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진상 Nov 26. 2023

끔찍하다 그런데 재미있다 ‘갱단 두목이 되는 법’

넷플이 오징어 게임 리얼리티 쇼로 세계를 또 한 번 뒤흔들고 있습니다. 속편이 아닌 전혀 다른 제작사의 리얼리티 쇼인데 한국은 물론 미국 영국 등 전 세계에서 1위를 질주 중입니다. 저는 오징어 게임 리얼리티보다 더 재미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넷플릭스 자체 제작 다큐 ‘갱단 두목이 되는 법’입니다. 알 카포네부터 파블로 에스코바르까지 모두 6명의 갱단 두목이 등장합니다. 국적을 보면 미국이 4, 이탈리아가 1, 콜롬비아가 1 그렇습니다. 미국은 역시 범죄의 나라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미국 인구가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인데 감옥 수감자는 25%로 압도적입니다. 남녀 성비는 압도적으로 남자가 많겠지만 미국 수감자 중 40%는 흑인 남성입니다. 다행히 아시아는 없습니다. 이 시리즈에 잠깜잠깐 야쿠자 이름도 나옵니다. 그러나 범죄는 국력과 비례하는 법, 앞으로 시즌 2를 만들면 몇 년 안에 삼합회에서 언젠가는 나오겠죠.  

미국 4명을 혈통으로 보면 이탈리아계 2 아일랜드계 1 흑인 1명입니다. 이탈리아가 문제네요. 

6명의 갱단 두목은 알 카포네 그리고 리들리 스콧의 영화 아메리칸 갱스터의 할렘의 황제 프랭크 루카스(정말 댄젤 워싱턴아 연기 잘했습니다,)그리고 믿을 수가 없는 기록 살인 지시 혹은 교사 1000건으로 세계 기록을 세운 마피아 두목 살바토레 토토 리나 그리고 80년대 뉴욕 마피아를 지배하며 스타들과 친분을 자랑했던 존 고티, 보스턴 최고의 갱스터로 FBI가 16년을 추적해 체포한 화이티 벌저 그리고 마지막으로 콜럼비아 대통령보다 권력이 셌던 코카인의 황제 에스코바르입니다. 이 중에서 에스코바르는 콜럼비아 군과 미군의 합동 작전으로 팬쓰 바람으로 도망가다 총 맞아 죽었고, 나머지 4명은 모두 감옥세서 사망했습니다. 한 명 흑인 갱단 중에 역대 최강이었던 프랭크 루카스는 살아 있습니다. 시리즈에서 인터뷰도 했습니다. 그 자신이 직접 살인도 했고 미군 유해 옮기는 관에 헤로인을 옮긴 악질 범죄자가 어찌 된 일일까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검찰과 딜 때문입니다. 즉 뇌물을 먹인 경관 및 정관계 인물들을 다 불고 다른 흑인 갱단 명도 다 공개해(그중에는 그의 친동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종신형 대신 그는 징역 11년만 복역하고 가석방으로 풀려 났습니다. 그 덕분에 할렘의 갱단과 마약 밀매는 80년대 완전히 종식됐죠.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이가 뉴욕의 명사로 밤에는 마약과 각종 범죄를 모의했던 존 고티가 뉴욕을 차지했던 거죠.  

결론을 보면 갱단 두목은 절대 돼서도 안 되고 되려고 노력해도 안 되는 직업입니다. 둘 중에 하나니까요. 감옥에서 죽든지, 아니면 감옥 바깥에서 총 맞아 죽든지. 그럼에도 카포네 에스코바르 등이 회자되는 이유는 뭘까요? 80년대 하루에 100만 달러씩 현금이 쌓이며 300억 달러로 사실상 당시 세계 최고의 부자였던 애스코바르(넷플릭스 나르코스의 모델)의 사례에서 보듯이 역시 돈 때문일까요? 아니면 스카페이스 언터처블 등 영화에서 묘사된 카포네의 악마성 때문일까요? 우리는 더군다나 이런 세계적인 갱이 다행히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관객이 필름 누아르와 조폭 영화를 봅니다. 영화들은 때로는 과도하게 갱스터에 몰입하고 일부는 미화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실은 폭력에 열광하기보다 믿음과 배신의 막장 드라마에 열광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갱스터의 세계는 국가 국적은 달라도 성공 방정식은 비슷합니다, 한 마디로 줄이면 믿음과 배신입니다. 처음에는 충성하지만 보스가 되면 속이고 죽이고 훔치고 빼앗습니다. 그리고 정상에 오르면 죽을 때까지 아무도 못 믿습니다. 아들 정도는 믿겠지요. 여섯 명 모두 처음부터 갱스터 두목이었던 건 아니죠. 이인자 시절도 있었습니다. 역사 상 가장 돈을 많이 벌고 영향력이 컸던 에스코바르도 한 때는 충성했던 보스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기회를 만나 그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했죠. 카포네는 공화당의 최악의 실수 금주법이 없었다면, 프랭크 루카스에게는 마약에 절은 베트남 전 참전 군인이 없었다면, 그리고 에스코바르에게 부패하지 않고 힘 있는 정부가 있었다면 그들은 결코 역사 속의 갱스터로 기록되지 못했을 겁니다. 갱스터들은 밀주로 시작해 매춘과 마약 그리고 청부 살인으로 돈을 벌었죠. 그리고 여론이 나빠져 법이 자신의 벌이 수단을 불법으로 규정하면 로비와 협박 때로는 살인으로 입법화를 막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이탈리아의 최강의 마피아 살바토레 토토 리나입니다. 그는 심지어 자신을 추적하던 검사와 그의 부인을 다른 차들과 함께 다리를 폭파시켜 사망시킨 인물입니다. 에스코바르는 미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으려던 대통령 후보를 암살하려고 비행기를 공중에서 폭파시킵니다. 대단하죠.   

저는 갱단이란 게 자본주의 사회주의 이념을 넘어 매춘과 함께 인류 역사부터 존재했던 직업으로 인간이 어떤 제도를 도입해도 없앨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저는 백신이 적응할 수 있도록 몸이 면역을 기억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사회의 면역력을 키우는 일 그게 진정으로 제2의 알 카포네 제 2의 에스코바르를 막는 길일 겁니다. .      

작가의 이전글 샘 알트먼의 MS 이적 그리고 슈츠케버의 항복선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