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더’가 나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by 글림

20대의 나는
요가 매트 위에서, 스피닝 페달 위에서
숨이 턱 막히는 순간마다 이렇게 말했다.
“여기가 한계야.”


3개월, 6개월 끊어둔 회원권은
어느 순간부터 가지 않는 약속이 되었고
고통은 벽처럼 느껴졌다.


그땐
그 벽을 넘는 법보다
그 앞에서 멈추는 법을
먼저 배웠다.


사실은 알고 있었다.
벽은 뚫을 수도 있고,
돌아서 오를 수도 있다는 걸.


하지만
높다, 어렵다, 힘들다—
감정이 늘 생각보다 앞서 있었다.


그렇게 몇 해가 흘러
일 외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일에서 집으로, 집에서 다시 일로.

걷지 않으니
활력도, 체력도, 기분도
조용히 가라앉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피로는 계속 쌓여만 갔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렇게까지 피곤할 수가 있나?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다르게 살고 싶다고.


30대의 나는 달라졌다.


더 건강하게, 더 활력 있게.
운동 중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무조건 할 수 있어. 하나만 더.”

이 한마디가
나를 앞으로 밀어준다.


운동을 하며 가끔 신기해진다.
예전의 나였다면
분명 힘들다고 멈췄을 순간에
지금의 나는 버티고 있다는 게.


약했던 과거보다
지금의 내가 더 강하다는 믿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를 잡자
운동의 고통은
벌이 아니라 성장의 증거가 되었다.


그리고 몸은 정직하게 답한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보이지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결국 한계란
세상이 정해둔 선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잠가둔
작은 감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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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스스로 멀리 보지 못하게 했던.

그래서 읽는 게 중요했다.

읽는다는 건
다른 사람의 생각과 지식을
내 안으로 들이는 일이니까.


그 작은 문장들이
물감처럼 번져
천천히 나에게 스며들었다.


좋은 책과 좋은 글은
좋은 영향을 남기고,
조금씩 읽고 배우며
마음을 단련했던 시간들이
운동과 만나 시너지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더 단단해졌다.


요즘의 하루하루는
자신감이라는 망토를 두르고
조금 더 가볍게 흘러간다.


이제는 안다.
나는 생각보다
훨씬 멀리 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그러니까 오늘도

하나만 더.

웃으면서.
내 한계를 살짝 감탄하면서.


더 좋은 생각,
더 넓은 시야,
더 많은 경험을 위해

오늘도
읽고,
움직이고,
배운다.


-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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