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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진상 Nov 15. 2023

비틀스의 명곡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매카트니 321'

비틀스는 언제나 그리고 누구나 들어도 좋은 최고의 음악이죠. 저는 베토벤과 모차르트 바흐를 포함해서 비틀스만큼 동시대는 물론 후세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뮤지션들에게 영감을 준 아티스트가 나올지 회의적입니다. 그래서 해체된 지 53년이 지난 지금도 비틀스 비틀스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은 비틀스의 렛 잇 비 녹음 과정을 다큐로 찍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최고의 음악 프로듀서가 폴 매카트니와 인터뷰하며 그의 음악의 신비를 밝힙니다.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 TV에서 동시 개봉한 ‘매카트니 321’이란 다큐는 폴 매카트니를 당대 최고의 음악 프로듀서 릭 루빈이 초보자의 입장에서 비틀스의 히트곡들아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가장 친절하고도 섬세하게 과정을 파헤치는 다큐입니다. 루빈이 묻고 폴 매카트니가 이렇게 비틀스의 곡들의 탄생했다고 배경을 설명하는 작품입니다. 한 음악을 이퀄라이저로 악기별로 나눠서 들려주면서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한 음악 다큐를 본 적이 없습니다. 모두 6편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비틀스의 음악이 왜 불멸의 음악인지 그 5대 이유를 뽑아 보았습니다.

1) 비틀스는 흑인 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비치 보이스 척 베리 리틀 리처드 에벌리 브라더스 로이 오빈슨 지미 핸드픽스 제임스 제이머슨 레이 차스 제임스 레이

릭 루빈과 인터뷰하면서 비틀스가 영향받은 그리고 폴 매카트니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이름을 나열한 것입니다. 이 중에서 백인은 비치 보이스, 로이 오빈슨, 에벌리 브라더스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흑인입니다. 비틀스의 화이트 앨범에 수록된 백 인 더 USSR은 척 베리의 ‘백 인 더 USA’를 패러디한 거죠. 맞습니다. 비틀스는 미국 음악 그중에서도 흑인 블루스 소울 그리고 그 당시에는 없었던 펑키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자신만의 음악을 완성해 갔습니다. 그리고 폴 매카트니는 클래식 음악 중에서는 바흐의 음악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했습니다. 비틀스의 팬들이 백인 중장년층 뿐 아니라 흑인 그리고 백인 노년층에게도 어필하는 이유는 바로 이겁니다. 비틀스의 음악은 섞임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2) 매카트니가 시작하면 존이, 존이 시작한 곡은 매카트니가 완성했다

6편에는 평균 10여 곡의 비틀스 곡의 탄생기가 소개되는데요, 어떻게 그 세부 사항을 80대 노인인 매카트니가 기억하고 있는지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마치 당일 아침 존 레넌이 좋은 음악이 생각났다고 기타로 노래 부르는 장면을 그대로 재현해 내더라고요. 역시 비틀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틀스가 소통의 그룹임을 말해주는 가장 좋은 사례는 67년 ;서전 페퍼스 론리 핫 클럽 밴드‘에 수록된 ’어 데이 인 더 라이프‘의 탄생기입니다. 들어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비틀스의 곡은 작곡자가 부르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 이 노래만 유일하게 존 레넌이 인트로 보컬을 담당해서 후반부에 매카트니의 목소리로 이어집니다. 그 이유는 그날 아침 존 레넌이 기타를 치며 매카트니 앞에서 들려준 선율에 맞춰 즉석에서 매카트니가 이어 붙였기 때문에 실은 전혀 다른 두 노래가 하나로 만들어진 거죠. 전반부에 느리게 진행되는 건 존 레넌이라 후반부에 ㅃ르게 진행되다 갑작스럽게 피아노 연주를 멈추는 잔상으로 끝나는 패턴은 매카트니의 장난기가 발동한 겁니다 그런데 이 노래는 묘한 사이키델릭 분위기와 함께 완벽하게 하나로 뭉쳐진 비틀스 최고의 넘버 중 하나입니다. 물론 존 레넌과 매카트니의 관계가 다큐에 주로 소개되지만 이런 식으로 조지 해리슨과 폴, 랑고 스타와 폴의 거의 텔레파시 수준의 소통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비틀스의 노래는 멤버 각자가 시작은 했지만 멤버 모두가 완성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3) 최고의 명반으로 평가받는 서전 페퍼스는 아방가르드의 영향을 받았다

역시 서전 페퍼스 앨범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롤링 스튼스지가 선정한 최고의 팝 앨범 순위 1위를 67년부터 지금까지 죽 유지하고 있는 명반 중의 명반입니다. 이 앨범을 만들 때 폴은 누구의 음악에 강하게 꽂혔을까요? 바로 전위 아방가르드 음악의 대부인 존 케이지의 음악이었습니다. 존 캐이지는 오노 요코 백남준과도 친분이 있었죠. 비틀스의 음악이 67년부터 사이키델릭 하면서 몽환적으로 바뀐 계기는 매카트니가 아방 가르드와 만나면서 시대에 앞서가려는 전위적 요소를 최대한 대중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입니다. 당시로서는 전위적인 요소들은 5번째 다큐의 엔딩 송인 ‘헬터 스켈터’에도 드러나는데요, 그 음악은 아직 블루스로부터 분리되지 않은 헤비메탈의 역사에서 처음 등장한 헤비메탈 음악이었습니다. 물론 비틀스는 록 그룹이지 헤비메탈 그룹은 아니지만 ‘서전 페퍼스’ 앨범에는 새로운 음악의 시도를 계속했기 때문에 지금도 들으면 새로운 음악이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죠.

4) 오노 요코가 아니라 인도를 다녀온 후 그들은 달라져 있었다

흔히 우리는 비틀스의 해체 이유를 오노 요코가 존과 폴을 이간질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큐를 보니까 그게 아니라 비틀스를 변화시킨 건 ‘서전 페퍼스; 다음 해에 있었던 인도 여행 때문이었습니다. 비틀스는 1968년 2월 11일 인도 북부의 리시케시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그들은 마하리시 마헤쉬 요기의 아쉬람에서 초월 명상(TM)을 배우기 위해 갔습니다. 비틀스는 4월 12일까지 인도에 머물렀습니다. 두 달간 비틀스는 영적 세계와 만나고 하나의 영혼이었던 상황에서 네 개의 다른 영혼으로 분리된 혁명적 계기를 만났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CF로도 많이 듣고 거의 누구나 멜로디를 기억하는 오브라디 오브라다(인도 여행 뒤 내놓은 화이트 앨범 수록곡입니다.)가 실은 영적인 노래였다는 거죠. 이 노래는 아프리카에서 쓰이는 요루바어로 삶은 계속된다는 뜻입니다. 가장 신나고 경쾌한 노래 속에 인생의 의미를 담으려고 했던 폴의 각성의 결과죠. 

5) 유독 폴 매카트니의 음악이 귀에 쏙 들어오는 이유

비틀스의 3대 명곡인 예스터데이, 헤이 주드, 렛 잇 비의 공통점은 모두 폴 매카트니의 곡이라는 점이죠. 우리는 비틀스 중에서 폴을 정말 좋아합니다. 예스터데이는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나오는 에피소드 그대로 꿈에서 매카트니가 작곡한 노래를 깨어나서도 계속 기억하면서 노래를 불러 완성시킨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렛 잇 비’ 역시 폴의 어머니 유방암으로 죽은 폴의 어머니(매리 매카트니로 매카트니는 어머니를 생각해 막내딸의 이름을 매리라고 짓기도 했습니다.)가 비틀스의 해체와 조지 해리슨의 일시적 탈퇴로 극도로 힘들 때 나타나서 해준 말입니다. 비틀스의 노래는 아마 우주인이나 다른 평행 우주에서 나타난 사람들도 처음 들어도 좋은 보기 드문 노래죠. 대개 노래는 들으면 들을수록 좋아지는 법이고 처음에는 한 번에 감이 오지 않는 게 정상이거든요. 그런데 폴의 노래는 누구나 인정하듯이 바로 처음애 꽂힙니다. 그래서 폴은 자신이 작곡한 노래가 자신의 무의식에 있었던 옛날 곡의 표절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당시는 인터넷이 없었으니 수많은 나이 든 사람들에게 이 곡 들어 본 적 있느냐고 물어봤답니다. 물론 아무도 아니라고 하지만 그런데 정말 자주 들은 음악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폴의 천재적 재능이겠죠. 처음 듣는 사람에게도 익숙한 멜로디를 만들 수 있었던 경우는 그가 처음이자 그 이후에는 없는(엘튼 존이 있지만 엘튼 존이 매카트니 급은 못 되지요.)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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