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오스트리아에서 존버의 길을 선택했는가?
오스트리아 티롤(Tirol)의 슈와츠(Schwaz)
'걸어서 세계 속으로' 같은 여행 방송에 조차, 방영조차 안될 이 시골마을..
오스트리아라는 나라도 나에겐 큰 매력이 없던 곳.
그런데, 난 왜 이곳에서 살고 있는가..?
처음부터 난 이곳에 살 생각은 없었다.
내가 외국에 산다고 해도, 내 리스트에는 오스트리아 조차 없었다.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그 이후에 유럽 국가에서 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지역에서 살고 싶다' 정도였다.
위에 보이는 사진과 같이, 산 많고 Inn강이 흐르는 정말 심심해 미쳐버릴 거 같은 이곳에서,
다행히도 미치지 않은 채 n년째 존버 중이다.
주변 지인들은 우리 동네 사진을 보곤
"우와 진짜 알프스다" "풍경인 곳에 사네! " "미세먼지 하나 없어 보인다!!" "거긴 사계절 다 이쁜가 봐?" 등
사진만 보면 이쁘지.. 멋있지.. 바로 액자에 담고 싶은 풍경들이 쏟아지지
자연 말고는 뭐가 없는 이곳.
그럼에도 내가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곳에서 결혼했기에 ㅎㅎㅎ
오스트리아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결혼하고 한국에서 지낼까?라는 생각을 안 한 건 아니다.
이건 우리 둘의 미래가 달린 문제라, 깊게 생각해봤다.
일단 나는 2016년부터 외국에서 살기 시작했다.
그리고 17년 그를 만나, 17년 말부터 연애를 했고,
18년, 떨어지기 싫어 워홀 비자를 받아 이곳에서 살아봤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경력단절
한국에서도 내세울만한 학력이 있거나 전공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그냥 사무직.
2020년 1월, 결혼을 했고,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로 그 치열한 취준생을 한다는 게 자신이 없더라.
남편은 이곳에서 본인 적성에 맞는 일을 잘하고 있는데.. 월급 따박따박 나오고! 잘릴 일 없는데
나는 경력단절, 기사회생 불가라고 생각하여 내가 이곳으로 오기로 결정!
그리고 서로의 모국어가 한몫했다.
이곳에 처음 살면서, 독일어를 배우는데.. 그 스트레스는 정말 어마 무시했었다.
남편의 가족들은 독어하라고 닦달하고.... 하...?
내가 배우며 겪은 스트레스를 혹시라도 그가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컸기에..
(시댁과 언어는 따로 한번 다뤄야지...^^)
아무튼, 그렇게 지루한 오스트리아 시골에서 존버가 시작되었다.
비엔나였음, 내가 계속 집순이였을까?
상황 다 무시하고 한국에서 신혼생활을 했다면 얼마나 달랐을까..? 싶다.
이젠 어쩌겠는가?? 한국 가서 자리 잡긴 더 늦었다.
그냥 이곳에서 존버 생활 시작했으니.. 끝을 보련다.
'존버는 승리한다' ㅋㅋㅋ 나도 승리 한번 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