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09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463~466

by 미르mihr



비정상적인 것은 종이나 속과 관련된 특성들과 관련해서만 규정될 수 있다. 그러나 특이함은 다양체와 관련된 어떤 위치 혹은 위치들의 집합이다.


L'anormal ne peut se définir qu'en fonction de caratère, spécifiques ou génériques ; mais l'anomal est une position ou un ensemble de positions par rapport à une multiplicité.






가끔 서울에 다녀올 때면, (서울에서 태어나 결혼하기 전까지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사람들의 다양한 차림새와, 특히 평소 마주치기 어려운 외국인과 청년들이 한가득이다. 길도 복잡하고, 공기도 안 좋고, 건물들은 왜 그리 높다란지. 그러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면, 점차 주변이 단조로워지다가 우리 동네에 이르면, 나이 든 이들은 그들대로 또 젊은이들은 또 그들끼리, 거의 비슷비슷한 차림새로만 남는다. 차림새로만 따지면, 나는 꽤 오래도록 이런 단조로운 세계에 살고 있다. 이런 곳에서 누군가가 특이성을 드러내려면, 용기 혹은 강한 무심함이 필요하다.


어쩌다가 미국에서 살면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던 언니가, 그래도 미국에 살아서 좋은 점 하나는 아무도 자기를 (이상한 눈길로) 쳐다보지 않는다는 것이란다. 화려한 차림새를 좋아하던 언니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기를 쳐다보는 걸 싫어했다. 어릴 때는 그런 게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 눈에 띄고 싶어서, 사람들 쳐다보라고, 그렇게 차려입는 것 아닌가? 하지만 경이로움이 깃든 감탄의 눈길과, 자기와 다른 것에 대해 경계하거나 비난하거나 혹은 구경거리로 대하는 폭력적인 시선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스스로 남과 다르지 않기 위해 비슷함을 유지하는 사람들에게 특이자는, 단지 규율을 어긴 사람이다. 그러나 어떤 특이자에게 또 다른 특이자는 다양함의 가능성을 확장해 주는 고마운 존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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