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나는
퇴근하면 곧장
필라테스 하러 다시 ‘출근’한다.
곤히 잠들어 있던 몸을 깨우며
조용히 말을 건다.
“잘 잤니? 이제 일어날 시간이야.”
으라차차,
굳어 있던 어깨와 허리.
구부정해진 몸을 다시 펴기 위해
부들부들, 덜덜거리며 애써본다.
C 같던 몸을
조금씩 I 같은 몸으로 만들기 위해.
신기하게도
아무 변화도 없을 것 같던 시간 속에서
변화는 얼굴부터 시작됐다.
미세하게 쏙 들어가고,
활력이 돌아오고,
피곤이 쌓여 “피곤~ 피곤~” 노래를 부르던 내가
어느 순간
“맑음~ 맑음~”으로 하루를 건너고 있다.
바른 자세로 앉기 위해
컴퓨터 앞에서도
자꾸 나를 점검한다.
“어라, 오른쪽으로 기울었네?”
왼쪽으로 무게를 살짝 옮기고
또 한 번 자세를 바로 세운다.
물처럼 마시던 커피는
도저히 끊을 수 없으니까
하루 한 잔만,
정말 너무 피곤한 날에만 허락해준다.
대신 진짜 물을 많이 마신다.
식당에 가서도
음료 대신 일부러 물을 고른다.
고여 있던 생각들을 비워내기 위해
생각 속에 머무르기보다
행동을 선택하고,
행동 뒤에 따라오는
‘해냈다’는 감각,
작은 성공들이 쌓일 때마다
조용한 행복이 피어난다.
그렇게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고
계속 반복한다.
꾸준히, 꾸준히.
꾸준히와 친구가 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서.
마음에 닿은 글은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고,
함께 읽고,
책을 읽으며 피어난 생각들은
나만의 문장으로 다시 써보고,
자연을 가만히 바라보다
영감이 떠오르면 또 적어보고,
느림 속에서 피어난
작은 행복들에
감사를 배운다.
그렇게 하루를 살다 보면
차곡차곡 쌓인 나의 삶이
행복은 크지 않아도
자주 온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된다.
아등바등 돈을 좇고,
일에만 매여
시간에 쫓기듯 살던 때보다
지금은
천천히 비워내며
내면의 나와 친해질수록
삶의 활력이 더 커지는 느낌이다.
“행복이란 이런 거구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무언가를 더 잘하려 애쓰기보다,
완벽해지려 하기보다,
경쟁하고 앞서가려 하기보다,
이미 충분한 하루를
충분한 시간들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고,
감사해할 때
비로소
그동안 살지 못했던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금이 제일 좋다.
이런 게 사는 맛이구나.
내가 어떤 감정과
어떤 기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하루의 결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된 요즘,
쫓고 쫓기는 삶이 아니라
만들고, 머물고,
조금 느려도 괜찮은
이런 예쁜 하루를
오래오래
더 만들어가고 싶다.
-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