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에 대하여

SAVE

by 이지현


싸이월드를 들어가 보았다. 20대 초반의 내가 막연히 잘 될 거라는 꿈을 안고 써내려간 미래의 나의 모습이 있었다. 25살의 대학을 졸업해 방송 작가로써 일을 하고 있고, 30살의 나는 5년간 벌어둔 돈을 갖고 외국에 가있었다. 그리고 내 옆에는 나의 꿈을 지지해주는 든든한 배우자가 있었다. 읽어보면서 참 맑고 헛된 꿈을 꾸던 그 당시의 내가 귀엽고 또 측은했다. 34살의 나는 방송 작가로써 일을 한 경력이 없고, 외국에 갈만한 돈도 모으지 못했으며, 나의 꿈을 지지해주는 배우자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꿈을 이뤄내는 방법은 모르고 -알면서도 나는 어리니까 괜찮다며 회피한 것일 수도 있다- 마냥 높은 이상만 가지고 있던 어린 시절의 나, 이미 시간은 흘렀고 그 시절로 돌이킬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이 현실을 잘 살아내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지금의 내가 맘에 든다. 옛날에는 특별히 좋은 일이 일어나야 그날이 행복한 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 일이 없는 평탄한 나날들이 행복을 영위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내가 어떠한 위험도 없이 지내고 있다는 뜻이 되니까. 요즘 나의 꿈은 나중에 50-60대에 나의 젋은 시절을 돌아봤을 때 내 삶에 후회도 없이 열심히 살았다고 평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열심히 돈을 벌고, 아끼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어렸을 때 나의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작가’라고 대답을 했다. 지금 나는 어딘가에 속해서 ‘작가’라는 호칭을 듣고 있으며 내 지성과 갖고 있는 재능을 글 쓰는데에 쏟는다. 벌이는 나오지 않지만 나는 분명히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고 그렇기에 작가라는 꿈은 이룬 셈이다. 내가 이룬 이 꿈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목표들을 세우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다 보면 20대 초반의 내가 가지고 있던 꿈들은 자연스럽게 내 앞에 다가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벌어놓은 돈으로 외국에 가서 살고, 나의 꿈을 지지해주는 배우자가 있는 삶은 소박하고 쉬운 꿈이다. 지금은 꿈을 그려 놨으니 그 꿈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과 방법을 알고 실천해야 하는 때이다. 성경에는 세월을 아끼라는 말이 있다. 뭐, 내 해석이지만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라는 말로도 이해할 수 있겠는데 아낀다는 것은 그 대상을 사랑해야 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열심히 살아내서 내 꿈을 잡을 것이다.


요즘 좋아하는 영 단어 중에 save가 있다. 절약하고 아낀다는 뜻도 있지만 ‘구원하다’라는 듯도 포함한다.

내 시간을 아끼고 절약하다 보면 이 시간들이 나를 구원하는 일이 있으리라 믿는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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