기에 쏜 인간도 이게 어디에 맞을지 모르니까 위험한 거다. 결정적으로 러시아군은 122mm나 152mm를 훨씬 더 많이 쓰며 굳이 170mm를 사서 보급에 문제 생기게 할 이유는 없다.

러시아가 북한한테 줄 수 있는 무기


여기서부터는 추측의 영역이다. 쇼이구와 김정은이 북러 군사협력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직까지는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사회에서 '불량국가'로 취급받는 북한 특성상 유엔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제재를 무시하고 무작정 북한을 지원하기란 무리이겠지만 아직까지 지켜봐야 알 것이다. 아무리 지금 러시아 정부가 강경한 행보를 걷는다 할 지라도 한국과의 관계를 그렇게 쉽게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하고 실제로 러시아가 북한에게 군사적인 지원을 공식적으로 제공하면 거기서부터는 유엔 차원의 제재를 받겠다는 길이다. 따라서 북러 간에 구체적인 군사협력 합의안이 나오거나 공식적으로 무기 교류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속단할 수는 없으며 문단 아래의 내용은 만약 이뤄질 경우를 가정한 얘기이다.


일단 몇몇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T-14 아르마타는 절대 안 줄거다. 왜냐면 지금 생산 중단되느니 마느니 말이 있을 정도로 러시아 국방부에서 T-14 아르마타보단 T-72, T-80에 집중하는 모양새인데 이걸 북한한테 줄 만큼 넉넉하진 않을 거다. 애초에 그걸 생각해봐야 하는게 러시아는 제3세계의 낙후된 국가한테 무기 수출할 때는 업그레이드판이나 원본보다 낮은 성능의 다운그레이드판을 판매한다. 덕분에 걸프전에서 이라크군 T-72가 M1 에이브람스와의 격전에서 그대로 뚜껑 따인 것이었고.


현재 북한군의 주력 전차 선군호, 폭풍호, 천마호는 모두 T-62 기반이고 최신 전차인 M-2020은 실체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3세대 전차가 맞다는 가정 하에 이란의 줄피카르 전차 수준 정도라 평해지고 아직 대량생산의 단계는 아닐 것이다. 따라서 북한군이 러시아제 최신 무기를 도입한다면 그건 T-80U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군도 불곰사업 때 받아와 운용한 경험이 있고 이게 K2 흑표 전차의 베이스 기술이 되었는지라 북한군 입장에서도 입수하고 싶을 것이다.


해군 쪽에서는 사실 러시아 해군 자체가 낡았다. 소브르멘니급, 우달로이급 구축함은 구소련제 유물이고 키로프급 순양함은 이름에 알 수 있듯이 고전 유물이다. 따라서 러시아 해군을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병기는 쿠즈네초프 같은 항모 전단이랑 SSN 및 SSBN 등의 잠수함 전력이다. 그 중 재래식 잠수함에서 러시아군은 북한에게 킬로급 정도는 제공해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이건 중국 해군과 베트남 해군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해상 병기다. 북한군이 연어급, 유고급 같은 낡은 잠수함 전력이 대부분이기에 다른 동구권 국가도 운용하는 킬로급은 좋은 선택지일 것이다.


항공 병기는 현재 북한군은 MiG-29에서 막혀있는 상태고 주력 전투기는 MiG-23인데 문제는 북한이 운용하는 MiG-29가 60대 미만이라는 것. 따라서 북한군 입장에서는 중국, 베트남처럼 수호이 사의 Su-27이나 30, 33을 도입하는 것보다는 같은 미그기 계열인 MiG-35를 도입하는게 나을 거다. 기종 전환도 쉽고 뭣보다 러시아군이 지금 러우전에서 수호이 계열 전투기를 집중적으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한은 한국 공군의 KF-21이라는 4.5세대 전투기에 맞설 병기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란과 북한 사이의 군사 협력도 얕볼 대상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되어왔던 얘기라 새삼스럽지도 않을 것이다. 2010년 3월 포항급 초계함 천안함(PC 722)이 북한 연어급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격침되는 일이 벌어졌다. 문제는 이 연어급 잠수정이 이란에도 동형함이 있는데 이름은 가디르급 잠수함, 길이 29m에 폭 2.75m, 수중 배수량 130톤인데도 533mm 어뢰발사관을 2문이나 장착하고 있는 잠수정이다. 또 이란 해군은 북한제 가자미급 잠수정도 운용 중으로 324mm 경어뢰 발사관 2문을 장착하고 있다.


이란군의 저력은 사람들이 얕보는데 예상 외다. 2019년 6월에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국의 전략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를 격추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북한제 KN-06 미사일 등이 사용되었다고 추정된다. 2017년 1월 이란이 발사한 코람샤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설계에 기초했는데 실제로 독일의 어느 언론사는 무수단 미사일 18기가 BM-25라는 이름으로 이란에 수출되었다고 보도했다. 샤하브-3 미사일은 북한제 노동 미사일의 기술 교류로 개발되었다는게 중론이다.


이란은 거기에 더해 사거리 300km 이상의 해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파테-110 대함 탄도미사일을 개발했는데 이미 2012년에 북한군에게도 넘어갔다. 북한은 대함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여러 번 했으나 실패했는데 2017년에 드디어 성공했다. 당시 북한의 대함 탄도미사일은 450여km를 기록했다. 근데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의 대함 탄도미사일은 스커드미사일 앞부분에 보조 조종날개를 단 형태였는데 공교롭게도 이란군이 운용하는 대함 탄도미사일과도 제원이나 생김새가 비슷하다.


북한과 이란의 커넥션이 위험한 이유는 간단하다. 양국 모두 서방세계에서 불량 국가로 낙인찍힌 상태이기에 서로 간의 협력이 절실할 것이다. 하지만 이란이나 북한이나 드론, 미사일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국가이고 이 둘의 기술력이 합쳐진다면 그건 상당한 위협이다. 게다가 한국 대통령의 "이란은 적" 발언이 있었으니 북-이란 간의 공조가 더욱 강화되어도 이상할 건 없다. 이미 한국-이란 관계는 2020년 호르무즈 해협 파병 이래 2021년 혁명수비대의 한국 선박 나포로 악화일로였기 때문이다.


이란과 북한의 협력관계를 굳이 비유한다면 냉전기 남아프리카와 이스라엘의 협력관계와 비슷하다. 남아공은 아파르트헤이트로 인해 주변국과 국제적인 제재를 받아왔었고 이스라엘 역시 중동 국가에게 포위된 상태였다. 남아공은 동병상련의 처지인 이스라엘로부터 기술을 받아 핵무기를 개발했으며 갈릴 소총을 도입해 쓰기도 했다. 올리판트 전차 역시 이스라엘의 기술력이 들어갔고. 북-이란 군사협력 역시 고립된 국가들끼리 교류한다는 점에서 그런 양상이며 둘의 군사 교류는 어쩌면 지금 현재로서의 상황에선 구체적인 합의안이 없는 북러 군사협력보다 위협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2020년 조선로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등장한 북한군의 모습은 기존의 후줄근한 북한군의 장구류와는 완전히 달랐다. 북한군의 주력 소총은 88식 보총과 68식 보총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88식 보총은 AK-74 소총 기반으로 전방부대에 배치, 68식 보총은 AKM 기반으로 후방부대 혹은 노농적위군 부대에 배치되어 있다. 최신인 88식조차도 선전용으로 핼리컬 탄창 버전이 공개된 걸 빼면 의미있는 개량 버전이 나오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2020년에 나온 북한군의 소총은 상당히 의미심장했다. 일부 특수작전군이 든 소총은 불펍식 소총이었는데 문제는 중국군에도 비슷한 무기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QBZ-95B 소총. QBZ 소총은 러시아제 AK나 미국제 AR과는 달리 오로지 중국에서만 생산되는 모델이고 워낙에 외형적인 특징이 확고하여 구분이 쉽게 된다. 불펍식 소총은 오스트리아의 AUG나 이스라엘의 TAR-21도 있지만 서방 세계인 이 두 개의 국가에서 기술을 얻어오는 것보다는 중국이 훨씬 더 쉽고 간편할 것이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북한군이 2020년 열병식에서 현대화된 부분은 군복이 멀티캠식으로 바뀌고 야간투시경, 소음기, 수직손잡이, 고배율 조준경, 도트사이트 등 부착물 장구류에서 발전된 면모를 보였다는 것. 일명 '북괴브람스'라 불리는 M-2020 전차는 북한 전차 기술의 베이스인 T-62 기반이라 볼 수 없을 정도로 T-14 아르마타, 줄피카르 전차 등의 동구권 최신 전차 혹은 M1 에이브람스 같은 서방제 전차와 외견이 닮았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아직까지는 설이지만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을거라 추측된다.


실제로 북한군이 2020년을 기점으로 현대화에 성공했는지 알 수 없다. 들리는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니까. 그러나 문제는 북한군이 전시에 장기적인 보급을 지속할 역량이 있느냐인데 힘들지 않을까 싶다. 북한군 조직은 지나치게 비대한 규모에 비해 국가 재정이 빈약하고 외부로부터 기술 교류를 하기에 제한적인 환경이다. 더욱이 북한군이 치장 물자를 지하 갱도에다가 보관되는데 전력난이 심해서 A급 장비를 빼면 제대로 관리가 될 지 미지수고 이 때문에 1990년대 이래 포탄의 질도 상당히 떨어졌으니 말이다. 전시 보급 역량이야 거의 중국에게 의존할테고. 그리고 몇십년 동안 주력이었던 T-62 기반 전차(천마, 폭풍, 선군), ZiS-3 대전차포, MiG-23 전투기 같은 병기들을 대체할 M-2020 전차나 북한판 불펍식 소총(?), M-2018 자주곡사포 등이 제대로 주력으로 자리잡을려면 시간이 꽤 걸릴 거고 돈도 많이 소요될 거다.

보론: JH-7 전폭기 지원 논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대만 위기에 대해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언급을 한 이후 중국과 한국 간의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환구시보>는 한국 현 대통령을 향해 미국에 대한 자주 의식이 결여된 사람이라 칭하였고 <환구군사지>에는 친미 일변도의 정책을 취하는 한국 정부에 맞서 북한에 전투기를 공여해야 한다는 글이 실렸다. 북한과 중국은 전통적인 우방국이었고 한국은 사드 배치 이래 오히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호응하여 대중국 포위망에 참여하려고 한다는게 중국 측 전문가들의 논거다.


만약 중국이 북한에게 전투기를 제공한다면 가능성이 높은 건 JH-7A 전폭기다. 중국군은 현재 해군항공대와 공군에 각각 140, 120여 대의 이 기체를 보유했다가 작년 가을부터 공군으로 이양했다. 상당히 오래된 전투기인 만큼 중국군에서 퇴역을 앞두고 있으며 그 후엔 J-16으로 교체될 예정...이긴 한데 무조건 퇴역할 수 밖에 없는 구식 전투기 J-8에 비하면 아직도 9톤의 무장과 안정된 엔진을 갖추는 등 성능 자체는 준수하기에 과거 김정일이 후진타오 앞에서 도입 논의를 꺼낼 만큼 공대공, 공대지, 공대함 모두에 폭넓은 임무가 가능한 전투기다.


중국 공군에서는 도태 예정 기체인 JH-7A 전폭기는 만약 도입 시 북한군에 상당히 강한 전력이 될 것이다. 공대공, 지대공, 함대공 모두로 전환이 가능한 PL-12 공대공 미사일은 물론, CM-802A 등 다양한 공대함 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는 다목적 전폭기이기 때문. 특히 JH-7A는 작전반경이 1,700km가 넘기 때문에 기존 북한군 최고 성능 기체인 구 소련제 MiG-29 다운그레이드 버전보다도 훨씬 업그레이드된 성능으로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다만 만약 중국이 북한에 전투기를 공여한다고 가정했을 때 더 유력한 후보는 JH-7A보단 J-10이다. J-10은 MiG-29보다 최대이륙중량이 2톤 차이기에 활주로를 그대로 쓰면 되고 마침 J-10C가 생산되고 있으니 기존 버전의 초기 생산량을 북한에게 넘겨 그들의 완충지대 성격을 보강하는게 중국 입장에서는 더 나을 수도 있다. 중국에게 북한 공군의 현대화를 극대화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중고 기체를 무상이나 염가에 공급하는 것인데 이게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맺음말: 전간기의 역사가 반복되는가?


지금 러우전쟁, 더 나아가 동북아의 상황은 2차세계대전의 배경과 유사하다고 보여진다. 히틀러와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하기 전 오스트리아를 병합하고 독일계 주민 거주를 빌미로 주데텐란트 할양을 위해 체코슬로바키아를 집어삼켰다. 그 직후 히틀러는 영국의 체임벌린으로부터 '우리 시대의 평화' 선언을 받아냈으며 1939년 폴란드 침공, 그것도 단치히라는 독일인과 폴란드인 사이의 갈등이 있던 지역의 요새를 독일 해군의 도이칠란드급 전함이 포격하며 시작되었다.


결국 21세기 또한 지정학 부활의 시대이며 한반도와 우크라이나 또한 지정학적으로 상당히 위험한 곳이기에 비극이 벌어지기 쉬운 곳이다. 특히 2차세계대전 직전 독일이 이탈리아, 일본과 삼국 방공협정을 맺어 추축국을 결성해 유럽과 아시아,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동시에 기성 패권 세력을 위협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러시아와 중국, 이란 등은 연합을 맺고 거기에 북한을 끌여들여 반서방 세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2차세계대전이나 현재의 국제 정세나 공통적인 것은 서방이 만들어낸 가치, 즉 근대성 및 계몽주의라는 개념에 저항하는 세력들이 연합을 결성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이 취할 외교적 선택지는 줄고 있다. 러시아 쇼이구 장관이 북한에 군사협력을 약속하고 블라디보스토크 항이 중국 해군의 군항 기지로도 동시에 사용되기로 한 이상 우리는 이제 북한, 중국에 이어 러시아의 위협에 노출되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 처한게 아닌가 싶다. 이 방법에 어떻게 대처할 지는 모르겠으나 러시아의 친북적 행보에는 한국 정부의 무기 지원 논란 등 외교적 실책이 작용하지 않았다고는 못볼 거다. 이미 예전에 인도적 지원은 지원대로 유지하고 무기 지원 같은 일은 고려조차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지금은 지금이니 현재 북중러 간 군사적 밀착이 진행된다면 거기에 대해서 만큼은 강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 그게 이뤄진다면 우크라이나를 넘어 한반도 안보 자체의 위협이니까 가만히 냅둘 수는 없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북한의 돌발 행동에 대응하는 한편, 러시아의 행보를 아직까지는 유심히 지켜보며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러시아가 하는 차후 행보에 대해 대항할 카드를 마련하는 한편 확실하게 러시아가 대북 군사 지원에 나서지 않는 이상 추가적으로 자극할 행동을 '아직은' 자제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 러시아가 지금 보이는 대(對)한 정책에서 보이는 행보 자체가 미러링이고 완전히 명확하지는 않은 만큼 차후 행보가 나온다면 그때 본격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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