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작은 목소리에 멈출까
나는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에 대해
종종 생각하곤 한다.
우리 모두는 학창 시절,
친구와 속삭이며 비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괜히 더 가까워졌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회사 동료가 내게 조용히 다가와서
“이거 비밀이고 너한테만 말하는데, ㅁㅁ주식이 오른대.”
라고 말하는 순간에도 그렇다.
그 말의 진위보다,
‘너한테만’이라는 한마디에
우리는 조금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내가 하는 일은 복잡하고도, 단순하다.
나는 매달 수십 명 이상의 사람들과 통화하며
그들의 대출 만기를 관리한다.
그 또한 내 일의 일부다.
상대가 아무것도 주지 않는데
그냥 금리를 깎아주진 않는다.
이게 내가 속한 조직의 방식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고객님, 카드를 가입해 주셔야 금리 낮출 수 있어요.
가입하시겠어요?”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내 앞에 앉은 고객에게
바로 옆 사람도 잘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한 목소리로 말하곤 한다.
“(나지막이) 고객님, 다른 분들은 카드도 가입하고, 다른 상품도 같이 하셨는데요.
제가 본부에 말해서 고객님은 카드 하나만 가입하시는 걸로 승인받았어요.
이거 하나만 해주세요.”
내 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조건도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 순간 고객은
잠시 멈춰 서서 내 말을 끝까지 듣는다.
상대를 설득하는 것은 무엇일까.
조금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일일까.
조금 더 큰 혜택을 약속하는 일일까.
어쩌면 그보다 중요한 건,
상대가 잠시 멈춰 서서
내 말을 흘려보내지 않게 만드는 일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큰 목소리에 밀려 움직이기보다,
자신에게만 건네진 작은 목소리에 더 오래 머문다.
나는 아마 앞으로도
크게 말하기보다는
조용히 속삭이는 쪽에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그 작은 목소리를
누군가가 그냥 지나치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