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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진상 Nov 11. 2023

공매도 금지는 왜 1일 천하가 되었나? 범인 골드만삭스

골드만 삭스는 에코프로비엠 향후 12개월 목표 주가를 12 만원으로 잡고 있습니다. 지금 나흘 동안 폭락했지만 여전히 23만 원 대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골드만 삭스의 9월 21일 보고서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목표 주가를 33만 원으로 잡았다는 사실입니다. 1개월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왜 이렇게 평가가 박해진 걸까요? 이 정도면 1년이 지난 후 지금의 반토막이 난다는 이야기로 에코 주주들은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겠죠. 공매도가 불가하면 풋 옵션을 사라고 지사를 내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갖고 있는 주식은 1년 내내 모두 팔라는 지령입니다. 

골드만 삭스는 정말 대한민국 이차전지가 거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보기에는 이차전지는 이미 중국에게 주도권이 넘어간 레드 오션이 되어버린 시장이라는 거죠. 전기차도 그들이 보기에는 레드 오션입니다. 이렇게 외국인들을 이해하다 보면 왜 테슬라와 애버말의 주가가 출렁될 때마다 우리나라 이차전지 주식이 흔들렸는지 이해가 갑니다. 월스트리트는 우리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전기차가 확정적 미래가 아니라고 회의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전기차 시장이 대세가 되어도 테슬라가 1등이 된다는 보장을 자신들도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미 비야디 리오토가 테슬라를 추월하고 있고 LFP 배터리에서 중국이 지닌 힘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외국인들은 국내 이치전지의 과거와 현재가 아닌 미래에 대해서 의심하고 있다는 이야기죠. 이차전지에 대해서 골드만 삭스가 갖고 있는 전망이 배터리 아저씨가 이끄는 이차전지 동학개미들이 월요일 으쌰으쌰 하며 끌어올린 주식을 단 나흘 만에 제 자리로 돌려놓은 이유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을 비롯, 에코프로 그리고 포스코홀딩스까지 배터리 아저씨가 강력 추천하는 이차전지 종목들은 공매도 금지 첫날 대폭 오르고 그다음부터 죽죽 빠졌습니다. 첫날 상한가까지 오르는 에코프로를 보면서 종목 토론방에서는 이제 열흘만 상한가 행진하면 300만 원까지 갈 거라는 낙관론이 압도하던 분위기였습니다. 어떤 전문가는 공매도 금지 첫날 우리나라 코스피에 상한가 제도가 없었다면 당일로 150 만원까지 올라 전고점을 뚫은 뒤 떨어졌을 거라는 분석을 했습니다. 오르면 오를수록 그동안 공매도를 쳤던 외국인들이 숏 스퀴즈로 매수자로 돌변해 에포프로 주가를 계속 받쳐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은 전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골드만 삭스의 행동이 말해줍니다. 수급에서 외국인들이 개인 투자자를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이차전지 주가는 외국인들이 파느냐 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골드만 삭스가 나흘 동안 판 이차전지 주식아 재가 듣기로는 2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골드만 삭스 이외 모건 스탠리에 일본계 노무라 증권, 유럽의 UBS까지 모두 골드만 삭스와 똑같은 숏 포지션을 취하면서 이차전지가 폭락했고 덩달아 국내 주식도 나흘 만에 2400 언저리까지 후퇴했습니다. 마바라들이 나서서 이번 주 2600은 거뜬히 넘기고 이 달 안에 3000 간다는 주장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끝날 분위기죠. 어떤 증권 전문가는 방송에 나와서 지금 미국 주식 국내 부동산에 투자할 때냐,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늦는다는 특유의 막차론을 펼쳤습니다. 다 웃기는 이야기가 되었죠.   

이차전지 이후에 화요일부터 게임 미용 등이 순차적으로 오르고 다른 종목들은 조금씩 빠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데 주도주가 죽죽 달리지 못하고 돌아가면서 오르고 떨어지는 순환매 장세는 지금 시장이 강세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월요일 폭등은 약세장 속에서 일시적인 반등이었을 거라는 분석에 함을 실어줍니다. 

지금은 3년 전처럼 “모두 모두 주식으로 애국하자”는 국뽕의 힘으로 주가가 오를 상황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유동성 때문이죠. 코로나19 이후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각각 14조 5680억 원·2조 559억 원 순매도한 외국인·기관과 달리, 개인 투자자는 홀로 16조 5057억 원을 사들였거든요. 지금은 빚을 내서 주식 시장에 뛰어들어 주가도 올리고 애국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지금보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이가 커지면 환율은 급락하고 외국 자본은 다 빠져나가 결국 제2의 IMF가 올 수 있습니다.  

결국 정치적으로 선택한 공매도 금지가 처칠과 루스벨트의 노르망디가 되기보다는 히틀러의 마지막 도박이었던 아르덴 대공세가 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예상도 사실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주식에서는 단 하나의 진실, 가봐야 안다만이 통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예측이 아니라 대응하라는 말은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을 에둘러서 한 거죠. 

※이 기사는 괜찮은 뉴스(nextplay.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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