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혼자 올라오는 길.

사진 한 장만 보내줄래?

by 아둘내미

오늘은 점심시간에 엄마를 만났다.


처음에는 사진으로 충분하다며

부담스럽게 내려오지 말라고 하시더니,

막상 보시자마자

표정이 환해진다.


식사도 안하시고 성준이랑 놀아주라 바쁜 엄마. 그리고 어색해 하는 성준이.


"사진이랑은 다르네."

"훨씬 더 귀엽다."


조그마한 입술을 오물거리며

과자를 먹는 게 그렇게 신기하셨나 보다.

엄마는 성준이 손에 과자를 하나 쥐여 주신다.


냠냠, 냠냠.

엄마는 한참을 보고 또 본다.


"하나 더."

"하나 더."


그렇게 성준이는 과자를 잔뜩 먹었다.


오후에는 아내랑 성준이를 친정에 데려다주고

나는 기차를 타고 집으로 올라왔다.


너무 짧은 휴일. 금토일.

아내는 친정에 남아 조금 쉬고,

나는 다시 출근과 야근이 있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잠시 육아에서 벗어나는 건 반갑지만,

성준이를 못 본다는 건 또 아쉽다.


집에 도착해

텅 빈 거실에 불을 켤 때,

혼자라는 게 실감 난다.


괜히 늦은 시간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성준이는 잘 있어?"

"성준이 사진 한 장만 보내줄래?"


할머니 집에만 있는 꽃무늬 화려한 이불.

2019.01.06.

생후 24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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