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억 부를 이룬 MZ세대 투자자는 무엇이 달랐나?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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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1년에 읽는 재테크 책이 200권은 되고 그중에서 주식책은 8할 정도 됩니다. 시중에 나온 모든 재테크 책을 읽을 시간은 없지만 유명한 책은 특히 주식으로 돈 번 사람들이 쓴 성공담은 꼭 읽어보려고 하죠. 궁금했던 게 대부분의 투자서들은 나이가 지긋한 최소 40대 이상의 투자자들이 쓴 경우가 거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주식 투자는 젊은 사람들 이른바 MZ세대가 가장 많이 합니다. 그들 중에 성공한 사람은 없을까요? 에이블의 저자이자 더퍼블릭 자산운용의 김현준 대표는 84년생으로 MZ세대입니다. 12년간 누적 수익률 963%, 1억으로 1200억을 번 인물입니다. 재벌 2세나 게임 창업으로 돈을 번 사람이 아니라면 30대 중에 최고 부자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의 책은 역시 MZ세대 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그들이 단순히 어떤 종목에 투자해서 수익을 냈다는 경험담만이 아닌 인생의 진한 경험, 특히 직업과 직장에 대한 진정성 있는 경험담에 열광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죠. 에이블은 투자서로도 훌륭하지만 제가 체험하지 못한 MZ세대의 직업과 일에 대한 생각과 마인드를 가르쳐주는 의미 있는 책이었습니다. MZ세대와 협업할 사람들에게는 주식 못지않게 그의 일에 대한 경험담이 도움이 될 듯합니다. 그러나 저는 MZ세대와 함께 일할 생각보다는 전업투자자로 성공하고 싶은 심정이라서요, 일단 책을 그가 어떻게 주식으로 큰돈을 벌었는지에 맞춰 분석해보겠습니다.

일단 이 책은 40~50대 슈퍼 개미들이 쓴 기존 주식투자서에 비해서 내공이 밀리지 않습니다. 저는 진짜 고수를 직접 만나지 않고 책으로 만날 때 검증하는 나름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있습니다.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해답, 해답이라기보다는 확신을 주는지 여부죠. 바로 과거에 그랬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역사를 보고 현재를 과거에 대입시켜 보는 나름의 백테스트를 거쳐야 합니다.

모든 주식투자서의 존재 이유는 자신이 투자해서 수익을 올린 종목 이야기가 과연 앞으로도 통할 것인지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확신을 주는 일입니다. 독자들은 확신을 느낄 때 자연스레 통찰력을 얻게 됩니다. 저는 책에서 소개된 업체들, OCI 같이 널리 알려진 기업부터 광주신세계나 리노공업 우리 파이낸셜 등 제가 잘 몰랐던 기업들의 주가를 책에서 소개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흐름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역으로 검증하는 나름의 백테스트 방법이죠. 그 당시엔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기업들을 골랐던 능력이 행운이었는지 철저한 기업 분석과 탐방을 통해 얻게 된 정보력과 판단력의 결실이었는지 그것이 궁금했죠. 물론 저는 기업의 재무제표도 보고 차트도 함께 읽죠. 한국 증시처럼 한 기업이 오랜 기간 경우를 찾기 힘든 시장에서는 과거의 성공담만 믿고 똑같은 종목에 뒤늦게 들었다 낭패를 보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종목이 아난 고수가 종목을 고른 이유를 공부해야 하는 겁니다. 즉 그가 푼 수학 문제와 지금 내가 풀 수학 문제는 다르지만 사용되는 공식은 같다는 점에서 결국은 책을 통해 내가 풀 수학 문제에 대한 응용력과 적용력을 키워야 하는 겁니다.

아세아제지를 2017년에 그가 선택한 근거를 보죠, 그때 중국 정부가 친환경을 확실하게 정하고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면서 한국에 쓰레기가 쌓여가는 시점이었죠. 쓰레기는 늘어나는데 가져갈 수요가 줄어드니 폐지 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아세아제지에는 호재가 될 것이라며 매입했습니다. 실적 발표 때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보이기도 했지만 곧바로 일어난 쓰레기 대란으로 위기를 잘 넘겼습니다. 이후 코로나로 쓰레기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왔고 중국은 빗장을 계속해서 걸어 잠겄죠. 당연히 수익은 좋아질 수밖에 없고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 위기에도 주가는 올랐습니다. 2017년도에 17850원이던 주가가 2021년 6월 6만 1천 원으로 세 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물론 정확히 저점에서 사서 고점에서 판 건 아니지만 중요한 건 그가 예상한 대로 주가와 실적은 움직였다는 사실입니다. 그의 매매 패턴을 보면 한국 증시가 박스피에 갇혀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종목을 팔고 새 종목으로 갈아타기보다 한 종족이 떨어질 때 사고 오를 때 할고 다시 떨어질 때 그 종목을 사는 식으로 같은 종목을 계속해서 ‘떨줍올팔’을 했습니다. 미국처럼 죽죽 오르는 나라는 장기투자 전략이 맞고 한국처럼 오르락 내리락하는 나라는 그의 떨줍올팔 전략이 더 맞습니다. 그는 테슬라처럼 미래 큰 수익이 예상되는 기업에 장기 투자하기보다 실적이 나빴다 좋아진 턴어라운드 기업에 투자해 재미를 보았는데요, 일본의 무라키미 구니오 같은 전설적인 투자자도 턴어라운드 기업에 주목했죠. 한국이 일본과 비슷한 문화와 비슷한 경제 규모, 시차를 갖고 비슷한 길을 걷는 경제 발전 경로를 갖고 있다 보니 확실히 일본의 투자 구루의 조언들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그는 고려대 일어일문학과 출신입니다.

그도 인정하듯이 주가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러나 예측해야 합니다. 그는 상상력과 논리력을 결합시켜 투자하는 기업의 3년 치 실적을 미리 그려보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황 분석과 미국 및 중국 정부의 정치적 싱황까지 진짜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일이죠. 그래서 소위 마바라라고 불리는 증권 전문가들은 예측하지 말고 대응하라고 주문하는데 주린이에게 이 말만큼 공허한 주문이 없습니다. 경험이 많으면 예측하지 못한 일에 바로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은 불가능하죠. 제가 보이게는 자신들이 맞힐 자신이 없으니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주식이라는 개 철저하게 미래 가치로 움직이고 선물 옵션 그리고 선물옵션과 예금을 결합한 ELW까지 세상 모든 긍융 상품이 결국은 미래를 내다보고 현재 시점에서 결정하는 일인데 예측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말도 안 된다는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틀린 예측을 해놓고 하는 이야기가 자기가 무슨 점쟁이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렇다면 자신에게 붙여진 전문가라는 명함도 거부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닐까요? 예측과 관련해서 그가 한 정말 뼈 때리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말을 마흔도 되지 않은 젊은 투자자가 할 수 있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누군가가 예측하고 대비하고 있다면 위기는 절대 오지 않는다. 그리고 위기가 닥쳤을 때 향후 반등을 노리고 투자하려면 그 위기의 한가운데에 있는 종목이 제격이다.”

위기의 순간에는 다들 주식을 팔려하고 그 한가운데 있는 종목은 더더욱 팔아치우려고 하니 주가는 싸집니다. 그래서 그는 코로나 때 항공이나 여행주에 주목한 겁니다, 대학시절 가치투자자 동아리를 열성적으로 했고 벤자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 등 가치투자자를 철저하게 공부한 그답게 적정 주가와 대중의 공포 때문에 괴리율이 발생하면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던 겁니다. 이미 리오프닝 이야기가 나오지만 언젠가는 팬테믹이 끝날 거고 사람들은 전보다 더 많이 비행기를 타고 더 많이 세계여행을 할 겁니다. 이처럼 성공한 투자자가 되려면 과감한 기질이 있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성공한 투자자에게 필요한 자질을 그는 갖추고 있었으니 바로 숫자에 대한 감각입니다. 그는 문과대학 출신으로 수학에 약할 수 있었지만 타고난 숫자 감각을 갖췄다고 합니다. 숫자 감각과 수학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닌데 이런 식이지요, 버킷 리스트를 만들어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 리스트를 죽 적는 일을 많이 하죠. 그는 버킷 리스트를 만들 때 한 가지 더 추가했습니다. 소요 비용을 일일이 계산해 같이 적었습니다. 모든 꿈을 꿀 때 당연히 수반되는 비용을 계산해보는 연습은 자신을 숫자 그리고 주식에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으뜸 비결입니다.

세 번째 그가 이른 나이에 성공했던 이유는 바로 관찰력입니다. 그는 아파트 가격이 제일 비싼 서초동에 살고 당연히 고급 차를 보유한 사람이지만 출퇴근할 때 지하철을 많이 탄답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을 관찰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무슨 옷을 입었나, 휴대폰으로 무슨 게임을 하나 끊임없이 관찰합니다. 그래서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은 적도 여러 번 있다고 하는군요. 세상만사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관찰력이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일에 관심이 없어 오직 주식에만 빠져 차트 해석으로만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을 갖되 항상 다른 사람과 다른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할 것, 세상의 모든 투자 구루들이 강조하는 바입니다.

과감성 관찰력 수리적 사고와 논리적 추론에 의한 예측력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강한 승부욕을 합치면 성공 투자자의 공식이 나옵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2021년 여름부터 2022년 봄까지 하락장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과 어떤 포지션을 택해 수익을 내고 있는지 그 내용이 좀 더 자세하게 다뤄졌더라면 독자들에게 더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책이 좀 두껍습니다. 400쪽 가까운 분량인데 주식책이 도표와 그래프로 거의 절반을 채우는 것과 비교하면 시각자료가 전혀 없습니다. 읽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이는 읽기를 싫어하는 MZ세대에게 조금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제외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저자로부터 정말 배울 게 많은 책이었습니다. 주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 일차 독자지만 창업이나 지금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도 읽으면 도움이 될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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