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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HMRH Aug 19. 2022

안녕, 1279

우린 결코 영원하지 않을테지만

  안녕. 사랑해 마지않는 내 친구들. 

우리가 처음 만난 열여덟살의 봄부터 7년이 흘렀어. 여전히 만나면 고등학생 때랑 똑같은데 벌써 다들 스물다섯이라니 신기한 일이지. 동시에 난 우리가 나이를 먹는다는 게 무서워.


  난 알아. 우리의 관계가 영원하지 않을거라는 걸. 그때도 친구겠지만 지금과는 또다른 형태일거야. 지금 우리의 관계가 고등학생때와 완전히 똑같지 않은 것처럼. 매일매일 얼굴을 보던 우린 이제 1년에 많아야 2번 정도 만나고 대학이라는 같은 목표와 같은 공부를 했던 우린 이제 다 각기 다른 목표를 갖고 있어. 삶의 방식도, 가치관도 전부 다 다른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똑같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난 우리의 미래 따위는 생각하지 않으려고. 미래가 행복하다고 해서 지금 현재 우리의 관계가 건강할 것이라는 보장도, 미래가 암울하다고 해서 지금 우리의 관계가 파탄날 것이라는 보장도 없어. 난 그냥 지금 우리의 관계에 충실하려고. 만나서 즐겁게 놀고 서로의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며 그저 흘러가는대로 살려고. 현재를 즐기기에도 모자란 시간인걸. 


  우리가 예전처럼 많이 만나지 못한다고해도, 예전만큼 서로에게 애틋하지 않다고해도 난 너희가 그것에 대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모든 관계가 영원할 수는 없어. 그저 서로가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것일 뿐이야. 무엇보다 지금 좋으니까 오랜 시간이 걸려도 너희를 만나는거야. 


  사랑하는 내 친구들. 시간이 흘러 더이상 너희를 볼 수 없게 될지라도 너희와 함께한 시간이 내겐 좋은 안식처가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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