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불그스름하던 단풍이 저물어가고,
차가운 바람이 낙엽을 우수수 흔들어 떨어뜨린다.
분명 한 번 깨끗이 치워 말끔해진 바닥인데,
바람은 또다시 낙엽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완전히 가지들만 남을 때까지,
낙엽은 바람결을 따라
떨어지고 또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오늘 분명 쓸었는데,
내일이면 또 수북이 쌓여 있고,
나는 빗자루를 들고
쓸고, 담고, 다시 쓸고를 되풀이한다.
그리고 차갑고 또 차가운 바람이
조금 더 강해지는 순간,
어김없이 겨울이 찾아와
난방비 걱정을 턱 하고 들이민다.
나는 겨울이 무척 싫었다.
춥고, 아무리 먹어도 배고프고,
왠지 더 쓸쓸하게만 느껴지는 계절이었으니까.
그런데 언제부터일까.
이제는 겨울이 좋다.
마음이 조금은 풍족해지자
겨울이 비로소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어쩌면 겨울은 원래부터 아름다웠는데,
나만 그 아름다움을 외면한 채
바쁘게 지나쳐왔던 건 아닐까.
나는 올해 겨울의 눈을 기다린다.
크고 큰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싶고,
눈싸움도, 눈썰매도—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겨울의 매력을
하나하나 다 경험해보고 싶다.
겨울과 친해지기 위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본다.
그리고 조용히,
겨울의 첫 눈을 기다려본다.
-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