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과 물고기들

이 수영장은 누구의 것인가?

by Lucasjang


어느 마을에 큰 수영장이 하나 있었다.

처음엔 물이 가득 차 있었고 물고기들은 자유롭게 헤엄쳤다.

깊은 곳도 있었고 얕은 곳도 있었지만, 어디든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물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고 물고기들은 여전히 헤엄쳤다.

조금 더 힘을 주면 돼! 요즘 물살이 좀 세네? 정도로 생각할 뿐이였다.


수영장 관리인은 말했다.
"물고기 여러분, 더 열심히 헤엄치세요. 그러면 괜찮습니다."

물고기들은 지느러미를 끄덕였다. 그리고 더 빨리 지느러미를 저었다.


얕은 곳의 물고기들이 먼저 바닥에 닿기 시작했고 그들은 당황했다.

"왜 여기만 바닥에 닿지?"


깊은 곳의 물고기들은 말했다.
"그건 네가 노력이 부족해서야. 우리 봐. 우린 아직 괜찮아."


얕은 곳 물고기들은 부끄러워했다. 그리고 더욱 필사적으로 헤엄쳤다.


어느 순간, 수영장은 두 구역으로 나뉘었다.


깊은 구역: 아직 물이 남아 있다. 물고기들은 "우리는 살아남았다"고 생각했다.

얕은 구역: 물이 거의 없다. 물고기들은 바닥을 기며 숨을 헐떡였다.


깊은 구역 물고기들은 얕은 구역을 보며 말했다.
"저들은 게을러서 저렇게 됐어."


얕은 구역 물고기들은 깊은 구역을 보며 말했다.
"저들은 원래 운이 좋았던 거야."

그 사이 물은 계속 빠졌다.


어느 날, 한 물고기가 물었다.

"물은 어디로 가는 거지?"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다 나이가 지긋히 먹어 보이는 물고기가 지혜롭게 말했다.
"배수구를 봐보게."


모두가 수영장 바닥을 내려다봤다.

구석에 커다란 배수구에 회오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물은 그곳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배수구를 막으면 되잖아!"


하지만 배수구쪽으로 향하기엔 깊은 곳에 위치했고 배수구 주변엔 관리인이 쳐놓은 그물이 넘실거렸다.

젊은 파란 물고기 하나가 용감하게 내려갔다.


그물을 헤치고 배수구에 닿으려 했다. 하지만 그물에 걸렸고 재빨라 보이는 노란 물고기가 달려가 그물을 끊어줬다. 젊은 파란 물고기는 지느러미가 몇가닥 뽑힌채 무리로 돌아왔고 엄마는 눈물로 그를 맞이 했다.

모두가 박수쳤다.
"우리는 서로 돕는 착한 물고기들이야."


하지만 배수구는 여전히 열려 있었다.

그 다음날, 물은 더 빠졌다.


이제 깊은 구역 물고기들도 바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제야 그들은 깨달았다.
"아, 우리도 결국..."


얕은 구역 물고기들은 말했다.
"이제 알겠어? 우리가 게을러서가 아니었잖아."


깊은 구역 물고기들은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우린 몰랐어."


하지만 사과로는 물이 차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날, 수영장은 완전히 말랐다.

물고기들은 물기가 사라진 바닥에 숨을 팔닥이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관리인이 지나가며 말했다.

"여러분이 열심히 헤엄치지 않아서 이렇게 됐습니다."


물고기들은 항변하고 싶었다.
"배수구를 막았어야 했잖아요!"


하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물이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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