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의 책으로 다시 본 '실행'의 의미
지난 에피소드에서 스무 살 중반의 제가 겪었던 그 작은 사건과, 어쩌면 뻔한 말이 정답일지 모른다는 깨달음, 그리고 무엇보다 '실행'이라는 두 글자의 무게를 나누었습니다. 글 말미에는 여러분께도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보시라는 제안을 드렸었죠.
그 글을 쓰고 나서 저 또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나부터 실행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문득, 15년 전 저에게 그토록 강렬한 '실행'의 동기를 부여했던 그 책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 책의 정확한 가르침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다시 한번 고개를 들었습니다. 기억은 희미했지만, 원하는 것을 얻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었다는 것만큼은 어렴풋이 남아있었죠. 그래서 그 기억의 조각을 더듬어 비슷한 맥락의 책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제 손에 들리게 된 책이 바로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와튼스쿨 명강의를 담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Getting More) 였습니다.
그 책이 맞을까?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책이 15년 전 맥도날드에서 저에게 커피 한 잔의 용기를 주었던 바로 그 책인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제 기억 속의 그 책은 이미 시간의 먼지 속에 희미해졌으니까요. 하지만 이 책의 첫 장을 펼쳐 읽기 시작했을 때, 저는 정말 적잖이 놀랐습니다. 마치 15년 전의 제가 바로 이 책을 읽고 그런 행동을 했던 것처럼, 이 책의 도입부와 저의 커피 이야기가 너무나도 깊이 맞닿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협상에 관한 기술을 다루고 있지만, 저는 그 이면에서 인생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태도와 실행의 중요성을 발견했습니다. 투자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책은 아니지만, 책에서 강조하는 "목표에 정확히 집중하라",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그들의 머릿속 그림을 그려라", "표준에 얽매이지 말고 항상 더 나은 대안을 찾아라", "작은 신호들을 무시하지 마라" 와 같은 원칙들은, 투자자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지혜였습니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울림을 주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이 독자 여러분 각자의 삶과 투자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간접적이지만 매우 강력한 힌트들을 아주 많이 제공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번 펼쳐보시고, 여러분만의 커피 한 잔을 얻는 실마리를 찾아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실행이 중요한 과학적 이유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토록 '실행'을 어려워하고 중요한 걸까요? 저는 그 중요한 단서 중 하나를 뇌과학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이케가야 유지 교수의 「나답게 살고 싶어서 뇌과학을 읽습니다」와 같은 뇌과학 관련 저서들에서 '실행'의 문턱을 넘고, ‘실행’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통찰을 줍니다.
또한 우리가 왜 때때로 감정이나 즉흥적인 직관에 쉽게 사로잡혀,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비합리적인 선택(이는 앞으로 아카이브에서 소개할 행동경제학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을 내리게 되는지, 그 원인이 되는 여러 인지편향들이 우리 뇌의 어떤 작동 방식에서 비롯되는지를 매우 흥미롭게 설명해줍니다. 즉, 우리의 '실행'을 방해하는 보이지 않는 심리적 장벽들의 정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이죠.
이러한 뇌과학적 이해는 단순히 개인의 의지력을 키우는 것을 넘어, 우리가 투자 결정을 내릴 때 왜 그토록 많은 심리적 오류를 범하기 쉬운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러한 타고난 편향들을 인지하고 조금이라도 더 합리적인 판단과 꾸준한 '실행'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한 단초를 제공합니다.
커피 한 잔의 실행이 저에게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을 뜨게 해주었듯, 이 아카이브에 글을 쓰는 지금의 저의 '실행' 또한 어떤 새로운 것과 연결될지 기대가 됩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실행'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이 '실행'의 깨달음 이후 어떻게 현실적인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