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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예쁘게 비워가는 중.

by 글림

언제부턴가, 외면보다 내면에 더 눈길이 가기 시작했다.
20대의 나는, 반짝이는 외면을 위해 애썼다.
화려한 옷, 정성껏 한 메이크업, 반짝이는 액세서리들로 스스로를 감쌌다.


그렇게 꾸며진 겉모습 속에서 나는 빛나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화려함 안에는 말할 수 없이 큰 공허함이 숨어 있었다.


텅 빈 내면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 화려하게, 더 찬란하게 자신을 포장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이제야 알게 된다.


imani-bahati-ZhoSk8W4lt8-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Imani Bahati


가장 예뻤던 순간은,
그저 나답게 웃고, 나답게 존재했던 그때였음을.

30대가 되어 돌아보니,
꾸미지 않은 날의 내가 가장 진짜였고, 가장 아름다웠다.


지금은 수수한 옷차림에 기본만 한 메이크업,겉모습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실은 귀찮아서 그럴 때도 있지만, 그 귀찮음 속에서 내가 진짜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나를 단단하게 채우는 것’ 그게 무엇일까를 자주 묻는다.

어디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가, 무엇을 할 때 마음이 평온한가,
그 본질에 집중하게 된다.


이젠 걱정, 근심, 불안을 잠시 옆에 놓아두고,
편안함과 여유, 그리고 진짜 ‘행복’을 찾아 다닌다.

삶 속에서 불행을 딛고 행복을 찾기 위한 작지만 치열한 발버둥.

그렇게 찾아 나선 행복들이 하나둘, 나를 감싸기 시작한다.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마음의 수련이 필요하다.


"비움은 곧 채움이다.

내면이 가득 찰수록 외면은 조용해진다."

— 틱낫한


여유로운 마음,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
비우는 법을 배우는 용기. 예전엔 많이 가질수록 좋은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버릴수록, 비울수록, 더 가벼워지고 더 채워진다는 것을.

과하게 드러내지 않는 멋, 조용한 단단함의 아름다움을 이제야 조금 알게 되었다.


못된 습관들을 하나둘 버리고 새로운 습관들을 들이니
비록 가진 것은 많지 않아도 얼굴엔 평온한 미소가 자리 잡았다.


내면이 가득하니까, 이젠 나눌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나는, 마음이 단단하고 따뜻한 사람, 그래서 진짜로 예쁜 사람이고 싶다.


꾸준함이 나를 성장시킨다

-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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