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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그릿 박종숙 Mar 04. 2023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용기

[가재가 노래하는 곳_영화]


산책하는 길 새소리가 들리고 내 마음은 자연의 품에 포근히 안긴 듯 평온함을 경험한다. 직장에서 일하다 잠시 창문으로 보이는 자연의 모습을 온전히 온몸으로 즐기며 걷고 있다. 최근에 넷플릭스에 올려진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봤는데 스토리도 재미있었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영상이었다. 영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은 1969년 노스캐롤라이나의 바클리 코브 지역에서 '체이스 앤드루스'의 시신이 발견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누군가 살해했다는 정황이 밝혀지고 마을의 보안관은 습지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카야'를 체포한다. 한순간에 살해범으로 몰려 수감당한 그녀를 찾아온 국선 변호사 '톰 밀톤'은 그녀를 변호하겠다고 한다.


'카야'는 변호사 '톰 밀톤' 에게 자신이 습지에서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서 화면은 그녀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간다. 16년 전, 폭력적인 아버지를 피해 집을 나간 그녀의 어머니, 그 이후로 언니와 오빠가 차례로 집을 떠났고, 결국 어린 카야 혼자 아버지 옆에 남게 된다.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간 카야, 배고픔 때문에 갔지만 차림새가 지저분하다는 이유로 놀림을 당해 학교는 다니지 않지만, 한동안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진다. 그러나 엄마에게 편지가 도착한 날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린다. 편지를 보고 분노한 아버지는 집에 남아있던 엄마의 물건들을 모두 불태우고 자취를 감춰버린다. 그날 이후 혼자가 되어버린 소녀 '카야'는 어떻게 습지에서 살아남았을까? 그리고 그녀는 체이스의 죽음과 정말 관련이 있는 걸까?


유력한 용의자였던 카야는 훌륭한 '톰 밀톤'의 변호, 알리바이와 사람들의 증언 덕분에 무죄로 풀려날 수 있었다. 그 후 카야는 '테이트'와 습지에서 함께 지내며 사랑을 나눴고, 여러 권의 책도 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된 두 사람, 오래전 어머니를 그리워하던 '카야'가 먼저 세상을 떠났고 혼자 남은 '테이트'는 그녀의 일기장을 살피다가 '체이스'가 항상 차고 다녔다는 목걸이를 발견하게 된다. 뒤늦게 카야의 비밀을 알게 된 '테이트'는 영원히 진실을 감추기 위해 습지에 목걸이를 던진다.

내용이 지루하지 않게 연결되어 몰입감 있게 영화를 시청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 발견된 시체, 습지 소녀, 그녀가 그곳에 혼자 살아야만 했던 이유들, 그녀의 사랑 이야기는 한 여인의 삶과 역사가 녹여있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그 여운이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마지막 한방, 체이스의 범인..'포식자는 죽여야만 한다.' 결정적인 증거인 목걸이가 그녀의 일기장에 있는 것을 보고는 제대로 반전의 장면을 느꼈다.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좋았던 것은 그녀의 그림과 글이 책으로 나오는 장면이다. 세상 학문을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자연을 통해 보고 배운 것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씀으로 돈도 벌었지만 그녀가 살아야 할 이유, 그녀로서의 삶을 발견하게 되고 아픈 상처도 치유받았으리라 생각한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 보니 여전히 그녀의 기록이 책으로 출판될 때마다 내 마음도 즐거웠다. 급한 마음이 날 더욱 분주함으로 몰아넣을 때 마음을 정돈해야겠다. '월든'처럼 살 수는 없을지라도 자연과 사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쓸수록 내 삶의 모든 것에 민감해지게 되고 관찰하게 된다. 언젠가 그녀처럼 그림도 내가 도전해 보고 싶다. 그 일도 매일 연습하는 수밖에는 없다. 지속하는 삶, 끝까지 버티는 삶은 바로 자신도 남도 살리는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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