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의힘의 비대위원장 한동훈이 이민청 설립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며 대량이민 아젠다를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로 삼으려는 듯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과거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이민 정책에서 인구 감소의 대책을 찾아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고수해오며 외국의 우수한 인력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는 방안을 짜내고 그 정책이 국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의 이민청 당론 발의는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한동훈의 이민청 설립 주장은 다르게 보자면 저출산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대책으로 서구 국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 역시 대량이민 아젠다를 수용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내 개인적인 입장은 확실하게 대량이민 아젠다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게 내가 이민자에 대해 딱히 차별적이거나 인종주의적인 제노포비아 성향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내가 특별히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람도 아닐 뿐더러 실제로 일본인, 대만인, 러시아인, 미국인, 심지어 중국인까지도 인터넷을 통해 친구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있다. 만약 내가 제노포비아를 목적으로 글을 썼으면 자국민 저임금 노동자 처우, 고급 인력 유출된 개발도상국, 자유시장경제적 논리의 모순 같은 얘기가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외국인 범죄만 주구장창 떠들었을 것이다. 뭣보다 난 단지 이민자의 대량 유입을 반대할 뿐이지, 그들을 차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저출산 상황 속에서 대량이민 아젠다가 슬슬 나오는 흐름을 아예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닌게 이대로 저출산이 심해지면 나라의 미래가 답도 없을 정도로 절망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민이든, 뭐든 간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만큼은 점점 중요해지는 시기라는 얘기다.
그러나 과연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대량이민 아젠다라는 방법론이 마냥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올까? 여기에 대한 내 생각은 "아니오"에 가깝다. 우선 규제되지 않은 세계화, 대량 이민,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에 대한 대가는 특히나 하층 계급이 집중적으로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 리버럴 성향의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조차도 멕시코 이민자들은 평균적인 미국인 노동자보다 교육 수준이 훨씬 낮기 때문에 저숙련 노동력의 공급을 늘리고 최저임금을 받는 미국인의 임금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심지어 최신 연구에 따르면 만약 멕시코로부터 유입된 대량 이민이 없었다면 미국 고등학교 중퇴 학력자가 8% 더 많은 수입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하는 결과도 일부 나오고 있다.
친시장적 성향의 언론인 한국경제조차도 외국인 노동자 유입으로 인한 국내 근로자 임금 하락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한국에서도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으로 인해 국내 근로자의 임금이 최대 20%까지 하락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우익 성향의 언론인 더글라스 머리는 그가 쓴 베스트셀러 <유럽의 죽음>에서 "유럽이 수렁에 빠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자본주의의 운행 논리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은 노동력이 부족했다. 당국은 이주 노동자들이 유럽 경제에 기여하고 돌아갈 것이라고 봤다. 돌아가지 않았다. 유럽은 이주자 천국이 됐다."고 지적하면서 리버럴 세력들이자유시장경제적 논리 속 대량이민 아젠다를 앞세우면서이러한 참극이 벌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즉, 경제활동 인구를 바라보고 시작한 자유시장적인 대량이민 정책은 실질적으로 국내 근로자들인 하층계급과 중산층들보다는 오로지 외국인들을 싸게 고용할 수 있는 입장인 최상위 계층에만 도움이 되었다는 뜻.
대량이민 아젠다는 겉으로 보기에는 세계 시민주의 이름 하에 각 국가들이 문화적 차이를 넘어 하나가 되자는 이상적인 정책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실상은 이민자들이 온 나라 입장에서도 크나큰 손실을 입게 만드는 행위에 불과한 짓이다. 개발도상국들에는 의사, 교사, 기술자들은 상당한 고급 인력들인데 문제는 세계화 과정에서 그들이 대량이민 아젠다를 앞세운 국가들로 대거 유출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일례로 크로아티아는 대량이민을 조장하는 서유럽 국가들의 정책들 덕분에 인구유출이 극심한 나라 중 하나인데 덕분에 2022년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1년 이전 인구수 420만 명에 비해 10년 후인 2021년에는 380만 명을 기록하며 현재 크로아티아에서는 약 10%가량의 인구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졌다. 결국 이는 대량이민 아젠다가 겉으로는 세계화라는 듣기 좋은 소리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값싼 노동력을 수입해 부릴려는 심보에 불과한데다가 그 과정에서 현지 노동력이 손해를 입건 이민자들이 오는 나라가 피해를 입든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과거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의 황교안을 포함해 간혹 가다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최저임금 미만의 저임금으로 주면 대량이민 아젠다를 끝낼 수 있다는 주장이 보이는데 어림도 없는 소리다. 만약 외국인 노동자들이 저임금으로 고착화된다면 반대로 기업들 입장에서는 자국민 일자리보다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더욱 끌어다가 쓸 것이 워낙 당연한 사실이고 당연히 국내 저숙련-저학력 근로자들이 입을 타격이 더 커진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는게 기업 입장에서는 현재도 약간이라도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들을 많이 고용하고 있는데 지금보다 임금이 내려간다면 당연히 더 적극적으로 고용하려고 하면 했지, 덜할 가능성은 없다. 이건 경제적인 원리만 고려해도 답이 나오는 문제이며 외국인 노동자들 입장에서도 설령 저임금이 된다 해도 어디까지나 한국 기준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한국에 일하러 올 것이고, 기업들이 저임금화에 따라 더더욱 고용을 확대하면 말 다한 셈이다. 당장 애초에 국내 3D 업종의 외국인 노동자들 중에는 가족들이 있는 본국에 송금하기 위해 한국에 일하러 오는 케이스가 많다.
최저임금 때문에 자국민은 커녕 외노자도 쓰기 어려워 한다는 것은 반대로 뒤집어 보면 외노자 저임금화하면 수요가 급증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만약 진짜 외국인 노동자 저임금화, 차별 적용화를 추진했다가는임금과 생활수준이 훨씬 낮은 나라에서 와서 기꺼이 낮은 급여를 받고서도 일하려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이렇게 되면 '대체재'인 자국민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으로 이어져서 자국민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말이다.실제로 2019년도 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오르면서 고용 수요가 약간 감소하기도 하였으며 이는 반대로 보면 임금이 오르면서 일부분이지만 다시 자국민 근로자를 채용할 가능성이 열리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외국인 노동자들을 저임금 일자리로 만들어 내국인 고용을 촉진시킨다는 발상은 오히려 합법적인 저임금 일자리의 고용을 더 환영하는 기업 활동의 경제적 원리에 의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정책이며 만약 저대로 시행된다면 캐나다가 그랬듯이 외국인 노동자의 수만 늘어나고 자국민 고용은 반대로 감소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다.다 떠나서 멕시코 노동자들이 3천만 가량이 미국에 왔던 흐름이 가능했던 것은 통계적으로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인력이 되어줄 수 있는 환경 탓이었던 것을 생각해보자.
지금 상황에서 대량이민을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행위는 역으로 이미 이주한 외국인 노동자들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정책이 결코 될 수 없다. 가령 독일에서 2015~2016년을 기점으로 난민 이슈가 크게 부상함에 따라 고령화가 심한 독일의 시골 지방에는 수많은 이민자들이 들어가 문제를 야금야금 키워왔고 이 때문에 독일 전체에서 기존 이민자들까지 싸잡아 욕할 정도로 이민 문제에 대한 감정이 크게 안 좋아졌다. 결국 그러면서 기존 독일 내 이주 노동자들 중에서 일부는 아예 반 이민 아젠다를 내세우는 AfD(대안당)을 지지하기도 하였으며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이미 먼저 이주한 외국인 계열 노동자라고 해서 대량이민 아젠다에 마냥 호의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신규 대량이민으로 기존 이민자들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는 것도 문제지만 새로운 유입이 추가로, 그것도 대량으로 이어지면 그들끼리도 서로 한정된 파이를 두고 더 많은 치열한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서 한동훈의 이민청 구상이 실현되고 이민이 대폭 확대된다면 정말 그때는 국내 저임금 노동자들의 설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조금만 지나면 숙련직 노동자들의 일자리까지도 위협할 것이다. 당연히 가처분소득은 감소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한국 내수시장도 쪼그라들 것이다. 또한 외국인들이 추가로 유입되면 이들에 대한 비용 지출은 급증하게 될 것이고 이미 유럽 각국들이 그러한 상황이 만들어낸 우익 포퓰리스트 세력의 성장이라는 사례를 통해 입증해내는 중이다. 게다가 한때 복지 천국으로 칭송받으며 우리가 지향해야 할 롤모델 사례로 지속적으로 언급되어 오던 국가인 스웨덴은 이민 문제까지 겹치며 국가경제가 연속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며 일부 전문가들은 스웨덴의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굉장히 불투명해졌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니 지금 한국에게 있어서 더욱 시급한 문제는 이민청이 아니라 점점 입지가 불안해지는 국내 하층 저임금 노동자들이 생존할 만한 요건을 갖추도록 시스템을 설비하는 것에 있다.
퓨 리서치 조사 속 이슬람권 국가들에서의 샤리아 지지 여론. 애초에 유럽과 이슬람권은 문화 자체가 너무 이질적이라서 대량이민 했을 때부터 문제 발생은 이미 예정된 사실이었다.
대량이민 시의 또다른 문제를 실제 사례와 엮어서 설명하자면 가령 영국은 여러 해 전부터 이민자 수의 대폭 증가로 인해 주택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부분도 있다. 주택 부족을 완화하려면 그린벨트 토지의 상당 부분에 집을 지어야 하는데 난민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된 2016년에 와서는 매년 24만 채의 신규 주택을 지어야 하는 수준까지 왔다. 당연히 1인 가구 증가까지 고려하면 이 24만 채라는 수치는 피할 수 없는 현실로 제시되지만 문제는 매년 영국에 살려고 오는 새로운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신규 주택을 지어야 한다. 실제로 최근 연간의 이민자 유입 속도를 보면 영국은 해마다 리버풀 규모의 도시를 하나씩 지어야 하지만 물론 현실에서 주택 건설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학교 전입 공간 역시 부족한 상황인데 이는 영국 기존 주민들의 출산율 증가 때문이 아닌 영국에 새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의 자녀들의 수가 늘어나서 그렇다. 결국 2018년 기준 지역 당국의 60%가 초등학교 전입 공간 부족에 시달리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이민자들이 정착한 나라에 과연 제대로 동화되거나 혹은 다양성을 긍정적인 부분에서 강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회의적인 게 적어도 한국에서 대량이민 아젠다의 롤모델로 여기는 서유럽 국가들에서의 이민자들의 동화는 완전히 대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 갤럽의 여론조사에서 인터뷰에 응한 영국 무슬림 500명 중 동성애를 도덕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2016년의 또 다른 조사에서는 영국 무슬림의 52%가 동성애 불법화 주장에 찬성했다. 2015년 유고브가 영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동성애 관련 태도 조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물론 전국 수치상으로는 동성애가 도덕적으로 잘못되었다는 의견이 16%였지만 반면 런던에서는 그 수치가 두 배인 29%였다. 그리고 런던에서 유독 그런 의견이 많이 나온 것은 그쪽이 원래 영국 전체에 비해 종족적 다양성을 조성했기 때문이었으며그 과정에서 세속주의와 대치되는 사고방식을 가진 이민자들도 문화 상대주의의 이름 하에 수용하게 되면서 벌어진 문제였다.그렇기에 다양성을 위한 대량이민은 아이러니하게도 문화 상대주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다양성을 역으로 더욱 좁힌 셈.
무엇보다 자국민 인구는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민자 인구만 폭증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이는 곧 주권 및 정체성 유지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왜냐면 이미 서유럽 국가들은 그 문제가 매우 심각한 단계까지 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영국 수도 런던의 33개 자치구에서 23개 자치구는 백인이 소수이며 2050년에는 스웨덴에서 무슬림 비중이 20.5%, 같은 해 오스트리아에서는 15세 이하 인구의 50% 이상을 무슬림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중이다. 반면에 퓨 리서치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기독교에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은 2010년 3분의 2에서 2050년이면 3분의 1로 줄어들어 유럽 문명의 상징이던 기독교가 사상 처음으로 소수 종교가 될 것임을 전망하고 있다. 이는 다른 의미로 보자면 몇십 년에 걸쳐서 유럽인들이 유럽 전통을 낳은 그리스-로마와 기독교적 전통이 만든 유산에 대한 확신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 정신관념적 측면에서 영양실조에 걸려 이슬람교에게 밀려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게다가 유럽의 강대국들은 세계 곳곳을 식민 지배하며 많은 죄업을 지었고 이로 인해 부채의식, 죄책감이라는 명목으로 지도층과 지식인 계층이 내부적으로 심각해지는 이민자 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있어서 도저히 해결할 만한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예전부터 계속 이민자 문제가 심각해진 독일에서는 우익 포퓰리즘 정당인 대안당이 총선 시 사민당보다 투표 의향에서 앞서는 결과를 얻고 있는 추세다.
결과적으로 다문화 정책의 실패를 2011년에 스스로 인정한 것은 서유럽의 지도자들이었던 앙켈라 메르켈, 니콜라 사르코지, 데이비드 캐머런이었다. 물론 그건 단지 말 뿐이었고 그 이후로도 이민자는 크게 증가일로를 걸으며 사회 문제가 더 심각해졌던 것은 함정이지만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서유럽의 다문화주의와 세계화 아젠다를 앞으로도 계속 이상적인 롤모델로 바라볼 수 있는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회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럽 다문화주의의 흐름은 대략적으로 과거 식민지배로 인한 "원죄"와 이미지 세탁 심리라는 양면성에서의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이민 수용 확대의 결과가 자국 내 저임금 노동자들의 자리를 위협과 동시에 동화 거부로 인한 사회 갈등 및 범죄 문제, 극우 정당 부상으로 이어지다가 지금의 상황에 와서는 유럽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이내 스스로 자살의 길로 가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에게 <문명의 충돌>로 유명한 새뮤얼 헌팅턴은 생전에 "다문화주의는 본질적으로 반유럽 문명이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지금 유럽의 상황을 보고 나면 참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이렇게 인구 감소 문제를 대량이민으로만 땜빵하려는 서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 국내에 사는 인구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는 헝가리 혈통의 아이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난민들을 전부 추방시키는 등의 반이민 정책의 기조 하에, 전통적인 가족이 국가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전제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출산하였거나 출산 예정인 부부에게 직접적으로 파격적인 현금지원을 하는 가족정책을 실시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바 있다. 헝가리의 가족정책의 세부적인 사항 중 재미있는 것은 4명 이상 자녀를 둔 경우 평생 소득세 면제, 현금 지원, 가족수당, 어린이 신탁, 자녀 3명을 둔 가족의 경우 주택담보 대출금에서 100만 포린트(한화 약 360만 원)를 면제, 차량 구매 보조금 등 각종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것이며 헝가리가 가족 지원에 사용하는 지출은 GDP의 4.7%로 무려 OECD의 두 배이다. 참고로 한국은 고작 1.4%에 불과한 수준이다.
대량이민 없이 저출산을 극복해나가는 헝가리의 모델은 한국에게 참고할 만한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헝가리는 2012년 1.23명대 출산율에서 2020년까지 1.56명대로 올라가거나 혼인율이 20% 증가하는 등 동유럽 국가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저출산 문제 해결의 롤모델 사례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이는 예산을 2.5배씩이나 늘리며 출산 혜택을 사실상 퍼주다시피했기 때문에 가능한 사례였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저출산 해결의 롤모델로 삼아야 할 정책을 굳이 꼽자면 안이하게 자국민 인구 감소세 막겠다면서 대량이민 추진하여 외국인 노동자들을 무분별하게 수용한 서유럽이나 미국, 캐나다가 아니라 이민자의 수용 범위를 고급 인력으로 최소화하면서도 철저하게 출산 및 양육 시의 혜택을 급격하게 늘려서 감소세인 자국민 인구 출산율을 다시 성장세로 바꾼 헝가리의 가족정책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특히 헝가리의 저출산 극복은 서유럽처럼 대량이민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국민 인구 출산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해낸 사례라는 점에서 내가 더 주목하는 것이기도 하다.
오늘날 유럽이 대량이민, 다문화주의의 아젠다로 인해 내부에서부터 곪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라고 결코 안전하지는 않으며, 이민청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우리도 유럽의 전철을 밟는다면 앞으로의 전망은 좋지 못할 것이다. 한국은 과거에는 선진국으로 이민자를 보내던 국가였지만 2007년 이후 국내 체류 외국인이 100만 명을 넘기며 "수민 국가"가 되었고 2018년 제주도 예멘 난민 사태는 국내에서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 불법 체류자 등 국내 체류 외국인들은 230만을 넘겼으니 사실상 한국도 다문화 사회의 초입에 들어선 셈이다. 그러니 이럴 때일수록 기존 이민자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혐오도, 수용도 경계하며 장기적으로 플랜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그 과정에서 우리는 유럽의 대량이민 아젠다 실패 사례를 두고 그런 전철을 밟지 않게 하기 위해이민자의 대량 유입에 대해서는 단순히 인구 감소세 막겠다는 단편적인 사고방식 하나로 무작정 추진할 것이 아니라 좀 신중하게 나설 필요가 있다.
우파 성향의 저널리스트인 더글러스 머리가 쓴 책으로 2017년 발매 당시 화제작으로 주목받아 베스트셀러 자리에도 올랐었다. <더 타임스>를 비롯해 각종 언론들에서도 추천을 권하는 기사들이 실릴 정도였으며 발매 당시 일부 진영을 제외하고는 꽤나 호평을 많이 받았던 책이다. 한국에서는 2020년에 번역본이 정발되었으며 심지어 2018년에는 헝가리의 총리이자 유럽 내 반(反) 이민 정서 확산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빅토르 오르반이 <유럽의 죽음>을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추천하는 글을 올리기도 하였다.
프랑스의 대권주자였던 에릭 제무르가 쓴 책으로 어찌 보면 그를 유명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한 저작이라고도 볼 수 있다. 정확히는 이민자 문제 뿐만 아니라 68 혁명부터 시작된 프랑스 국내의 자유주의, 세계화의 구호 아래 공동체와 전통이 파괴되어 마침내 국가 자체가 자살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 내용의 전체적인 줄기다. 제무르라는 사람 자체가 프랑스 강경 우익으로 알려진 사람이고 다소 인종주의적인 경향이 있어서 저자의 정치성향에는 동의하지 못할 사람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현대 보수주의와는 구별되는 전통적 보수주의의 정수인 반 세계화, 반자유주의, 반자본주의적 논리가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서양의 대안우파 내지는 전통적 보수주의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한국에서는 꽤나 희소성이 높은 저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