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걸을 수 있어요.
베이비룸을 설치한 후로 설거지나 청소가 조금 편해졌다.
보통은 아기띠에 성준이를 메고 청소기를 밀었고,
설거지도 성준이가 자는 시간에 맞춰,
최대한 조용히 그릇이 부딪히지 않게 하고
그러면서도 자다가 굴러 떨어지지는 않는지,
중간중간 방에 들어가 확인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제는 베이비룸 안에서 놀게 두고 문만 닫아주면 된다.
작은 울타리 하나 생겼을 뿐인데,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겼다.
성준이는 요즘 베이비룸을 잡고 일어나 조금씩 걷는다.
지인들 말로는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그때부터가 진짜 육아라던데,
베이비룸을 붙잡고 까치발로 한 발씩 옮기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가끔, 베이비룸 입구가 어디인지도 찾아내서는
문을 앞뒤로 흔들며 열어 달라고 한다.
똑똑하네, 이성준.
성준이가 잘 때 쓰는 저상침대에도 베이비룸을 설치했다.
처음에는 침대가드를 달았는데
뒤척이면서 자꾸 넘어가려고 하다 보니 조금 불안했다.
결국 가드는 치우고, 저상침대를 두고,
그 주변을 베이비룸으로 둘렀다.
자다가 굴러도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게.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그 마음으로 최대한 준비했다.
우리 성준이가 다치지 않게.
2019.03.31.
생후 3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