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드림그릿
어느덧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쌀쌀한 기운이 아침 옷깃을 올리게 되네요.
어제 사온 도토리 묵이 보이길래 간장을 맛있게 만들어 찍어먹었어요.
묵을 먹다가 예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나서 써보기로 했지요.
가을이면 다람쥐들은 바쁘게 움직입니다.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입에 물고 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다람쥐들은 도토리를 까먹는 대신 땅속에 슬며시 밀어 넣고는 흙으로 덮어버립니다.
배가 부른 다람쥐들이 나중에 먹으려고 땅 속에 감춰놓는 것이지요.
그런데 다람쥐는 자신이 묻어둔 도토리를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겨우 몇 곳만을 기억한다고 해요.
저도 요즘 깜박깜박하는 다람쥐들도 인간의 모습과 비슷하네요.
먹을 수도 없는 도토리를 땅속에 감추느라 얼마나 수고했을까?
과연 다람쥐의 이런 행동은 헛수고일까요?
사실 생태학적으로 보면 이런 행동이 무척이나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다람쥐가 땅속에 묻어둔 도토리가
세월이 지난 싹을 틔워 커다란 도토리나무가 되면
훗날 다람쥐의 새끼들이 먹고 살아갈 맛있는 도토리가 무성하게 열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음 세대가 쓸 지구환경을 미리 빌려 써서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살아가기 쉽지 않은 세상이라고 합니다.
다람쥐가 사람보다 위대하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우리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 중에는
무의미하게 끝나는 일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반대로, 당장은 무의미한 일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흘러 매우 중요한 의미가 되는 일도 있습니다.
지구 위기를 인지하고 준비하는 일 또한 그러합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와 '무의미'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가 쉽게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인지, 무의미한 일인지'는
우리가 맞이할 시간과 상황들,
또 다른 사람들 속에서 다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진심을 다해하고 있다면,
당장은 무의미해 보일지라도 언젠가는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돈이 되어야만 가치가 있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나 당장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 혹은 먼 훗날에
사람들이 소중하다고 여기게 된다면,
그 일은 매우 가치 있는 일입니다.
결국 가치 있는 일은 돈을 창출해주기도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기버'의 삶을 살고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돈의 주인이 자신이 아닌,
함께 나눌 때 오히려 배가되어 돌아오다는
중요한 진리들을 경험한 분들이기에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토리묵을 통해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묵이 되기까지 묵의 삶이, 묵의 역사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