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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진상 May 25. 2022

매일매일 손실의 역사를 써내려가는 서학개미들의 눈물

미국 주식 시장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어쩌면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 때보다 더 심한 하락이 올 수도 있다는 걱정이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심지어 29년 대공황 이후 최장 기간 나스닥 하락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도 닷컴 버블 이후 나스닥이 6개월 내리 빠지는 건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아마 대부분 테슬라 때문에 2020년 경부터 서학 개미가 되신 분들은 우리나라 박스피와 달리 죽죽 오르기만 하는 미국 증시가 이렇게 무너질 수도 있는가 라는 두려움과 허탈감 속에서 공포의 밤을 보낼 듯싶습니다. 아마 국내 증권사에서 미국 증시 거래를 시작한 게 지금부터 20년 정도 전인 것 같습니다. ‘미국 주식에 미치다’의 장우석 부사장의 첫 직장이었던 리딩 투자 증권이 첫 번째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그때 시작한 분이라면 서브 프라임 모기지 론 때 1차 공포를 겪었겠지만 그 후로 오랫동안 우상향 하는 증시를 보았다가 정말 오랜만에 겪는 하락장일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대부부의 서학 개미들은 처음 겪는 공포죠.   

특히 미국 주식 중에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성장주에 몰빵을 하는 서학 개미들의 계좌는 차마 눈을 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녹아들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대부분의 서학 개미들이 미국 성장주에 장기 투자하는 추세인지라 이들이 당장 투매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이 추세가 계속 지속되면 결국 항복하고 주식을 내다 파는 capitulation이 충분히 올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미국 주식 전문가들이 아무리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개 가격이 상승하고 물가가 상승한다고 해도 이렇게 주가가 빠질 수 있을까 의아해하는데 저도 정말 이해가 안 됩니다. 엔비디아 같은 우량주가 주식이 반토막이 나다니 정말 말이 안 나오는 지경입니다. 실적이든 펀더메털이든 문제가 될 게 없거든요. 엔비디아는 오늘도 4 퍼센트 떨어지며 160 달러 밑으로 내려갈 조짐입니다. 국내 서학 개미 1위 보유 종목인 테슬라도 거듭되는 악재, 상하이 공장 폐쇄, 일론 머스크의 터무니없는 트위터 인수, 그리고 성추문 뉴스 등으로 오늘도 주가가 4% 넘게 하락하며 650 달러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역시 작년 최고가 대비 반토막 났죠. 

서학 개미 중에 테슬라와 엔비디아 없으신 분들이 아마 드물 겁니다. 저 역시 두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데, 저는 테슬람 수준은 아니지만 전기차 시장이 도래하고 테슬라가 경제적 해자를 충분히 갖고 있다고 믿는지라 당장 팔 생각은 없습니다. 엔비디아 역시 기존의 GPU에 메타버스 AI 반도체 등 차세대 먹거리를 3개나 보유한 최고의 기업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역시 5년 이상 장기 보유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건 MS와 애플 정도인데, 올 초 3조 달러를 장중에 터치했던 애플도 시총이 2조 2천5백억 달러로 내려왔습니다. 오늘도 2.87% 떨어지고 있습니다. 마소는 그나마 낙폭이 저어 1.21 % 떨어진 257 달러 선입니다. 시총은 2조 달러 밑으로 추락했고요. 거의 모든 나스닥 종목들이 급전직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내일이 엔비디아 실적이 나오는 날입니다. 암호화폐 가격의 폭락과 이더리움의 업그레이 지연으로 전체적으로 암울한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일도 나스닥이 다시 피바다를 이룰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미국 시장이 결국은 이긴다고 믿는 분들이라면 지금보다 더 좋은 줍중의 기회는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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