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바다 속, 아무도 없는 그곳에
오직 나만이 홀로 떠다니는 듯한 이 고요함.
숨을 들이쉴 때마다
나는 비로소 살아있다는 사실을 또렷하게 느낀다.
더 깊고, 더 깊은 바다의 바닥은 새까맣다.
어둡고, 막막하고, 때로는 두렵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 어둠조차
아예 존재하지 않는 어떤 미지의 공간처럼
나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수면 위에는 햇빛이 반짝이고
그 아래 어딘가에 나는 머물러 있다.
나는 지금 어디쯤에 있는 걸까?
아마도 중간쯤.
헤엄칠지, 더 깊이 잠수할지, 아니면 떠오를지—
그건 전적으로 나의 선택이다.
나의 의지, 나의 자유.
인생도, 삶도 결국은 같다.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는
내가 바라보는 방향과 내가 움직이는 속도대로
언제든, 어디로든 헤엄쳐갈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그곳을 향해 계속 헤엄치면 된다.
원하는 섬이든, 낯선 바다든, 어떤 길이든.
혹시 길을 잃어도 괜찮다.
다시 다른 길로 헤엄치면 되니까.
지쳐도 괜찮아.
쉬어가도 된다.
그리고 다시 헤엄치면 된다.
계속 헤엄치다 보면
어느새 바다 속을 자유롭게 누비는 한 마리 물고기처럼
나는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리듬으로
이 넓은 삶을 헤엄치고 있을 테니까.
-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