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장인 vs 샷 건 웨딩
넷플릭스 전 세계 순위를 보면 영화에서 거의 한 달을 독점하던 익스트랙션 2가 드디어 왕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극장 개봉 영화를 냇플릭스로 보려는 경향이 강해 농구 경화 리바운드가 1위지만 토르의 익스트랙션 2를 내리고 세계 1위로 올라선 영화는 바로 ‘범죄의 장인 : Outlaws’입니다. 코미디언 애덤 드바인이 사위로 나오고 장인은 피어스 브루스넌입니다. 장인과 사위가 한 패가 되어 은행을 털고 납치된 아내(브루스넌에게는 딸)를 같이 구한다는 설정은 넷플릭스 아니면 할 수 없는 발상이죠. 장인 사위 은행털이범이라니요. 우리 시각에서는 좀 그렇지요.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이니까요. 그리고 사위는 백년손님이니까요. 저는 이 영화와 동시에 한국에서 지난해 극장 개봉된 뒤 넷플릭스에 올라온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영화 ‘샷 건 웨딩’을 보면서 미국과 한국의 장인과 사위의 관계가 참으로 다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미국은 한국보다 장인과 시위 관계가 훨씬 더 가까워 보입니다. 전반적으로 영화애서 그려지는 모습들이 그래요.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조심하고 신중하게 대하는 것 같은데 미국은 사위를 아들 대하듯이 합니다. 우리는 드라마든 실제 생활이든 사위를 아들 대하듯이 대하는 경우를 거의 못 본 것 같거든요.
미국이나 한국이나 딸의 아버지의 바람은 한결같습니다. 사위가 내 딸을 고생시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겠지만 미국의 장인들은 좀 더 화끈하죠. 로버트 드니로가 장인으로 출연하고 벤 스틸러가 사위로 나오는 영화 ‘미트 더 페어런트’에서 CIA 출신 장인은 사위에게 거짓말 테스트를 통해 “이 사위가 바람을 피울 자질이 있는지”를 알아내려고 합니다. 미국 영화에서는 바람피운 사위를 청부살인하려는 장인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죠. 직접 처단하는 경우도 있고요. 대한민국의 장인은 사위들에게 딸에 대한 헌신도 헌신이지만 경제적으로 안락하고 고생 안 시키는 걸 더 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니라 드라마에 불륜과 혼외 자식 이야기가 그렇게도 빠지지 않고 나오는 배경에는 대한민국에서는 딸을 고생시키지 않는다면 사위의 바람기는 어느 정도까지는 봐줄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었던 결과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요즘 MZ세대 감성은 다를 겁니다.
미국의 장인이나 한국의 장인이나 딸이 부자가 아닌 미래가 없는 루저와 결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공통점입니다. ‘샷 건 웨딩’에서 제니퍼 로페즈의 아버지는 마이너 리그로 미래가 불투명한 새 사위에 대한 실망감 때문인지 사업거이며 악당인 로페즈의 전 남자 친구를 결혼식에 초대하고 말죠. 물론 사위는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굉장히 불쾌했을 겁니다. 아버지는 알 거예요. 딸의 행복에는 반드시 사위가 제공하는 경제적 여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 점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장인과 사위 문화도 바뀌고 있습니다. 일단 딸의 위상이 예전과 다릅니다. 저처럼 딸만 한 명 있는 부모가 너무 많습니다. 이미 한국은 통계적으로 외동딸이 외아들보다 많은 나라가 됐습니다. 딸이 정말 소중하고 귀중해진 거죠. 따라서 한국의 장인들은 딸의 행복을 위해 사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행동할 때는 행동하고 격려할 때는 격려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장인으로서 사위에게 더 친근하게 대하고 정말 가족이라고 느끼도록 배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전에 한국의 장인이 명절 때 사위를 만나면 “자네 요즘 사업은 잘 되나?”만 물어보는 게 전부였다면 앞으로의 장인은 미국처럼 많이 다가가고 많이 말을 걸고 할 겁니다. 그게 딸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말이지요. 가족 관계도 점점 더 한국은 미국처럼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