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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그릿 박종숙 Apr 13. 2024

정여울 작가와의 만남, 마음을 치유하는 인문학과

살바도르 달리의 '창가에 있는 소녀'

국립세종도서관에서 '도서관의 날' 기념 특별 강연으로 '정여울 작가님'을 초대했다. 작가님의 책을 여러 권 읽은 데다가 글쓰기 온라인 강의까지 들은 적이 있어서, 완전 팬심으로 신청했다. 주제는 "마음을 치유하는 인문학과 예술의 힘"이었다. 사회자가 작가님 소개 중에 심리학자로 소개하자 정정하셨다. 자신은 국문학을 전공했고, 문학평론가, 작가이지 심리학자는 아니라고 하셨다. 다만 개인적으로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거의 혼자 심리학을 공부했었다고 말했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회복된 경험을 토대로 저자의 책에는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심리치료가 많이 들어있다. 그녀의 문학세계를 풍성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 오늘 그녀가 들고 온 책은 '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이다. 저자가 이탈리아와 런던, 로마 등 세계 유명 미술관에서 마주한 그림들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며 치유하고, 다시 힘을 내어 살아간다고 말한다. 처음에 작품을 만나면 놀랍고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다가 나중에는 평온함을 느낀다고 한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단다. 우리가 명화들을 감상하고 음악을 듣기 위해 비싼 돈을 지불하는 것도 예술이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책에는 유독 해외여행을 통해 경험한 내용이 많다. 한국을 벗어나면 우리는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잠시 자유로운 영혼으로 있을 수 있을까? 지금까지 살면서 규범을 어기고 행동한 적이 없다. 착한 모범생으로 살아왔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깨트릴 마음도 없다. 그러나 저자처럼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 아직까지 혼자 여행해 본 적은 없기에 나의 버킷리스트가 되어버렸다. 


작가는 자신 안에 알 수 없는 결핍감을 치유받은 곳은 낯선 도시의 미술관이었다고 한다. 문학은 공기처럼 물처럼 내 곁에 있는데, 미술은 책으로만 봐서는 결코 그 느낌이 손에 잡히지 않아 반드시 가서 봐야 느낄 수 있었다. 글을 쓰려면 낯선 곳으로 떠나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 낯섦은 나의 늘어진 세포를 깨워서 나의 오감을 활성화시킬 것이다. 최근에 직장 일로 힘들 때 나는 글이 잘 써졌다. 하고 싶은 말도 있었지만, 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나의 모든 슬픔을 잊고 몰두하게 하는 나의 Bliss는 무엇인가? 


어릴 때는 '바다'를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지금은 완전 육지 사람이 되어버렸다. 내가 일찍 직장을 나간다는 소식을 들은 후배는 내게 말했다. "언니! 글을 계속 쓰실 거잖아요. 좀 더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해서 글에 담아보세요."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 것 같다. 현대인이 추구하는 기쁨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것이지만,  'Bliss'는 내면의 기쁨, 삶을 치유하는 기쁨이라고 말했다. 사람마다 자기가 가진 도구가 있을 것이다. 세상에 위축되지 않고 자신을 표현함으로써 나다움을 찾아가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Follow your Bliss. 당신의 기쁨을 따라 살아라



작가님은 글쓰기를 하다 보면 원고 마감일을 지키느라 밤을 새울 때가 많지만, 글쓰기는 늘 내면의 기쁨을 준다고 했다. 자신의 내면에 예쁜 벽돌집을 지은 것 같다며, 우리에게 끝까지 글을 쓰라고 권면하셨다. 또한 자신이 쓴 글을 남에게 보여 줄 용기가 필요하며,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인은 대체적으로 남의 눈치를 많이 본다. 이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기쁜 일을 하는 게 행복의 시작이라고 했다. 아직 아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끌어내어 '나다움'을 만들어야 한다. '나다움'이란 '개성화'라고 할 수 있는데 자신만의 창조적인 삶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님에게  '글쓰기'란 용사가 매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날카로운 창이나 칼에 해당한다고 했다. 용사가 매일 자신의 창과 칼을 잘 다루지 않으면  전사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작가는 아무리 슬럼프가 찾아와도 어쨌든 매일 썼단다. 바로 자기 자신을 신화 속의 전사라고 믿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단번에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간혹 6주 만에 글쓰기 완성이니 하는 문구에 현혹되지 말라.  글쓰기는 힘들다. 그러나 즐겨라. 자신 안의 눈부신 잠재력을 깨울 수 있는 무기가 가질 수 있도록 계속 꿈을 꾸어야 한다.


지난번 직장에서 다른 직원과의 불편한 관계로 마음고생을 했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내 안에 들리는 부정적인 자책이었다. 마음이 힘드니 몸으로 그 증세가 나타났지만, 그때 나 자신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회복할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감정의 쓴 뿌리를 키우고 있었다. 바로 직시해야 했다.


"지금 네가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니?"

"너는 너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니?"

"그 직원에 대한 너의 감정은 어떠하니?"

"화가 나면 네 감정을 표현해도 좋아."


무너진 나의 정체성을 다시 점검하고 일으켰다. 내가 나를 무너트릴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난 '초보 작가'다. 언제든지 글로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예전에 고 박완서 작가님이 하신 말이 생각난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소설 속에서 너를 표현하겠다고 생각하니 견딜만했다고 한다. 내가 겪었던 모든 일상들은 글쓰기로 표현될 수 있다. 그런 마음이 드니 갑자기 용기가 생겼다. 내게 글쓰기라는 무기가 있는데 겁내지 말자. 글은 정직하니까.


앞으로 내가 쓰고자 하는 글쓰기의 방향은 따뜻하고 희망을 주는 글이다. 그러려면 더 많이 읽고 쓰기를 게을리해서는 안되겠다. 정여울 작가님의 글쓰기 특강을 통해 깨달은 것은 글쓰기는 분명 힘들다는 것이다. 쉽게 가는 길은 없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축적의 시간을 갖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도 귀를 열고 나를 변화시켜 나가리라. 당신의 'Bliss'를 찾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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