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필라테스. 출첵.
이번 주는 월, 화, 수, 목.
오늘은 수요일이니까, 목표 요일 거의 완성.
오늘도 가고, 내일도 간다.
그런데 몸이 투덜댄다.
아니, 거의 반항 수준이다.
괜히 간식이 당기고,
배는 계속 꼬르륵,
당 떨어져 후들후들.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
그래도 오늘은
육체보다 정신이 한 발 앞선다.
"따라와라, 몸뚱어리.
정신이 지배한다."
누구와의 경쟁도 아니다.
오롯이 나와의 싸움.
그동안 너무 편하게 살았다.
움직이지 않고,
따뜻하게,
뒹굴뒹굴 데구루루.
그래서 이제는
조금 힘들게,
조금 더 열심히
몸을 움직여본다.
비틀어도 보고 버텨도 본다!
계속 반항하는 육체를
끝까지 데리고 간다.
안 쓰던 근육들이
엉덩이와 허벅지에서
찢어질 듯 아우성친다.
복부는 왜 이렇게 힘이 없을까.
체형 하나하나를
이제야 느낀다.
골반은 왜 이렇게 틀어져 있었고,
승모근은 왜 늘 성이 나 있었을까.
숨겨져 있던 골반뼈가
마치 화석 발굴하듯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척추, 중심, 옆구리까지.
흐트러졌던 자세가
천천히 깨어난다.
어제는 유난히 힘들었다.
필라테스는 가끔
고문 같기도 하지만,
끝나고 나면
정말 개운하고, 정말 시원하다.
나와의 싸움에서
육체를 내가 다스릴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쁨이 된다.
통제되지 않을 땐
맛있게 먹어도 죄책감,
누워 있어도, 앉아 있어도
체력은 계속 떨어진다.
그 느낌이 이제는 싫다.
변화하고 싶었다.
더 밝아지고,
더 좋아지고,
무엇보다 건강해지고 싶었다.
너무 잘 먹고,
너무 잘 눕고,
너무 푹 쉬었던 내가
이제는
조금 더 움직이려고,
조금 덜 먹으려고,
꾸준히 나가려고 애쓴다.
그 모습이
스스로 기특하다.
고통을 이겨냈다는
짜릿한 성취감에
나 자신이 조금씩
자랑스러워진다.
이제는
‘못 할 것 없다’는
마음가짐도 생겼다.
호흡은 가벼워지고,
몸도 조금 더 가벼워지고,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다.
꾸준함은
절대 거짓말을 못 한다.
늦어도 괜찮다.
계속, 오래—
그러다 보면, 영원히.
오늘도 갈 생각에
괜히 설렌다.
-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