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버드 박스 : 바르셀로나’가 범죄의 장인을 제치고 세게 영화 순위 1위로 개봉 즉시 올라왔습니다. 이미 2018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원작 미국 버전은 역대 넷플릭스 영화 중 베스트 3위에 오른 최고 히트작입니다. 국내에는 원작 소설도 나와 있는데 원작 소설은 판매지수가 극히 낮습니다. 사람들이 영화 보고 만족한 뒤 원작 도서를 안 읽는다는 증거죠.
저도 두 편의 영화만 보았고 원작 소설은 읽지 않았습니다. 바드에게 물어보니 원작 소설은 전 세계인을 자살로 모는 신비의 존재를 외계인으로 설정했다고 하는데 정말 맞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바르셀로나 버전은 원작 영화와 많이 다릅니다. 그냥 온 인류가 갑자기 자살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세게관만 공유하고 등장안물 해석 줄거리 결말 모두 다릅니다. 원작에는 새 장이 중요한 모티브(소설도 마찬가지라고 하네요.)로 등장하지만 바르셀로나 버전에는 새 장은커녕 새 한 마리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비둘기 떼가 등장하기는 하죠. 그리고 가장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 공포를 보이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바르셀로나의 보이는 공포는 바르셀로나와 카탈루니아 탄생 이후 단 한 번도 그 지역 거주민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기독교 재림 에수애 대한 공포로 단정 짓습니다. 카탈루니아 지방은 마드리드와 스페인 남부와 달리 이슬람교에 대한 기억이 없습니다. 무어족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카탈루니아 지방을 점령할 엄두를 못 냈죠. 실제 스페인은 600년 간 이슬람 교 지배 세력과 기독교 지배 세력으로 분리되어 있다가 남부의 기독교아 북부의 기독교도가 힘을 합쳐 스페인을 가장 싱성한 국가로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카탈루니아 지방은 스페인의 어느 지역보다 종교적이고 재림 예수를 믿는 경건한 기독교 국가죠.
보이지 않는 공포에 분열하는 인간이라는 점에서는 산드라 블록 주연의 미국 버전과 같지만 적은 등장하지 않았던 원작 영화와 달리 신심 깊은 신부가 악의 축이며 보는 자로서 악마를 보고도 자살하지 않는 존재들의 리더로 나오죠. 신부는 목사보다도 더 존경받는 존재이며 덜 세속적이고 한국 종교문화와 개신교보다 더 조화를 추구하는 존재인데 스페인의 신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신부는 요한 계시록의 신봉자며 그분이 꼭 재림하셔서 악에 물든 세상을 심판하기를 진심으로 원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 신부는 죽음을 영혼의 구원으로 인식하는 사실상의 사이비 종교 교주였죠. 그 신부는 죽음을 예수의 재림과 무리하게 연결시키고 자살을 적극 장려합니다. 그리고 자살한 딸을 그리워해 이성을 잃은 남자 주인공에게 마치 죽은 딸의 영혼이 말을 걸어 구원된 딸처럼 살아 있는 사람들이 빛을 봄으로써 자살하도록 자살 조력자로 충실하게 일을 하죠. 그러다 그는 삶이 실제 인간의 희망이며 생존이야말로 원대한 신의 뜻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내면의 또 다른 이름이었던 죽은 딸을 거부하고 자신에게 자살 조력자를 시킨 존경하는 신부를 처단하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노골적으로 말합니다. 삶이 아닌 죽음을 찬양하고 죽음을 통해 구원된다는 믿음을 지니고 설파하려는 종교는 그것이 아무리 많은 사람이 믿는 종교라고 해도 사이비 종교로 규정하고 인간의 이성으로 거부하라는 메시지입니다. 사실 연상호 감독의 지옥과 같은 주제의식을 담고 있죠. 어떻게 보면 유신론의 나라에서 찍은 유물론자들을 위한 영화처럼 느껴집니다.
영화는 시각적으로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아름다움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사람들이 떠난 폐허의 도시 바르셀로나에게서도 아름다움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거리에서 사랑하는 존재(당연히 개들도 포함)에게 눈을 가리고 앞으로 진전하는 인간의 무모함은 생존을 위한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대단하고 존엄한 것인지 알기에 저는 그 고투조차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원작은 산드라 블록과 존 말코비치 등 명배우들의 연기에서 발군이었지만 스핀 오프는 원작과는 차원에서 신선한 공포와 신선한 희망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아주 좋게 보았습니다. 시간이 되면 꼭 원작 소설도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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