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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정말 30억까지 오를까?

by 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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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의 가격은 도대체 어떻게 될까요? 왜 인플레이션에서 가치를 발휘해 더욱 가격이 치솟는 게 아니라 거의 1년에 가까울 정도로 하락하고 있는 근본적 이유가 도대체 뭘까요? 진짜 2024년 반감기가 되면 공급량이 급격히 축소돼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가격이 폭등할까요? 도무지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은커녕 실마리도 찾을 수 없기에 닐 메타 아나티아 아가쉐 파스 디트르지가 공저로 쓴 ‘코인 좀 아는 사람’을 펼쳐 읽었습니다. 전작 ‘IT 좀 아는 사람’을 워낙 좋게 읽었던 기억 때문이죠. 세 사람은 코인을 좀 아는 정도가 아니라 내가 아는 코인 전문가 중 최고로 많이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코인에 대해서는 극단론이 팽배합니다. 다음 두 가지 입장을 보시죠.

“비트코인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기 같아 보이지만, 독재자와 소수 지배층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켜줄 수단이다.”/나발 라바칸트(앤젤리스트 창업자)

“비크 코인은 마치 쥐약을 제곱한 것과 같다.”/워런 버핏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반을 넘고 그 반대로 혁명이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다수 존재합니다. 후자가 투자자들이죠. 그들은 강한 믿음이 있기에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도 장엄하게 존버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전고점인 8천만의 회복이 목표가 아니라 5억 심지어 업비트 대표가 예측한 값인 개 당 30억 원을 확신하며 힘들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면 투자를 하지 않는 다수는 비트코인의 진정한 가치는 0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랙 스완의 나심 탈레브, 닥터 둠이라 불리는 루비니,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이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전자는 코인베이스 사장 등 거래소 대표들이죠. 도대체 누가 맞을까요?

그전에 저자들의 생각을 들어보죠.

그들은 2010년 첫 번째 거래소가 개장했을 때 첫 번째 가격이 0.4센트였던 사실에 주목합니다. 2021년 11월끼지는 무려 2000만 배 올랐고 2022냔 9월에도 750만 배가 올랐습니다. 인류 역사에 단기간에 이렇게 많이 오른 투자 수단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론적으로 2010년 400달러(50만 원 정도)를 투자해 비트코인 1만 개를 구입한 뒤 11년 동안 수면제를 목고 잠을 잤더라면 그 돈이 800억까지 불어난 것을 보았을 겁니다. 아마 기절해서 영영 깨어나지 못할 걱정을 먼저 해야겠죠. 문제는 그런 광란의 10년이 앞으로도 또 올 것인지에 대한 예측입니다. 저도 지금처럼 2000만 원을 지지선, 3000만 원을 저항성으로 끝없이 황보 하는 듯한 이런 상황은 결국 깨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2000만 원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투매가 일어나 가격이 급락하며 암호화폐 블록체인 사업이 21세기 초반의 PDA나 3D TV처럼 될 수도 있겠고요, 1억 원을 돌파하며 죽죽 상승하면 30억이 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가능성을 모두 지니고 있죠.

저자들은 사토시 나카모토가 제시했던 비트코인의 원대한 이상에는 적극 공감 합니다. 형체가 없는 디지털 화폐, 사람들이 가진 돈을 보관해주고 장부를 기록하는 은행이라는 주체가 없이 모든 거래가 비트코인 사용자들의 PC에 공유돼 기록의 위변조를 위해서는 전 세게 PC의 50%(최대치죠, 물론 전 인류가 다 쓴다는 전제 하에)를 해킹해야 하는 불가능성 등 너무나 이상적이었다는 평입니다. 그런데 실제는 많은 문제가 노출됐습니다. 실제는 결제수단으로는 전혀 카드를 대체할 수 없다는 한계입니다. 초당 3개가 거래되는 반면 비자 카드는 1초에 4만 5천 건의 거래가 이루어집니다. 결제수단이 아닌 가치 저장 수단 그리고 2100만 개라는 한정된 공급량이 말해주는 희소성은 여전합니다.

비트코인의 그동안의 가격 변동을 보면 2010년 개장해 2012년 6월까지 비트코인 고점은 7달러였습니다. 이후 비트코인은 꾸준히 상승하며 2016년 6월 7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17년에는 무려 15배 상승했죠. 그러다 2018년 대폭락기를 맞은 뒤 2019년 다시 상승했다 2020년 4월 코로나로 300만 원까지 떨어졌죠. 그리고 5월부터 치고 올라가 6월에 1만 달러를 돌파한 뒤 1년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6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중국이 채굴을 금지한 데다 반감기로 매장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가격이 폭락하면서 전기료도 낼 형편이 안 되는 채굴자들은 비트코인 채굴을 줄여갈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현재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의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공모시장은 앞으로 영원히 사라지고 유통시잠만이 남는다면 당연히 유통시장에서 어떤 거래를 해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죠죠.

저자들의 다음 주장은 저자들의 생각에는 앞으로 비트코인의 가격은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수만 달러에 이르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하룻밤 사이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처음에 비트코인은 실제로 컴퓨터 괴짜들의 장난감에 불과했다. 하지만 서서히 사람들은 그것들이 진짜 돈을 뿌릴 만큼 가치가 있다고 믿기 시작한다. 비트코인은 사람들이 가치가 았다고 믿기 때문에 번성한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처음에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이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믿게 하는 선순환을 구축하는 건데 비트코인은 2010년에 1만 개로 피자 두 판을 산 라즐로 하네츠의 사례에서 그 믿음의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결국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 가능성은 이 믿음이 유지되느냐 무너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합니다. 사실 지금은 단순한 인플레이션만이 문제가 아니라 고금리, 강달러 그리고 러우 전쟁이 3차 세계 대전으로 확전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모든 자산이 거의 무너지고 있는 지경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동안 있었던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은 지금의 상황과 분명히 다르죠. 저자들이 책을 쓸 때는 이런 복잡한 변수들이 등장하지 않았을 때라 조금은 낙관론이 더 우세했을 것으로 보이나 지금은 비트코인의 극단적인 추종자들 외에는 대다수가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상황입니다. 심리로 시작한 비트코인의 폭등이 심리의 벽을 만나 폭락했다고 보는 것이 맞죠. 결국 주식 부동산 채권 선물 옵션 등 모든 투자상품은 심리가 중요하지만 비트코인의 미래는 더더욱 심리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1년 전에 나온 전작인 ‘IT 좀 아는 사람’의 판매량이 이 책보다 높은 걸 고려하면 그렇게 쉽게 비트코인이 어둠 속애서 탈출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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