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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그릿 박종숙 Mar 03. 2023

여행작가님과의 만남

여행은 멈춰도 사랑은 남는다..

직장 내 북 콘서트에 '채지형 작가님'이 오셨다. "여행이 멈춰도 _ 사랑은 남는다"라는 책을 읽고 작가님을 만나보고 싶었다. 사인을 받고 싶은 사람은 오전 11시 전까지 책을 미리 갖다 놓으라고 했다. 일 처리를 하다가 11시가 넘어 헐레벌떡 콘서트장에 도착했는데, 마침 작가님이 들어오셨다. 명함과 함께 놓인 책들 위에 내 책을 올려놓았다. 책 곳곳에 포스트잇으로 표시하고 밑줄을 그어놓은 내 책을 보더니, 자기 책을 사랑해 줘서 고맙다며 환하게 웃는다.


책 내용에 대한 강의보다는 곧 올 봄소식을 전해주셨다. 벚꽃축제로 유명한 대한민국에 유명한 명소를 소개해 주었다. 소개해 주시는 장소들마다 너무 아름다운 벚꽃 모습에 명불허전이 따로 없었다. 경남 하동 '쌍계사 십리 벚꽃길', '대청호 벚꽃길', '경주', '제주' 등 명소와 벚꽃 사진을 보여주셨다. 


AI가 가장 추천하는 벚꽃축제 추천 명소는 어딘가요? 다양한 지역들이 나왔지만 겨우 작가님의 힌트를 듣고 큰소리로 손들고 '경주'했다. 덕분에 선물도, 사진도 찍었다.


여행을 꿈꾸지만 길 위의 시간을 별로 갖지 못했다. 손꼽긴 하지만 여행을 다녀오면 내 마음은 별처럼 빛났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저자와 함께 여행하며 '언젠가 나도 가봐야지'라는 다짐을 하게 된다. 여행하면서 만난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들과의 만남,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내게 여행 철학 책과 같은 이 책에서 언젠가 길 위에서 만날 사람들과 자연의 감동을 고스란히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어린 시절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그곳에 대한 생각의 만남보다는 쇼핑에 열을 올린 적도 있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일까! 여행에서 쉼을 얻고 그곳만의 찐한 경험을 누리고 싶다. 그 경험이 기록이 되어 내 인생의 자양분으로 잘 만들어 가고 싶다. 남편에게 말했다. 내 은퇴 선물은 나 혼자 여행을 다녀올수록 시간을 주는 거야!!


책 읽기를 좋아해서인지 코사무이에 있는 '라이브러리 호텔'도 가보고 싶고, 타이 북부에 '매파루앙'이라는 정원도 방문하고 싶다. 30년 전만 해도 아편으로 빼곡했던 그곳은 태국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어머니인 스리나가린드라 왕비가 일흔이 넘은 나이임에도 피폐해진 그들의 모습을 보고 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행동으로 옮겼다. 가장 필요한 것은 생계수단을 마련해 주는 것임을 알고 아편 대신 꽃과 식물을 재배하도록 했다. 쉽지 않았지만 왕비의 진정한 노력에 그곳은 멋진 정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스토리가 있는 정원이었기에 기억에 오래 남는다. 매파 루앙 정원에 가면 <지속성>이라는 이름의 작품이 우뚝 서있다고 한다. <지속성>은 성공의 열쇠이다. 무엇을 하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속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매파루앙'처럼 변할 수 있다. 


저자가 부모님과 함께 했던 여행부분도 기억이 남는다. 아마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해드리고 싶어도 해드릴 수 없는 마음 때문에 이 글이 내게 더 스며들었다. 긴 세월이 지난 만큼 부모님과의 추억이 단편적으로 기억될 때가 많다. 약간 왜곡돼 남아있기도 한다. 그때 글을 썼더라면 그 글과 사진들을 보면 그때의 행복을 기억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록하지 않으면 잊힌다'라는 작가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멀리 여행을 할 수 없다면 국내 여행은 어떤가? 책 속에 저자가 소개한 곳으로 가보고 싶은 곳은 '담양'이다. 7월에 담양에 가서 '백일홍'의 황홀함을 실컷 향유하고 싶다. 그리고 유명한 임실치즈 맛도 체험하고 싶다.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치즈는 특히 나이 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니 건강을 위한 여행도 계획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작가님의 강의를 직접 듣고 운 좋게 퀴즈도 맞히어 여행책도 선물로 받았다. 풍성한 여행 소식만큼 내 마음의 별을 빛나게 해 주셔서 좋았다. 자그마하지만 단단한 작가님의 내공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글도 말도 예쁜 작가님처럼 나도 언젠가 이런 여행책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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