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 시장에서는 에코 거지라는 말이 유행한다죠. 애코 프로를 비롯한 에코 3형제의 주식을 보유하지 못한 사람들을 가리켜 에코 거지 혹은 에코 벼락 거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주식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 이 에코 거지에 해당하시는 분들이라면 세 가지 중에 하나일 겁니다. 삼성전자 반도체가 여전히 대한민국의 희망이라고 믿으시는 분들, 테슬라가 전기차의 최종승자라는 확신이 있는 분들 이분들은 두 주식에 물려 있거나 묶여 있어서 비싼 에크 주식들을 살 여력이 없는 상황일 거고요, 여유도 있는데 에코 주식이 없는 분들은 주식 특히 한국 주식 시장을 여전히 못 믿는 분들이실 겁니다. 하지만 2022년 약세장에 잠시 주식 시장을 떠났다가 2023년 1 월 이후에 다시 주식 시장에 뛰어든 사람 중에 에코 거지는 거의 없지 않나 싶습니다.
에코 프로 3형제의 시가 총액은 42조 원으로 현대자동차보다 많습니다. 에코 프로비엠이라면 양극재의 하이니켈 처리 기술에서 경제적 해자를 지닌 기업이니 높은 주가가 충분히 설명이 됩니다. 그런데 지주 회사인 에코 프로의 주가가 70만 원대로 프로비엠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게 저는 이상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경제 유튜버 런던 고라니가 기막힌 해답을 내놓았는데요, 그가 제시한 가설은 이겁니다.
“그 이유는 네이버 증권이나 MTS의 자동 완성 기능 때문이다. 에코 프로 아니 에코를 치면 가장 먼저 뜨는 게 에코 프로라 에코 프로를 사는 거다. 그 이유는 지금 주식 시장에 뛰어들어 이차 전지를 사는 사람들이 양극재가 뭐 하는 건지, 왜 우리나라의 양극재 산업이 경쟁력이 있는 건지, 왜 전기차가 뜨는 데 자동차 회사보다 배터리 그리고 배터리보다 배터리에 공급되는 양극재 회사가 높은 평가를 받는지 등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남들이 사니까 잘 모르고 주식 매수 버튼을 누르기 때문이다.”
그의 가설이 맞다면 2020년 사람들이 신풍제약 관련 회사인 줄 알고 신풍제지 주식을 매수하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는 이야기죠. 런던고라니는 이 말이 주식 시장이 고점이라고 부를 때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 증권 회사 객장에 스님이 나타나거나 애를 엎고 주식을 사러 온 애 엄마가 나타는 것과 비슷한 징후라고 해석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12일 증시에서는 에코프로가 16.78%나 폭락했습니다. 일단 일단 고평가 되어 있다며 매도를 추천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리포트와 이에 상응하여 고점이라고 판단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매도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겠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이제 에코 프로 주식을 살 만한 사람들은 거의 다 산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의견을 전하면 에코 프로에 최근에 들어가신 분들은 불안을 넘어 공포감에 빠질 수도 있지만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다만 반등과 하락을 넘나들면서 어쩌면 2021년 게임스탑처럼 밈 주식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은 경기보다 주식 시장, 전체적인 주식 시장보다 특정 테마가 훨씬 더 좋은 상황이죠. 조금 이상합니다. 경제학자들은 경기 침체를 넘어 대공황 급 경제 위기를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우리 증시와 비트코인은 이런 경고를 가볍게 비웃으며 우상향 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마다 폴 크루그먼이 했던 명언 “주식은 경제가 아니라”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주가는 경제보다는 수급을 좌우하는 심리에 가깝다는 게 크루그먼의 주장이죠. 앙드레 코스톨라니를 비롯해 많은 투자의 구루들도 동의하고 있죠. 오늘은 일시적인 조정이고 계속 상승할 여력도 있습니다. 저는 그 신호를 책의 구매 트렌드에서 확인하는데요. 베스트셀러 순위 10위 바깥에 있던 박순혁 금양 이사의 책이 다시 베스트셀러 10위 안으로 진입했다는 거는 이제라도 공부해서 이차전지 주식 투자로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속속 시장에 투입되고 있다는 증거죠. 지금까지 역대 주도주와 에크 주식들이 다른 점은 바로 우리나라 주식에도 드디어 팬덤이 등장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차전지 상승의 가장 큰 힘이었던 박순혁 금양 이사는 적어도 대한민국 주식 시장에서 영향력은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미국 나스닥에 미치는 영향보다 큽니다. 저는 그분의 주장에 대부분 동의하지만 여러분이 기다리는 조정장은 절대 안 오니 지금이라도 사라는 주문과 삼성전자주식 당장 팔고 이차전지로 갈아타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말 한 사람의 힘이 한 나라의 주식 시장을 뒤흔들 정도의 영향력이 있다는 점이 조금 우려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