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이 기사회생해서 8만 전자까지 올라온 건 순전히 승환이 형 덕분입니다. 단 두 마디 삼성전자 HBM 테스트 중이다(퀄리 팡) 그리고 사인 한 장(어푸르브드) 때문입니다. 7만 원 대 초반에서 8만 원까지 올린 건 이재용 회장이 아니라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라는 이야기죠. 그러다 금요일에는 약간 빠졌습니다. 월요일은 보합세였고 화요일 다시 폭발해 종가로 치면 8만 전자 문턱에 섰죠. 기술적 분석이나 RSI 상대 강도 지수 일목균형표 등 지표들은 보지 않아도 지금이 매수 시점이란 걸 보여줄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와 애플의 시총이 불과 2000억 달러까지 좁혀졌는데 이는 사실 젠슨 황이든 팀 쿡이든 어느 누구도 1년 전에는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입니다. 애플이 3조 달러 돌파한 후 4조 5조 달러 돌파도 시간문제라고 보았거든요. 그 후로 애플은 자율주행차 철수 중국 시장 부진 등의 악재를 만나 테슬라와 함께 가장 안 좋은 한 해를 보내고 있고 엔비디아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입니다. 이게 얼마나 드라마틱하고 희귀한 일인가 하면 대한민국에서 75년 동안 변하지 않는 대학 서열에서 1위인 서울대가 연고대가 아닌 중앙대에 1등 자리를 넘겨주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죠.
엔비디아가 3조 달로 돌파하고 MS까지 제치고 세계 1등이 되면 아마 그때쯤 삼성전자도 10만 전자가 될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이 그냥 칭찬 정도로 끝나지 않고 삼전 HBM의 납품을 화락하면 그날로 10%까지 오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8만 원부터 차곡차곡 쌓인 물린 개미들의 심리입니다. 삼전이 9만 6000 원 대에 들어간 개미부터 차츰차츰 떨어지면 8만 원 밑으로 떨어지자 우수수 들어간 개미들이 그동안 받은 마상 때문에 내가 산 가격에 오르기만 하면 당장 팔고 엔비디아나 양자컴퓨터 등으로 갈아타겠다고 밝힌 바 있어 매물이 쏟아져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매물을 외국인들 정확히는 젠슨 황의 지령을 받고 움직이는 골드만 삭스 등의 AI 트레이더들이 매수 버튼을 누르면 개미들도 “이거 봐라” 하면서 “10만 전자 가겠는데”라는 믿음으로 버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10만 전자는 빠른 시일 내에 올 수 있습니다. 1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한다면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4월 말에는 10만 전자 아니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죠. 물론 이 모든 게 엔비디아 발 반도체 훈풍이 여전히 따스해야 한다는 전제를 필요로 하는 개연성 있는 상상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