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집.
오늘은 엄마랑 숙모,
그리고 나보다 스무 살 가까이 어린 조카가 놀러 왔다.
예전엔 그렇게 까불며
내 옆에 착 붙어 놀더니,
이제는 말없이 핸드폰만 들여다본다.
많이 컸구나.
거의 십 년을 못 봤으니,
그럴 만도 하다.
옛날 생각이 나
괜히 말 몇 번을 걸어 봤는데,
말이 금세 끊긴다.
엄마는 처음 본 성준이를 참 좋아하셨다.
한참을 안고 토닥이고,
볼을 톡톡 만지며 웃으셨다.
아빠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성준이는 자기를 예뻐해 주는 걸 아는지,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
저녁에 아내가 조용히 말해줬다.
어머니가 용돈으로 쓰라며
30만 원을 주셨다고.
엄마는 수입도 거의 없고,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는
매달 연금 20~30만 원으로 지내시는데.
주고 싶은 마음.
돌려주고 싶은 마음.
내일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시면
엄마 계좌로 40만 원을 보내야겠다.
물론,
아내에게 먼저 말하고...
2018.08.18.
생후 9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