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네스 Jun 27. 2023

부모님 다루는 방법!?  


어린이책 <부모님 다루는 방법을, 일주일 안에! >는 9살 이상부터 읽을 수 있는 책으로 티티우 레코크(Titiou Lecoq)의 글, 페르스발 바리에(Perceval Barrier)의 그림으로, 2023년 5월 나탕(Nathan) 출판사에서 발행됐다. 

어린이책 <부모님 다루는 방법을, 일주일 안에! >  


이 책은 가족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관계를 어떻게 풀 것인가를 보여주면서, 남자아이, 엘리아스가 어떻게 자기 자신을 발견해 가고 성장의 길을 개척해가고 있는지를 그리고 있다. 10살의 엘리아스는 엄마, 아빠 그리고 엘리아스와 같은 나이인 고양이 샤트모슈와 함께 살고 있다.  엘리아스는 컴퓨터 게임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그러나 엘리아스의 부모는 엘리아스에게 일주일에 단 한 번 토요일에 2시간만 허용하고 있다. 엘리아스에게 그 시간은 다른 어떤 것도 불가한 시간이다. 오로지 게임에 몰두한다. 그러나, 자연현상을 거스를 수는 없다. 화장실이 급하다. 어쩔 수 없이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가면서도 휴대용 태블릿을 손과 눈에서 뗄 수 없다. 그러나 화장실 앞에 던져둔 책가방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앗, 참사(!)다. 태블릿이 떨어지고 화면이 깨진다. 어쩌나…?  


그 순간부터, 고양이 샤트모슈는 바빠진다. 샤트모슈는 엘리아스에게 자기가 엘리아스의 부모님의 성향을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10년 동안 늘 지켜봤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서슴없이 엘리아스에게 조언을 한다. 엘리아스의 부모님이 엘리아스를 용서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을 기쁘게 해야 된다고 말이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엘리아스는 고양이 샤트모슈의 조언에 솔깃해진다. 어떻게 해야 부모님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고양이 샤트모슈는 엘리아스에게 “완벽한 어린이가 돼”야한 다고 조언한다. “완벽한!” 어린이가 어떤 어린이일까? 사실상 거의 모든 부모님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바라는 소망, 일 수 있다. 고양이 샤트모슈의 조언은 모든 아이를 모범적인 아이로 만드는 육아에 대한 집합체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방과 후 책가방을 아무 곳에나 던져두지 말 것, 외투를 옷걸이에 잘 걸어둘 것, 밥 먹기 전 손을 깨끗이 씻을 것, 식사를 위해 식탁을 차리고 식사 후에는 식탁을 정리할 것, 물이나 우유를 엎질렀을 때 깨끗이 닦을 것, 치약의 뚜껑을 잘 닫을 것, 방 정리를 잘할 것 등등. 이런 말들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면서 자란다. 그런데 고양이 샤트모슈마저 엘리아스에게 그렇게 하도록, 그래야 부모님이 기뻐하시고 타블릿 깬 것을 용서할 거라고 조언한다. 엘리아스는 어떻게 할까? 



엘리아스에게 “완벽한 어린이 되기” 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부모님을 기쁘게 하고 싶은 마음에 나름 노력을 한다. 일요일,  아침, 부모님의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부모님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몹시 기뻐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주방이 엘리아스가 아침식사를 준비하느라 아수라장이 되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지적하면서 엄마는 언제 좋아했나 싶게 대청소할 것을 선언한다.  저녁,  엘리아스는 부모님 잠자리를 위해 부모님 침대를 정리한다. 부모님은 다시 한번 깜짝 놀라 기뻐 어쩔 줄 몰라한다. 그러나 엘리어스 방을 가보더니 분위기는 금세 반전이 된다. 엘리아스의 방은 엄마 방식으로는 사람이 사용하는 방이 아니었던 것이다.  엄마는 잔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월요일, 엘리아스는 의기소침해하면서도, 부모님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아빠가 핸드폰을 너무 오래 들여다보고 있다고 생각한 엘리아스는 아빠에게 건강을 위해서 좋지 않다고 말을 건넨다. 부모님이 엘리아스에게 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아빠는 엘리아스의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른이라는 이유를 들어서 말이다. 엘리어스는 그런 어른의 세계를 모두 이해할 수 없다. 고양이 샤트모슈는 엘리아스를 보고 있자니 안쓰럽다. 시간은 흐르고 있다. 토요일이 되면 부모님이 태블릿을 확인할 것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화요일, 고양이 샤트모슈는 엘리아스에게 엄마가 회사에서 돌아오면 먼저 뽀뽀를 하라고 조언한다. 엘리아스는 좋은 생각이라며, 실행에 옮긴다. 그날따라 회사에서 몹시 피곤한 일을 겪은 엄마는 지쳐 돌아왔고, 엘리아스는 마음먹은 대로 엄마에게 와락 안기며 뽀뽀를 한다. 엄마는 지친 몸에 엘리어스의 무게에 지쳐 넘어졌지만, 그리 나쁘지 않다. 더불어 잠들기 전 한 번 더 엘리아스는 엄마에게 굿 나이트 뽀뽀를 한다. 성공이다. 엄마는 무척 행복해한다. 

 

수요일, 도 작전은 쉴 수 없다. 엘리아스는 학교를 일찍 마치고 모아 놓은 용돈을 가지고 엄마 목걸이를 사러 간다. 그곳에 가려면 큰 도로를 가로질러 가야 한다. 저녁에 엄마에게 목걸이를 건네자 엄마는 말할 수 없이 기뻐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엄마는 엘리아스에게 목걸이를 어디에서 샀는지, 그곳에 어떻게 갔는지 물어본다. 어린이는  혼자 큰 도로를 가로지르는 것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엘리아스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 이웃집 보모와 함께 갔었다고 말이다. 


목요일, 엄마는 집에 돌아오면서 이웃집에 들려 엘리아스가 전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곤 엘리아스에게 다그친다. 왜 거짓말을 했냐고 말이다. 엘리아스는 말문을 닫는다. 밥도 먹지 않는다. 고양이 샤트모슈가 엘리어스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묵묵부답이다. 토요일까지 정말 며칠 안 남았는데 샤트모슈는 걱정이 태산이다. 


금요일, 엘리아스는 혼자 방에서 무엇인가를 쓰고 있다. 샤트모슈는 궁금했지만, 엘리어스는 여전히 아무 말하지 않고 쓰기만 한다. 이후 엘리아스는 노트를 가지고 밖으로 나와 부모님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제안한다. 부모님은 흔쾌히 반긴다. 

엘리어스는 노트에 적은 것을 바탕으로 부모님에게 말한다. 자기는 부모님을 만족스럽게 할 수 없다고 말이다. 뭔가를 한 가지 하면 그 밖의 다른 것을 가지고 부모님은 엘리어스를 야단치고 잔소리를 멈추지 않을 뿐 아니라, 엘리어스는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한다. 부모님은 엘리어스에게 때론 “다 컸네!” 하다가도 큰 도로를 혼자 걸을 수 있고 건넜음에도 “넌 아직 어려, 그러니 안돼!”라고 엘리아스의 상황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다고 말이다. 엘리아스의 부모님은 엘리아스의 말에 공감을 한다. 자신들이 너무 기준 없이 그들의 기분에 따라 그들의 기준에 따라 엘리아스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판단하고 재단했다는 것을. 엘리아스는 그리고 지난 토요일  타블릿의 스크린을 깼다는 말도 한다. 그러나 그에 대해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집안일을 돕겠다고 덧붙인다. 부모님은 엘리스의 모든 제안을 받아들인다. 


엘리아스는 10살 아이다. 부모님이 정하고 승인한 규칙, 타블릿을 일주일에 2시간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해야 하는 것을 따랐지만, 그럼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핸드폰 혹은 타블릿을 사용하다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요소는 누구에게나 있다. 엘리아스가 어리거나 어떤 문제가 있기 때문에 엘리아스에게만 그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 누구나가 겪을 수 있는 문제이다. 문제에 부딪쳤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사람'보다는 ‘행동’에 방점을 둔다. 타블릿을 깨트린 행동에 방점을 두기 때문에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소홀히 한다. 


고양이 샤트모슈는 기성세대를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엘리아스는 거의 모든 부모님이 바라는 이상적인 어린이가 되려고 애쓰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체험하고 자신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선택한다. 특히 ‘완벽한’이라는 것은 사실상 있을 수 없는 말이다. 주관적인 말이기 때문이다. ‘누가 누군가를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가 누군가를 위해 완벽한 사람이 되기'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더불어 ‘누가 누군가를 조종하고 자신의 목적에 맞게 다루려는 것은 어이없다’는 것을 엘리아스를 통해서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자칫 누군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자신 고유의 성향과 목소리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엘리아스는 혹 고양이 샤트모슈의 조언에 따라 일반적으로 말하는 부모에게 '모범적인 어린이'가 돼보려 했으나 관계는 일방적일 수 없기에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일상에 대한 성찰로 인해 자신 고유의 목소리를 낸다. 

 

어린이문학의 작가는 어린이를 대변하는 대변자이다. 일상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어린이가 어떤 것이든 문제제기할 수 있는 여지들을 보여주고 고민하고 대화로 발생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그 길을 펼쳐야 한다. 엘리아스가 자기 자신을 발견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처럼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내 인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