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98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417~420

by 미르mihr



('연결접속'과 '결합'의 차이) 탈코드화되고 탈영토화 된 흐름들이 서로를 활성화하고 공통의 도주를 촉진시키는... 방식을 가리키는 것이 '접속'이라면, 흐름의 '결합'은 오히려 흐름의 상대적 정지를 가리킨다.


La «connexion» marque la manière dont des flux décordés et déterritorialisés se relancent les uns les autres, précipitent leur fuite commune... la «conjugaison» de ces même flux indique plutôt leur arrêt relatif...






오래전에 <<접속>>이라는 한국 영화가 있었다. 영화 속에선 그 시절 SNS인 PC통신으로 두 남녀가 '접속'한다. 라디오 방송국의 어떤 PD가 전-여자 친구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었는데, 그 음악은 다른 어떤 여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하여 여자는 PD에게 다시 '접속'한다. 그런데 이 '접속'은 들뢰즈-가타리가 말하는 '접속'보다는 '결합'에 가까운 것 같다. 지금 내가 관심 있는 것 하나를 검색하면, 그와 관련된 온갖 것이 - 그러나 단지 그것에만 관련된 온갖 것만이 - 내게로 오는 것처럼, 전 여자 친구가 좋아하던 음악을 좋아하는 다른 여자를 만난 그 남자는, 아마도 계속 같은 비슷한 음악을 듣게 될 것 같아서다.


오래전 또 다른 한국 영화 <<정사>>는 좀 다르다. 한 유부녀가 자기 동생의 약혼자를 만나는 순간, 둘은 서로 마치 번개 맞듯, 눈이 맞아버린다. 동생의 남자를 만나기 전 여자의 삶은, 그야말로 평온하고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이었다. 단지 지루할 뿐. 그러나 번개 맞은 나무가 불길에 타버리듯, 둘의 만남은 각자 이루어 놓은 삶을 파탄에 이르게 한다. 둘은 각자 따로따로 비행기를 타고, 먼 나라의 어떤 도시들로 각자 떠나간다. 번개 맞은 신체들은 과연, 새로운 세계에서 새로운 방식의 접속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도 파탄의 결과 그들이 만나게 될 미지의 세계는,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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