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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진상 May 24. 2022

삼성전자를 산 개미들은 정말 호구개미일까?

대한민국에는 두 종류의 동학 개미가 있습니다. 절반은 삼성전자를 갖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삼성전자 주식이 없죠. 그런데 이런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삼전 주식을 갖고 있는 개미들과 그렇지 않은 개미들의 수익률을 비교하면 어떨까요? 물러보나 아나겠죠. 삼전은 지난해 1월 최고가 9만 6800원을 찍은 후 내리막길에 접어들어 전체 코스피 지수보다 더 하락한 30%의 하락률을 보였습니다. 오늘 종가는 6만 6500원으로 2.06 퍼센트나 떨어졌습니다. 이런 지경이니 당연히 후자의 그룹이 더 좋겠죠. 이건 사실 크나큰 비극입니다. 삼전의 국내외적 위상과 동학 개미의 보유 수량을 고려하면 당연히 삼전의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이 행복해져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 기업이 대한민국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게 되었을까요? 

‘반도체 넥스트 시나리오’의 저자이며 반도체 전문가로 자신의 공학 유튜브를 운영하는 권순용 작가는 삼성전자의 문제는 근본적인 경쟁력에 있다며 지난 정부에서 반도체 투자를 게을리 한 점과, 최근 주요 인력들의 퇴사 러시로 삼성전자가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TSMC와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야심을 기울여 투자하고 있는 MPU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파는 이유가 있다는 거죠. 

‘주식 잘 사고 잘 파는 법’의 저자 주식 멘토 김현구 작가는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이 국내 개미를 털어먹기에 가장 좋은 주식이라며 외국인들은 국내 개미들이 지칠 때까지 팔아치우다 마침내 개미들이 항복하고 삼전 투매를 할 때 그때부터 다시 사게 될 것이라고 책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반도체 전문가가 볼 때는 삼성전자의 현재 넘쳐나는 영업 이익 이후를 보장하는 차세대 캐시 카우가 안 보인다는 점과 슈퍼 개미들의 눈에는 개미와 외국인의 철저한 심리 싸움 때문에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의 투자는 새벽 4시에 시작된다’의 저자이며 300억 슈퍼 개미 유목민 작가는 자신이 절대 사지 않는 종목에 삼성전자를 포함시켜 앞의 두 가지 시선과는 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목민 작가는 3년 연속 적자인 회사, CB(전환사채) 및 BW(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일이 얼마 안 남은 기업, 최근 2년간 자기 자본 대비 적자가 50%가 넘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 기업, 관리종목과 환기종목, 스팩주, 우선주에 놀랍게도 삼성전자 주식을 절대 투자하지 않는 종목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산 기업 주가는 떨어질 때도 조금 떨어지지만(지금 같으면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올라갈 때도 아주 느리고 조금씩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주식으로 큰돈을 벌 기회가 원천적으로 없다는 게 투자를 안 하는 이유죠. 저자는 말합니다. 호재에 삼성전자 주가를 사는 사람들은 호구 개미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합니다. 삼성전자 주주들은 ‘도대체 왜 주가가 빠지는 거지’라는 말을 입에 달며 살지만 정보가 압도적으로 많은 기관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럴 이유를 이미 다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주식은 언제부터 다시 오를까요? 어려운 질문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지난 해초까지 유튜브에 나와서 목표 주가 12만 원, 무조건 사라를 외치던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이 갑자기 모두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바이든 방한에 맞춰 조금 반등할 것 같다가도 바로 주저앉는 걸 보니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은 쉬어 보이지 않습니다. 정말 애국심이나 명분만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겠죠. 유목민의 말 대로 모든 사람이 해피한 주식 시장은 역사적으로 없었다는 말이 엄연한 사실일 겁니다. 삼성전자 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삼성전자 주식 때문에 함박웃음을 짓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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