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게 모르게 판치는 고증오류
2000년대 이후 지금까지 봐 왔던 사극 속 고증 오류들은 이 정도다. 그리고 이들 중 상당한 부분들은 공감할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 있지만 정말 못 봐주겠는 부분들을 위주로만 잡았다.)
1. 지휘관은 항상 투구를 착용하지 않고 지휘한다. 설령 투구를 쓰더라도 드림끈을 묶지 않는다.
2. 관아나 궁궐 및 성을 지키는 병사들은 늘 검을 차고 있는 것이 아니라 들고 있다.
3. 근대 이전을 시대 배경으로 한 곳에서 군대가 행진할 때 창병은 항상 창날을 드러내고 있다.
4. 조선 시대의 병사들은 항상 당파라고 불리는 삼지창만을 사용한다.
5. 궁병들이 활과 화살을 패용할 때 허리에 차는 것이 아니라 가방을 메듯 등에 멘다. 그리고 활을 쏠 때 깍지 없이 맨손으로 시위를 당긴다.
6. 포탄은 무조건 터져야 제맛이고 화승총은 무조건 급소나 심장에 박힌다.
7. 지배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밥과 술을 나누어 먹는다.
8. 조선 시대라는 이유만으로 시대를 구분하지 않은 채 감자나 호박, 고추 등이 밥상에 오르내린다.
9. 조선 시대 이전 혹은 조선 시대 초기임에도 상평통보나 말굽 모양의 은 덩어리가 교환 수단으로 사용된다.
10.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주막이 나그네의 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그리고 늦은 밤까지 기생집이 영업을 하며 고위 관리들을 잡는다.
동서를 막론하고 사람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지식을 접하고 있고, 알게 모르게 각인된다. 물론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분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불편하면서도 분명한 사실은 한 번 머릿속에 각인된 지식들이 새롭게 문제로 제기되고 정확한 답안이 나오더라도 잘 고쳐지지 않기 쉽다는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알고 있었거나 늦게라도 잘못되었음을 알고 있을까? 그것이 아니라면 몰랐다는 자체를 넘어서 "그냥 오락물이니까 보면 되고 재미있으면 장땡이다. 뭐하러 그런 것까지 신경을 쓰느냐?" 식으로 무심한 반응을 보일까? 관련 지식을 전부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렇게 말하였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가볍게 대할 문제가 아니다. 그렇게 재미에만 치중한 나머지 이 땅의 역사나 문화와 관련된 요소를 홀대할 때 왜곡은 싹을 틔운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 이를 무렵 체계 전반을 어지럽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이 과연 누구의 책임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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