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471~474
모비딕은 무리의 가장자리를 두르는 흰 성벽이다. 또한 모비딕은 악마적 결연의 종지부이자, 자유의 극단을 향해 던져진 가혹한 낚싯줄 그 자체이며, 벽을 가로질러 선장을 계속 이끌고 가는 선이다. 어디로? 무(無)로...
Moby Dick est la Muraille blanche qui borde la meute ; elle est aussi le Terme de l'alliance démoniaque ; elle est enfin la terrible Ligne de pêche elle-même à extrémité libre, la ligne qui traverse le mur, et entraîne le capitaine jusqu'où? au néant...
오래전 꾸었으나 잊히지 않는, 홀로 망망대해에서 헤엄치는 꿈.
팔다리를 아무리 힘껏 내저어도 계속 제자리에 있는 것만 같은 시작도 끝도 없는 막막한 바다와 미약한 나. 그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꿈속의 내가 그렇게 막막했던 건 아마도, 어서 빨리 어딘가에 도달하려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만약 그곳에서 잠시 멈춰 바닷속을 들여다보았더라면, 수많은 미약하지만 경이로운 존재들과 함께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 세계에 아무것도 없는, 또 아무것도 아닌, 그런 곳은 없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