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바쁜가 보다.
성준이 예방접종을 위해
오늘은 연차를 냈다.
연차를 낼 때 마다
회사에 눈치가 보인다.
병원은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긴 대기 끝에,
드디어 성준이 차례였다.
세 번 맞는 건 회당 10만 원,
두 번 맞는 건 회당 15만 원.
"선택하시면 됩니다."
세 번 오기는 부담스러워서
두 번 맞는걸로 선택했다.
성준이는 뭔가 낌새를 챘는지
벌써부터 울기 시작했다.
성준이가 우는데도
간호사는 무심했다.
이럴 땐 잠깐 안아
달래주면
약도 잘 먹는데.
울 때 먹이면
그냥 다 뱉어버리는데.
억지로 입에 약을 밀어넣는 손길.
곧바로
울면서 뱉는 성준이.
“약 먹자.
이거 비싼 거예요.”
입 주위에 뱉은 약을
다시 쓸어
밀어넣는다.
왼쪽 다리에 주사 한 방.
오른쪽 다리에 주사 한 방.
그리고
“다 됐습니다.”
그 말만 남기고
사라진다.
그 뒤로도
성준이는 계속 울었다.
결국 한 번 토하고 나서야
조금 잠잠해졌다.
아마,
주사약도
다 뱉지 않았을까.
참,
바쁜가 보다.
2018.09.12.
생후 1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