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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정 May 29. 2022

산촌에 내 집짓기(5)

귀촌 준비 8년 만에 드디어 내 집을 갖는다!

오늘은 대문에

지금 한참 짓고 있는 제 꿈의 집을 올려봅니다. ^^


나흘 전 사진입니다.

6일간의 갑옷 입기(거푸집 만들기)를 마친 후

콘크리트 타설까지 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제 태양과 비와 바람에게 몸을 맡긴 채

잘 굳어지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남았네요.


그러고 나면 

저 무겁고 답답한 갑옷을 벗겠죠?

유로폼과 철근을 칭칭 감고 있는 모습이

철갑을 두른 듯하여

갑옷이라고 표현해봅니다. ^^;;


긴 양생의 시간을 지나고 나면 

집의 모양새가 드러나겠죠.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니 

이곳이야 말로 전원주택입니다. ㅎ



지난가을 토목공사를 필두로 시작된

저의 집짓기!!


35평의 층고 높은 단독주택을

2억 이내로 짓기 위한

저의 고군분투를 지켜봐 주세요. ^^


모두가

내 집을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바랐던 대로

내가 생각한 예산으로

짓는 그날을 위해~~~!!


집 주변에 핀 찔레꽃입니다.


본격적으로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첫 수확물을 거두며 즐거웠던 것도 잠시.

평화롭던 어느 평일,

읍사무소에서 연락이 니다.


 '농막 신고를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왜냐고 물었죠.

신고내용 확인차 현장에 방문하였는데

TV에 냉장고까지 갖춰진 곳이라서

이건 농막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거였습니다.


아니,

농사를 하려면

밥도 먹고 쉬기도 하고

주말에만 오니까 잠도 자야 하는데

그깟 TV, 냉장고가 문제인가요?

화천이 좋아서

잘 살아보려고 돈까지 들여 농막을 지었고

머지않아 완전히 이주해

터전으로 삼으려는데

이 정도는 있어야 우리도

먼길 달려올 즐거움이 생기는 거 아닐까욧?

...라고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만


완성된 데크 위에 파라솔을 펴니 진정한 전원 세컨드 하우스가 완성된 것 같습니다.


ㅠㅠ

그래도 이건 신고 접수를 할 수 없다며

그냥 놓고 쓰라는 겁니다.

헉!

적법하게 살고 싶은데

불법하며 살라고??


시원하게 볼 일 보고

뒤 안 닦고 나온 기분이랄까요!

뭐, 그럼 어쩔 수 없지요.

우린 불법건축물을 버젓이 놓고

꽃 심고 나무 심고

채소 심고 수확하며

그렇게 나름의 전원생활을 즐겼습니다.



그러나!

또 한 번의 역경이 찾아오죠.

이번에 평일의 평온을 깬 건

한전이었습니다.


'거기 농막이요. 그건 농막 아니고 주택이던데요?'

'그래서요...?' ㅜㅜ

'주택용 전기로 바꾸셔야 합니다!'

'안 바꾸면요?'

'지금까지 농사용으로 받은 할인금액에 

벌금 가산된 금액 다 납부하시고 

계량기 철거합니다.'


아고 무서워라...

결국 


"주택용으로 바꿔주세요. 죄송합니다."


바로 꼬리 내립니다.

아쉬운 건 우리니까요. ㅠㅠ


그렇게

잠깐 받은 할인의 혜택

아련한 추억으로 남기게 됩니다.

ㅋㅋㅋ


세상에나... 이제는 이렇게나 많은 디자인의 전원주택이 생겨버렸네요. 선택의 폭이 넓어졌어요.


참고로

농막의 간단 정의를 올려봅니다. ^^




<6편에서 계속됩니다.>

#산촌 #귀촌 #귀농 #내 집짓기 #건축 #인테리어 #화천 #농막 #땅 #2억 #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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