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17

<<천 개의 고원>> 하루 네 쪽 읽기, p.495~498

by 미르mihr



기후, 바람, 계절, 시각 등은 이들을 서식시키고 이들을 뒤따르고 그 속에서 잠을 자거나 깨어나는 사물들, 동물들, 또는 사람들과 다른 본성을 갖지 않는다. 그래서 <짐승-사냥-다섯 시>와 같은 글은 단숨에 읽어야 한다... 이 짐승이 다섯 시다... "이 마른 개가 거리다"라고 버지니아 울프는 외친다. 이런 식으로 느껴야만 한다.


Le climat, le vent, la saison, l'heure ne sont pas d'une autre nature que les choses, les bêtes ou les personnes qui les peuplent, les suivent, y dorment ou s'y réveillent. Et c'est d'une seule traite qu'il faut lire : la bête-chasse-à-cinq-heure... ..."... Cinq heures est cette bête!... «... ce chien maigre est la rue», crie Viriginia Woolf. Il faut sentir ainsi.






사람들이 자꾸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자기 자신의 다른 존재감을 느끼고 싶어서가 아닐까. 익숙한 장소, 익숙한 관계와 매일 비슷한 생활 속에서 자기 자신이 점점 하나의 역할-주체로 굳어져버려, 몸과 마음의 말랑하고 민감한 부분들을 잃어버리는 것을 어떻게든 방해하고자 말이다. (그러나 세계는 점차 비슷비슷한 곳으로, 또 여행의 루트나 스타일 역시도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 ㅠㅠ)


그럴 때, 여행을 하지 않는 이들은 두 부류 중 하나일 것이다. 자기 자신을 특정한 장소 안의 하나의 주체로서 아주 굳건히 발 딛고 있는 사람. 아니면, 굳이 장소를 옮기지 않아도 스스로의 내적 힘과 변화를 통해 자기 자신의 유연한 다양성을 만끽할 수 있는 사람. 그는 언제나 들뢰즈-가타리가 책 속에서 계속 이야기하는, '제 자리에서 하는 여행' 중일 것이다. 아직 그런 경지에 이르지 못한 나로서는, 물론 둘 다 존경스럽다. (그러나 역시 두 번째 부류가 내게는 더 재미있을 듯)




이전 26화Day 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