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외로워질 때..

by 드림그릿

by 드림그릿 박종숙

점심시간을 어떻게 보내세요? 출근할 때도 내 가방에는 하루에 읽을 책이 2~3권 들어있다. 주로 점심식사를 간단히 하고 혼자만의 독서 삼매경에 빠진다. 운동이 부족할 경우는 걸으면서 유튜브나 강의를 듣는다. 나만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오후 시간을 준비한다. 그런데 오늘은 왠지 혼자 밥 먹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와 밥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싶었다. 나만의 은폐의 시간을 즐긴 대가로 막상 점심 먹을 사람을 찾으려니 다들 약속이 있단다. 평소 한두 명 물어보고 안되면 혼자 식사를 택했을 텐데 오늘은 끝내 고집을 부렸다. 다행히 함께 식사할 사람들을 찾았고 우린 이렇게 식사를 하게 되었다. 오랜 오래간만에 같이 밥 먹고 수다 떠는 시간이 좋았다. 물론 그들은 갑자기 끼어둔 내가 불편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난 이기적인 걸까!! 뒤늦게 글쓰기를 공부하면서 읽어야 할 책, 글쓰기 과제, 걷기 등 내 삶의 챙김이 중요해졌다.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려면 많이 피곤했고, 선배가 되니 오히려 후배에 대한 부담감, 괜한 말이 오해를 부를까 봐 조심스러웠다. 그동안 혼자 식사하고 책 읽는 시간들이 너무 사랑했는데, 갑자기 오늘은 외로워진 걸까! 갑자기 외로움을 얘기하니 지난날 내 모습이 생각났다. 결혼이 늦어졌다. 마흔에 결혼했으니 싱글 생활에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이었다. 그때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가까운 식구들도 없는 상황이니 교회에 가는 것 말고는.. 덕분에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다. 그런데 근원적인 외로움이 해결되지 않았다. 가족이 필요했다. 다행히 난 결혼을 했고 가정을 이루었다.


그렇다면 남편이 나를 구해준 걸까!! 둘 다 외로운 상태였고 결혼을 원했으니 서로 구해준 걸로 하는 것이 좋겠다. 결혼 후 외로움은 해결되었을까? 물론이다.. 사실 신혼 초에는 약간 외로웠다.. 뭔 소리 나고!! 시부모님이 우리 아파트 바로 앞에 사셨는데 남편은 부모님께 자주 갔다. 남편 직장 퇴근이 늦은 편이라 저녁은 주로 혼자 먹었다. 그것도 모자라 남편은 퇴근 후 시부모님께 들렸다가 새벽 1시 가까이에 들어올 때도 있었다. 부모님과 이런저런 얘기하다고 오느라 그랬단다..


늦은 나이에 결혼한 믿음 좋은 아내였던 나는 남편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신혼초 임신을 생각할 즈음 난 자궁근종과 내막증으로 수술까지 받게 되었다. 사실 더 외로웠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난 외롭지 않다고 말하는 거지! 결혼 전이 더 외로웠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건 삶이 힘들어서 결혼 후에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신경 쓰이고 눈치 볼 가족이 생겨서이다. 어떤 때는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생긴다. 남편이 광명에 계신 부모님께 가있으면 잠시 쉼이 생긴다. 그래도 자상하지만 지나친 남편이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잔소리쟁이지만 우리 가족의 중요한 사람이다. 지난날 외로움을 생각하면 오늘도 겸손해진다.


직장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하며 살까 하며 여기저기 기웃거렸고, 아직 재능이 그다지 없어 보이지만 성실한 나를 알기에 뒤늦게 글쓰기 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자격증도 따놓았다. 디지털 튜터와 그린 인플루언서인데 혹시 필요한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일도 하고 가족도 챙겨야 하는 나로서는 자격증이 크게 언제 쓰일지는 잘 모르겠다. 최근에 장강명 작가의 글과 강의를 들었다. 그가 소설가가 되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사이트를 얻었다. 일본은 노인인구가 늘어나면서 뒤늦게 작가가 되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했다. 한국은 일본을 따라가는 추세라 우리나라도 점점 그럴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난 제대로 길에 들어선 것이다. 글 쓰려면 매일 책을 읽고 쓰기를 연습해야 한다. 최근에 소설에 도전해 보고 싶다. 어떤 소재가 있어서는 아니지만 그래도 엉뚱한 꿈이라도 꾸니까 삶의 의욕은 생긴다.


이제 내게 맞는 직업이 뭔지.. 난 왜 글을 써야 되지..라는 고민은 하지 않겠다.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왜 글을 써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일의 방향에 대한 성찰은 끝났고 이제 남은 것은 책 읽고 매일 쓰는 것이며 나를 다듬어 가는 것이다. 그래 10년을 바라보자.."세월.. 금세다.".라는 말도 있듯이..


욕심을 부린다면 직장 은퇴 전에 책을 출간하고 싶다. 아니 신춘문예든 어디든 당선되고 싶다. 해보자.. 할 수 있다. 믿음은 어디다 버리고 걱정부터 하는가? 하나님께 기도는 어디에 있는가!!

내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다. 100세시대니까.. 글 읽고 쓸 수 있는 위대한 일에 동참할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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