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는 꽃과 같다
꽃몽우리 에서
꽃이 활짝 피어 있을 때는
나비와 벌이 스스럼없이 다가와
왔다가도, 머물다가도
꿀 을 남김없이 가져가라며
기꺼이 내어준다
꽃이 모두 질 즈음
다시 나비와 벌이 다가오면
아무것도 내어주고 싶지 않다
이미 줄 것들은 다 주었고
남은 것은
속이 비어버린 자리뿐이라서
그래서 더 단단히
틈 없이 닫혀 버린다
쓸쓸함 속에서 메말라가고
차가운 칼바람이
꽃잎을 하나하나
흔들어 떨어뜨려야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가 되어야
줄기만 덩그러니 남아야
모든 게 사라지고 나서야
오해라는 이름의 무거움도
함께 떨어져 나간다.
그리고 계절이 지나
다시 꽃잎이 활짝 필 때
또다시 나비와 벌이 다가오면
꽃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반가워한다.
상처를 잊어서가 아니라
다시 피어났기 때문에
이렇게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사람 사이의 거리도
어쩌면 이와 같아서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적당한 틈
그 사이에서
서로의 결을 해치지 않도록,
-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