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의 시작을 돌아보며
나이가 들면 더 이상 재미있는 게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세상은 너무나 흥미로운 것 투성이었다. 내가 그 재미를 모르는 것뿐이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눈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르다. 모두 똑같은 눈으로 세상을 보지만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구도가 보이고, 빛이 보이며, 마치 자신의 눈이 렌즈가 된 것 마냥 줌을 해서 보기도 한다. 그들에게 풍경, 사람, 계절의 변화가 어떻게 보일까?
글을 좋아하고 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르다. 그들은 평면에 적힌 글 너머에 있는 상상의 세계를 보고 감성을 느낀다. 시공간의 여행자가 되어 세상을 누비는 것이다. 글을 읽는 사람모두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 해상력이 크게 다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다르다. 누구나 음악을 듣지만, 음악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들은 숨은 소리마저 듣고, 섬세한 목소리의 변화와 감정의 변화를 ‘감상’한다.
도대체 같은 세상을 사는 것이 맞을까? 할 정도로 아는 것, 좋아하는 것에 따라 세상이 달라 보인다. 이런 게 ‘세계관’이 아닐까 싶다. 세계관이 넓은 것은 분명히 좋다. 좁고 깊은 것도 좋겠지만 적어도 내 성향은 아니다.
간단하다. 자기 자신을 다른 세상에 넣는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의 귀를 가지고 싶다면, 그들의 세계에 나를 넣어야 한다. 재즈, 클래식, 힙합 내가 모르지만 무언가 다른 사람들이 환호하고 좋아하고, 깊이 빠져는 것을 듣고 배우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렵다. 지속하지 못한다. 듣던 거 듣는다. 듣던 거 듣는 게 뭐 그게 큰 문제겠느냐만은, 삶을 지루하게 느끼고 권태적인 행위를 반복하고 전반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가지는 것은 결국 본인 몫이다.
그러고 싶지 않다. 삶의 아름다움과 환희를 다채롭게 느끼고, 동일한 감각을 느끼는 사람들과 이어지고 소통하고자 하는 것은 본능이다.
나는 다만 역설적인 서로 다른 본능의 충돌에 의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와 같은 생각들은 ‘일상’ 그 자체에 대한 생각을 많아지게 했다. 작은 생각의 변화였지만 실제로 일상의 구성이 바뀌고 감각이 바뀌어졌다. 삶이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그렇게 의도적으로 신경을 써서 살다 보니, 몇 가지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일상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그 세운 계획이 실제 루틴이나 할 인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는데 그러한 도구가 없었다.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는 기록이나 할 일을 하면, 그것 자체가 나의 추억인데 그것을 모아서 돌아보기 어려웠다.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계획대로 못하기 마련이다. 그럼 뭘 못했는지 추적이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과정이 친구나 가족에게 공유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SNS는 맥락과 주제가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도와 과정을 전달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나는 SNS에 글 쓰는 것을 어려워한다!)
나는 개발자이지만 스타트업의 CTO로 일하고 있었어서, 직접적인 개발보다는 관리직이었다. 내 안에는 여전히 항상 개발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도구를 만드는 것에 열정과 희열을 느끼는 것, 그것이 내 세상이었다. 벌써 4년 차를 넘어섰을 때쯤, 마침 일상의 불편함을 직접 해결해 봐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일상의 운영’을 위한 나만의 앱을 만들기로 한 것이었다. 나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거의 거의 1년간 이 앱을 개발하였고, 다행히도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앱이 되었다. 물론 생계걱정을 해게되었지만 말이다.
가장 좋은 도구는 직관을 활용해서 바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하고 심플해야 한다고들 한다. 그에 비하면 이건 해설이 필요할 정도로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않다.
내 앱을 다른 사람들에게 사용해 보라고 권하거나 홍보하지는 않았다. 모든 도구가 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며 누구에게나 적합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것에는 내 이야기가 있다. 어쩌면 그 이야기가 최종 목표 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소개를 한다면 앱을 보여주기보다 내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었고 그게 이 책의 정체이다.
도구 그리고 그것에 담긴 이야기 그게 전부다.
안녕하세요 김태현입니다. 프롤로그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저 또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정말 큰 즐거움입니다. 이에 한 가지 제안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제안드리고 싶은 것은 앱을 직접 사용해 보십시오. 이 글이 작성되는 시점에는 아직 앱에 튜토리얼이나 설명이 없기에 도구로서의 흥미를 못느낄 수도 있겠습니다만, 연재되는 글에 따라 앱을 봐주세요.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걸 실제로 만져보고 피드백을 할 수 있는 것은 조금 더 입체적인 즐거움일 것입니다. 아쉬운 부분이나 좋은 혹은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구현했을지 말해주세요. 색다른 소통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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