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175~178
등자는 말과 인간의 새로운 공생 관계를 가져 왔으며, 이 공생 관계는 새로운 무기와 새로운 도구를 가져왔다 ; 한 사회는 도구가 아니라 합체에 의해 정의되는 것이다.
L'étrier entraîne une nouvelle symbiose homme-cheval, laquelle entraîne en même temps de nouvelles armes et de nouveaux instruments ; une société se définit par ses alliages et non par ses outils.
젊은 시절, 키 작은 내가 다리 좀 길어보이겠다는 강한 의지로 신고 다니던 하이힐의 기원은, 말 탄 기사들이 등자에 발을 잘 고정시키기 위한 발명품이었대나. 말탄 기사들은 하이힐 덕분에 더 강력하게 말과 합체되어, 말 위에서의 균형과 지지력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키 작은 내가 하이힐과 합체되었을 때, 내 몸통의 척추는 부자연스럽게 구부러진 채 점점 더 비틀려졌을 뿐이다. 또 몸의 무게 중심이 불균등하게 쏠린 내 발바닥 한 가운데에는 굳은 살이 배기지 않은 날이 없었는데, 이 십 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흔적은 남았다. 그리하여 나는 요즘도 이따금, 발바닥의 굳은 살을 뜯으며 옛 추억에 잠기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